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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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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효과" 박수소리 시대정신 4년 전글인데, 늘 유효합니다. 요즈음 언론을 보면,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사건, 사람을 판단할 때, 각자의 "인식의 틀"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가 있다. '탈원전'을 바라보는 시선, 남북 관계를 보는 시선, 장관 임명 등 정부의 인사 문제, 노동자들의 파업 등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인식의 틀에 따라 극명하게 나뉜다. 물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지만, 인식능력이 부족한 시민들에게는 대 혼란으로 느껴질 것이다. "심성이 착한 사람이 영리하면 ‘지혜롭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기적이거나 또는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영리하면 ‘교활하다’고 표현한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 사람을 판단할 때 그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같은 방향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심..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마틴 뇌묄러 (20세기 중바느이 독일 신학자) 4년 전 아침 글입니다. 늘 유효한 생각입니다. 최근의 한 통계에 의하면, 현재 미국 사회에서 흑인 남성 미국인의 숫자가 많이 줄었단다. 60만 명 정도가 감옥에 가있다. 그리고 90만명은 노숙자? 그리고 일부는 해외 파병 복무중이라한다. 그리고 20%가 병으로 죽었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남성이 줄고, 여성이 많다보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단다. 남자들이 아내를 얻기 위해 경쟁할 필요가 없게 되면 장기적으로 가족을 형성하거나 가족에게 헌신할 동기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우리가 보여주는 냉소주의, 즉 모른는 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나는 무섭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행동을 촉구하기보다 냉담함을 부추긴다. 사회의 부정의가 난무하면, (예를 들어 나치정권) 누군가가(자기가 아..
"독일은 텐샷(ten shot) 사회인데 반해, 한국은 원샷(one shot) 사회이다." 68혁명이 없는 한국의 상황, 그 세번 째 특징은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사회라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특히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살인적인 경쟁은 승자독식의 논리와 연결되어 권위주의 문화를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다. 김누리 교수에 의하면, 독일의 경우는 학교에서 경쟁을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경쟁 이데올로기가 극단 화되면 또 다시 나치즘 같은 야만을 낳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치즘의 핵심은 아리안 족이 가장 우수하고 유대족이 가장 열등하다는 식의 차별 의식과 우열 사고의 바탕에는 경쟁의식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독일인들은 아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아이들을 최대한 경쟁 시켜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시험 보는 날짜를 미리 알려 주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 실력으..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말이다. 공짜로 얻은 대체 휴일인데, 하잔 하다. 세상이 하수상해서. 로 많은 팬을 가진 김훈 소설가의 애잔한 글이 있어 공유한다. /소설가 김훈(74세) 망팔(望八)이 되니까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벗들한테서 소식이 오는데, 죽었다는 소식이다. 살아 있다는 소식은 오지 않으니까, 소식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다. 지난 달에도 형 뻘 되는 벗이 죽어서 장사를 치르느라고 화장장에 갔었다. 화장장 정문에서부터 영구차와 버스들이 밀려 있었다. 관이 전기 화로 속으로 내려가면 고인의 이름 밑에 '소각 중'이라는 문자 등이 켜지고, 40분쯤 지나니까 '소각 완료', 또 10분쯤 지나니까 '냉각 중'이라는 글자가 켜졌다. 10년쯤 전에는 소각에서 냉각까지 100분 정도 ..
소비주의 문제 오늘 아침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 사회의 도를 넘는 소비주의 문제이다. 온통 소비만 강조한다. 소비를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가 발전하고, 잘 사는 나라가 된다는 논리가 우리 사회에 지배적이다. 소비주의와 물질주의 논리가 지배적이다. 생태적 상상력, 환경 윤리 의식을 찾아 보기 어렵다. 야수 자본주의가 판을 친다. 성에 대한 죄책감 문제도 소비주의 문제로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성을 나쁜 것, 비도덕적인 것으로 악마화 하거나 부끄러운 것으로 은폐한다. 그러니 성에 대해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김누리 교수는 독일의 성교육을 소개했다. 흥미로운 것은 성교육의 첫 번째 원칙이다. "성과 관련해서 절대 윤리적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은 생명과 관계되고 인권과 관련된 중요하고 ..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김누리 교수는 한국 사회가 질적으로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지 못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86세대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도덕적 우월감을 지적한다. 그들은 자신들보다 더 왼쪽에 있는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주장하는 진보주의자들과 대결해 본 적이 없다. 그들의 상대는 언제나 외세에 기대어 기회주의적으로 사적인 이익만을 탐하는 수구 보수들이었다. 그들은 도덕적 하자가 너무나도 분명해 상대적으로 86세대가 도덕적으로 우월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86세대들은 자기들보다 더 도덕적으로 우월한 진영과 싸워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내면에 뿌리내린 깊은 도덕적 우월감은 그들을 무능하게 했다. 생산적인 논쟁이 가능했단 진보 세력과 보다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방법을 놓고 경쟁했더라면 그들..
우리는 세상 모든 생명과 연결되어 보살핌을 받는 존재이다. 1년 전 글이다. 86세대가 이룩한 '민주화'는 부인할 수 없다. 그 세대가 세계적으로 칭송 받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만든 주역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 민주화는 이루었으나, 사회, 경제 그리고 문화 민주화는 사실상 전혀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들의 성취와 한계를 균형 있게 보아야 한다. 그 한계를 이해하려면, 김누리 교수가 소개하는, 독일 극작가인 브레히트가 한 말,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라는 언술은 대단한 통찰이다. 혹독하게 시어머니로부터 시련을 당한 며느리가 다시 자신의 며느리를 다시 괴롭히는 현상과 같다. 그것으로 86세대의 한계를 다 설명할 수 없다. 우리의 86세대가 야만적인 폭력이 지배하던 군사독재 시..
기술발전을 마냥 좋아해서는 안 된다. 박수소리 시대정신 기술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없다. 기술은 인간의 아이디어로 생명을 불어넣기 전까지는 꼼짝없는 쓸모없는 물건일 뿐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 핵분열은 인류가 달성한 가장 놀라운 업적 중 하나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우리 '종'이 여지껏 맞닥뜨린 가장 큰 생존의 위협이기도 하다. #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인 '하버 법'은 합성 비료 제작으로 곡물 수확량을 증대시켰다. 하버 법을 발명한 프리츠 하버(Fritz Harber)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는 평을 들으며 그 공로를 인정 받아 노벨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하버는 화학전을 발명하기도 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6만 7000명의 사상자를 낸 독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