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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 때가 있다. 1599.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 (2021년 4월 16일) 자연은 그대로 거기 있다. 자연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상관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주의 시간표에 따라 변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자연은 푸르름을 더해 갈 것이다. 그러나 아직 세상은 연두이다. 연두는 새로 갓 나온 잎의 빛깔이다. 연한 초록의 빛깔이다. 맑은 초록 혹은 조금은 덜 짙은 초록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나도,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인처럼, 봄이 연둣빛 거기 까지만 이르렀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왜냐하면 연두 빛은 풋풋하고, 순수하고, 설레고,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속되지 않고, 마음이 맑고 신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금은 들떠 두근거리고, 일렁거리고, 조심하고, 어려워하는 마음의 자세가 연두..
<그림자를 판 사나이> 어제는 낮술을 마시는 바람에 어제의 오늘 아침에 공유합니다. 1598.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2021년 4월 15일) 매주 목요일은 읽고 있는 책 이야기를 하는 날이다. 몇일 전부터 김영하의 를 다시 읽고 있다. 거기서 나는 아겔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를 소환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슐레밀은 우연히 어떤 파티에 참석해 신비한 인물(나중에 악마로 판명)을 만나, 그림자를 팔라는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그 대가로 주인공은 무엇이든 마음대로 꺼낼 수 있는 '행운의 자루'를 받는다. 그림자라는,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것을 파는 대신, 엄청난 부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곧 그림자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림자가 없다는 사..
"시대의 마음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만든다." 작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글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일찍 선거를 마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서대산이 바라 보이는 풍광 좋은 에 가서, 세상사를 잊고 몰입하여 놀다 왔다. 피곤하여 일찍 자고 새벽 두 시에 일어나, 선거결과들을 보았다. 정치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네 가지 전선(戰線)으로 이루어진다고 배웠다. '혁신 대 기득권', '새로움 대 낡음', '미래 대 과거', '통합 대 분열'이다. 지금 누가 앞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질문하며 후보나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보수 기득권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전선의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득권, 낡음, 과거, 분열의 모습을 보이는 정당과 후보를 살펴 보고, 사람들은 총선에 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공유..
"한국에서 정치적 대립의 핵심 축은 이념문제가 아니라, 인간성 문제"이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침에 일어나, 내 핸드폰을 켜면, 페이스북 앱에 빨간 바탕안 숫자가 보인다. 밤에 내 페이스북을 방문한 사람의 수이다. 그래 그 앱을 누르면, "과거의 오늘"이라며, 추억을 돌아보라고 한다. 오늘은 4월 16일이다. 작년, 재작년, 3년전 오늘, 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였었다. 올해도 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내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이젠 지겹다." 차**는 "세월호 유족들,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지겹다"고 자신의 페북에 썼단다. 문제는 이 거다. 구조하면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하지 않아 304명을 수장시킨 박근혜 정부의 범죄 행위는 명확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5년 동안 '범죄'는 있으나, '범인'을 제대로 처벌한..
풍부한 삶을 바라기보다 풍요를 누리는 봄맞이꽃처럼 살고 싶다. 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별이 된 세월호 아이들, 잊지말아야 한다." 어떻게? 우린 선거를 잘 해야 한다. 안산 단원고(김홍도의 호를 딴 이름이다.) 학생들이었다. 유족들 중 절반 이상이 '진상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는 자식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그때 살아 남은 학생들이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첫 투표를 하게 된다. 그래, 봄맞이 꽃이 된 그들을 대신해, 우리가 투표를 잘 해야 한다. 4주기 추모식에 불참하는 당을 주목하라. 어제 주말농장에서 만난 봄맞이 꽃이 나에게 힘과 희망을 준다. 봄맞이꽃/김윤현 추운 겨울이 있어 꽃은 더 아름답게 피고 줄기가 솔잎처럼 가늘어도 꽃을 피울 수 있다며 작은 꽃을 나지막하게라도 피우..
기억과 행동 "기억하라 그리고 행동하라"는 루가복음 22장 19절에 나옵니다. 기억과 행동. "하느님 말씀을 들어야지 사람의 말을 들어야 되겠소?" (사도행전 4:19)
개미 1233.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은 21대 국회의원들을 뽑는 선거일이다. 얼른 선거하고, 추부에 있는 지인의 에 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코로나 19로 물리적 거리를 너무 두었기에, 봄 나물들을 사가지고 가 자연을 즐길 생각이다. 5일마다 서는 유성장에 가서 돌미나리, 산머위 잎, 뿌리 달린 민들레 잎들을 샀다. 시장을 두 바퀴 돌며 할머니들이 직접 채취해 오신 것들을 샀다. 흥미로운 것은 열악한 곳에서 자란 것들이 더 향이 많다는 점이다. 미나리가 특히 그렇다. 물이 별로 없는 곳에서 자란 돌 비나리가 훨씬 더 향기롭다. 나의 수고와 불편함이 나를 더 향기롭게 만드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래 난 최근에 덜 안락한 삶을 살려고 하며, 많이 움직이려고 한다. 오늘 아침은 어설프게 찍..
길은 우리의 삶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순석 부장을 위해 오늘 아침은 이라는 시를 공유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 오전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웠지만, 오후에는 햇빛이 나고 하늘이 맑았다. 그래 주말 농장에 나가 상추에 물을 주고, 잘 자라는 보리에게 인사도 하고, 아주 어린 잡초들을 뽑아주었다. 어른들의 말에 의하면, 주말 농장의 야채는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2주 전에 심은 상추 등 각종 야채가 잘 자리를 잡았다. 이번 주부터는 수확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소설 『돈키호테』를 들고 동네 카페에 나갔는데, 그만 늘 걷던 탄동천의 봄길이 날 유혹해 그만 한 시간 걸었다. 사람들이 없어 큰 소리로 레슨 받고 있는 노래 연습까지 했다. 일찍 잎이 나온 나무들의 신록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