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681) 썸네일형 리스트형 학생을 존엄의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학생을 존엄의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것은 세월호 사건 이후 학생을 안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설 것에 대한 주문이다. 존엄은 개인이 소유하는 권리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관계맺음의 문법이다. 이를 위해 이수광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세월호 애도의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애도를 통해 우리는 생명의 절대성을 배우고 존엄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있다. “세월호와 관련해서 말한다면 학생들이 자신들의 슬픔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이야기되는 인성교육의 토대도 슬픔과 기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학교라는 공간에선 기쁨과 슬픔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 자꾸 제한하고, 이래서 인성교육이 되겠나. 존엄으로 가기가 너무 멀어진 것이다. 세월.. 교육문법을 바꾸자. 학교 교육과정에 철학이 필요하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이수광은 학교를 ‘욕망의 전위조직’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일찍이 학교가 욕망을 실현시기 위한 학부모, 교사를 포함한 학교 당국 그리고 학생들 간의 공모관계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오늘의 학교는 교사도, 학생도 적당히 공모하며 분주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분노하거나 나른한 존재로 만들 뿐이다. 나아가 세월호는 가르치는 일을 무서운 것으로 만들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공포를 느낀다고 했다.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차라리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그나마 안전을 도모하는 것처럼 되면서 교육 활.. 사진 두장, 생각 하나 ETRI에서 박문호박사가 진행하는 지난 4월 13일부터 시작된 BIG HISTORY 학습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 시간, "암석학 생물의 뿌리" 시간에 강의한 내용이다. 위 그림에서 지구의 모습과 암석의 모습이 보인단다. 난 잘 안 보인다. 그러나 흥미롭다. 강의 중에 인문운동가인 나는 노자 철학의 '변화'와 '관계'를 상상했다. '변화'와 '관계'는 노자철학의 핵심 관념이다. 즉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반대되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계속 변화한다. 그가 말하는 '도'의 핵심 내용은 반대 방향을 지향하는 운동력, 즉 반(反)이라는 것이다.노자의 철학에서 도(Dao)의 운동력으로 반(re)이 강조된다. 이를 한문으로 말하면,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다.그러니까 길은 반대되는 쪽으로 나.. 인생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이야기여야 한다. 5년 전 글이다. 배우는 것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그것은 인격적이고 시민적인 성장이다. 인생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이야기여야 한다. 그런데 실제 배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부 구경만 하고 있다. 배움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익힘'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익힘'은 그것을 다룰 수 있도록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 면에서, 어떤 강의를 듣거나 누군가로부터 배우면, 그 배운 것을 글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상의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익힘'을 반복하면 '나만의' 새로운 양식을 만들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그것을 두고 '자유'라고 불렀다. 그러니 배움의 목적은 결국 '자유'를 위해서이다. 사실 자유는 그냥 주워지지 않는다. 내가 자유자재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 박수소리 시대정신: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 "정부의 수준은 곧 국민의 수준"이라는 토크빌의 말을 다시금 인용하지 않더라고, 민주주의의 성숙은 국민의 성숙, 민주의식의 성숙 없이 가능하지 않다. 국민이 시민이 되지 못하고 신민으로 남아 있을 때 성숙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오래 전에 노트에 적어 두었던 소설가 한창훈의 글이 생각 나 다시 옮겨본다. "단지 생활에 필요한 양질의 규칙과 정책을 만들어 제시하면 우리는 그것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다. 신뢰가 깨지는 것은 그들이 잘못되거나 엉뚱한 것을 제시한 다음 따르라고 윽박지르기 때문이다. 질서는 윽박에서 오는 게 아니다. 윽박의 질서는 군대의 형식이다. 그나마 군대도 숱한 사고와 희생을 겪고 나서야 그게 잘못된 것이라는 걸 깨닫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높은 사.. 죽어야만 재생의 희망이 있다. 사진 하나, 생각 하나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싯구가 나오는 T S 엘리엇의 라는 시는 다 읽으려면 무지 길다. 그런데 그 시를 요약하면 이런 말이다. "살아도 죽은 상태로 어정쩡하게 있지 말고 아예 죽으라. 그럼으로써 부활하라." 내가 좋아하는 담론이다. 술을 마시는 이유도 죽기 위해서이다. 왜? 그래야 다시 부활하니까. 이 시는 본격적인 시가 시작되기 전에 다음과 같은 글귀로 시작한다. "나는 쿠마이의 무녀가 항아리에 달려 있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소/아이들이 시빌레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으니, 시빌레는 그리스 말로 "죽고 싶소"고 대답하더란다." 태양신 아폴론의 사랑을 받던 무녀 시빌레가 있었다. 신에게 오래 사는 것을 소원으로 말해 얻어 냈지만, 늙지 않고 오래 살기를 말하지 않아, .. 교육문법을 바꾸어야 한다. (3) 5년 전 이야기입니다. "쓸모 없는" 교육을 위하여 '쓸데 없는' 짓이라고 여기는 일을 하는 것도 삶의 균형을 위해 필요하다. 너무 효율이니 효용이니 하며 쓸모있는 일만 하여야 한다고 교육받아와서 쓸모 없는 일을 했을 때 필요없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오늘 '술' 푸고 싶다. 슬픈 이 사회의 자화상 앞에서. 세상은 꼭 소용있는 일만 한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이익을 위해 얌체처럼 산다고 잘사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바보처럼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것도 결코 손해만 보는 일이 아니다. 교육에서도, 중요하지만 그리고 당장의 스펙이나 성공에 도움을 주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나 학습들이 많다. 교육의 현장에고 효용성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적 이념이 너무 퍼져있어 문제이다. 교.. 목련 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란 뜻이다.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그래서 사찰의 문살 문양에 6장 꽃잎도 목련을 형상화한 것이다. 목련은 늘 북쪽을 향해 핀다. 이는 햇볕을 잘 받는 남쪽 화피편이 북쪽 화피편보다 빨리 자라, 꽃이 북쪽으로 기울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봄꽃 중 가장 크고 순백인지라 시의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아이스크림처럼 하얀 봄을 한입 가득 물고 있는 아이들의 예쁜 입" (제해만) "갑자기 바람난 4월 봄비에 후두둑 날아오른 하얀 새떼의 비상" (김지나) "어두움을 밀어내려고 전 생애로 쓰는 유서" (박주택)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양희은의 ) "흰 붕대를 풀고 있다." (손동연) 요즈음 젊은이들은 "팝콘처럼 피었다 바나나 껍질처럼 스러진다."고 말한다. 목련은 도도.. 이전 1 ··· 60 61 62 63 64 65 66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