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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사진 두장, 생각 하나

ETRI에서 박문호박사가 진행하는 지난 4월 13일부터 시작된 BIG HISTORY 학습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 시간, "암석학 생물의 뿌리" 시간에 강의한 내용이다.

위 그림에서 지구의 모습과 암석의 모습이 보인단다. 난 잘 안 보인다. 그러나 흥미롭다.

강의 중에 인문운동가인 나는 노자 철학의 '변화'와 '관계'를 상상했다. '변화'와 '관계'는 노자철학의 핵심 관념이다. 즉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반대되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계속 변화한다. 그가 말하는 '도'의 핵심 내용은 반대 방향을 지향하는 운동력, 즉 반(反)이라는 것이다.노자의 철학에서 도(Dao)의 운동력으로 반(re)이 강조된다. 이를 한문으로 말하면,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다.그러니까 길은 반대되는 쪽으로 나아가려는 에너지의 이동으로 이루진다. 그러니까 어떤 것도 변화하지 않거나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문호박사는 자신의 책 <유니버설 랭귀쥐>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태초에 대칭에 있었노라. (......) 시간대칭과 공간대칭이 바로 에너지와 운동량 보존법칙이며 물리현상은 에너지와 운동량으로 표현된다. 대칭의 붕괴로 우주에는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네 가지 힘이 존재한다. 대칭의 자발적 붕괴로 진공에너지에서 입들의 질량이 출현한다. 영원히 침묵하는 텅빈 공간에 태양계가 생겨나고, 외로운 푸른점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이 출현하여 존재의 근원을 묻고 있다."

노자가 말하는 존재 형식이며, 우주의 원리를 '유무상생 有無相生'이란 말로 설명한다. 그는 이 우주의 원리를 음과 양의 파동으로 풀이를 한다. 그래서 이 세상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음과 양의 변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시적인 것이다. 노자는 이를 '유무상생'이라고 하며, '있음'과 '없음'의 두 줄로 꼬인 새끼줄을 이 세계, 아니 우주의 원리로 보았다.

그러면서 노자의 고민은 우주의 원리를 이해해서 그것을 그대로 인간사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였다고 본다. 노자의 도가 지향하는 것은 변화를 중시하고, 통일보다는 분산, 강함보다는 부드러움, 효율성보다는 생명력을 중시하는 것이었다.

동양의 사유는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것에서 출발한다. 서양은 세계의 근본적인 토대를 사유 속에서 찾는다.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가 그 예이다. 세계의 근본성은 정신과 물질이라는 두 개의 실체로 되어 있다는 이원성을 주장한다.

공자는 인간을 인(仁)이라는 씨앗, 즉 본질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다. 그러나 공자의 인은 구체적인 경험에서 발굴된 것이다. 생명의 시작은 씨앗으로 사랑이 들어있기 때문에 시작된다. 맹자는 인간의 본질을 측은지심, 사양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이라는 4단으로 본다. 노자는 '유무상생'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주역>은 '일음일양 一陰一陽'의 원리로 세계를 이해한다. 노자의 유무상생(有無相生)에 의하면, 모든 것들이 대립 면으로 각자 따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 의존하면서 비로소 존재한다. 두 대립면의 꼬임으로 되어 있다. 어렴풋이 박문호 박사의 암석학 강의에서도 모든 물질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나는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