풍장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치신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수녀회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기준은 하나였다.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나요"였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하게 집에만 있지만, 잘 먹고, 잘 자고, 가족들과 잘 웃고 있다면, 괜찮은 거다. 거리의 봄꽃들은 코로나 19를 무서워 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척척 한다. 떠날 때 떠나고, 등장할 때 시간 맞추어 제 때 등장한다. 꽃들은 저 마나 피어나고 지는 모습이 다르다. 우리 인간들도 저마다 살다 가는 길이 제 각 각인 것처럼. 동백은 한 송이 개별 자로서 피었다가, 주접스런 꼴 보이지 많고 절정의 순간에 뚝 떨어지며 진다. 매화꽃, 벚꽃, 복사꽃, 배꽃은 풍장을 한다. 꽃잎 한 개 한 개가..
봄까치꽃
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527.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비 갠 오후, 주말농장에 나가니 봄까치꽃이 반기네요. 제 자리에서, 제 할 일 잘하면, 그 게 꽃인데,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 오늘 아침까지 판사의 판결 요지 낭독이 귀에 맴돈다. 봄까치꽃/이해인 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527.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비 갠 오후, 주말농장에 나가니 봄까치꽃이 반기네요. 제 자리에서, 제 할 일 잘하면, 그 게 꽃인데,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 오늘 아침까지 판사의 판결 요지 낭독이 귀에 맴돈다. 봄까치꽃/이해인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소리로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