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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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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시대정신 "그래도 되는 사회"에서 "그러면 안 되는 사회"로 질문: 노동친화적인 프랑스 기업이 한국에 오면 왜 노동착취를 하는 기업으로 바뀌는가? 답: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프랑스에서는 안 된다. 왜? "거기서는 그러면 안 되니까".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최규석 작가의 웹툰 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주인공 이수인 과장이 독일과 프랑스의 노동권 교육에 대해 강의하던 노동운동가 구고신 소장에게 묻는다. “저기… 프랑스 사회는 노조에 우호적인 것 같은데, 저희 회사는 프랑스 회사고 점장도 프랑스인인데 왜 노조를 거부하는 걸까요.” 구고신 소장이 명쾌하게 답한다.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여기서는 법을 어겨도 처벌 안 받고 욕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이득을 보는데 어느 성인군자가 굳이 안 지켜도 될 ..
인문운동가의 시대정신: 시를 읽는 이유 "영혼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몸이 느껴질 뿐입니다." (김현, 일부) 움직이는 것은 몸이지만, 그 안에서 법석이며 몸에 숨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영혼이라는 말이 흥미롭다. 그래 영혼이 먼저 살아 있어야 한다. 시는 영혼의 근육을 키운다. 시를 읽는 이유는 이렇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시를 읽을 때, 나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특히 내 영혼의 떨림을. 나는 이런 단어에 끌리는 구나, 이런 소재에 반응하는구나, 이런 문장에 마음을 내어주는 구나, 몸의 반응을 느낀다. 몸과 마음을 두드리는 시를 읽고 나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깨달음이 나를 향한 찬찬한 응시로 이어지는 것이다.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는 늘 저 단어가 있었으며, 저 단어가 내 인생에서 단단한 매듭을 만들어 주었다." 이런 식..
'참나'를 찾는 여행 노자(늙은 이)의 인생의 지혜 에 나오는 말 중에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말은 "영특한 재주나 광채 나는 비범한 성품을 누그러트리고 숨겨 평범한 모습으로 어울려 무리와 세상을 함께 한다"는 뜻이다. 아파트 담장의 장미가 보여주듯이. 제56장 지자불언 知者不言 언자불지 言者不知 새기태 塞其兌 폐기문 閉其門 좌기예 挫其銳 해기분 解其分 화기광 和其光 동기진 同其塵 시위현동 是謂玄同 도를 공부하여 아는 사람은 힘들여 자기주장을 내 세우지 않는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면 도를 안다고 할 수 없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어렵다. 제1장에 말하고 있는 "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도가 아니다"처럼, 도가 이러니 저러니 하고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떠드는 사람은 떠드는..
인문운동가의 시대정신 사람이란 단어를 인수분해하면 삶이 된다. '람'자에서 공통분모 ㅏ를 빼면, ㄹ과 ㅁ만 남는다. 삶을 풀면 사람이 된다. 삶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니까. 그 만남의 삶은 유혹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럼 물고 물리는 성폭력의 아픔이 없었을 텐데…... 최근 #mee too로 시작된 성폭력 고발이 핫 이슈이다.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유혹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보고, 그동안 생각했던, 그리고 적어 두었던 유혹의 정의를 다시 정리해 본다. 유혹이란 상대가 나와 다름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상대의 욕망을 탐험하고 고민하여, 그가 내게 자발적으로 다가오도록 하는 행위이다. 그러니까 유혹에 전제가 되어야 할 것 역시, 타자성의 발견이다. 나의 즐거움과 너의 즐거움이 만나는 자리를 고민하고, 어느 순간 우리..
'참나'를 찾는 여행 인간과 기계의 차이는 따뜻함에서 나온다. 기계는 차갑다면, 인간의 본성은 원래가 따뜻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따뜻함이 있다. 그 따뜻함의 차이가 에너지의 양으로 나온다. 내가 생각하는 우주는 음과 양의 파동이라고 본다. 그 파동은 에너지의 움직에서 생긴다고 본다. 자연은 음과 양이 교차하며, 춘하추동으로 소리없이 순환한다. 그 덥던 여름이 말없이 사라지고 쌀쌀한 가을이 벌써 겨울이 오나 하고 의심케 한다. 그러다 어김 없이 또 봄이 온다. 그러니까 우주에서는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관계와 변화 속에 있을 뿐이다. 에너지의 파동에 따라 반대되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작용과 반작용의 운동으로 변화하면서,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음과 양의 관계로 움직이는 것은 반대되는 힘의 작..
'놀기 좋아' 하는 '쿨'한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그러면서 백수처럼 살고 싶다. 6년 전 글이다. 무엇이 되려고 하는 것은 동양철학에서는 무의미하다고 가르친다. 굳이 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에 동의한다. 그러려면, 상처 없이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자립적으로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모델은 '조르바'이다. - 어떤 이념도 이상도 믿지 않는다. 조국, 신, 혁명 따위는 한갓 망상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얽어 매고 노예화한다는 점에서, 그가 이런 원리를 깨달은 것은 학교나 책이 아니라 생로병사의 현장이다. 그의 가르침은 이성이란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 궁둥짝이고', 결혼이란 '개골창에 대가리를 집어 넣은 것'이며, '하느님과 악마는 하나이다.' 등등이다. - 천하를 떠돌지만 묵을 곳을 걱정하지 않는다. - 그의 사랑은 진짜이다. 그의 손길이 닿으면 과부..
'참나'를 찾는 여행 5년 전 오늘 아침 글입니다. 난 인문운동가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지금은 불의한, [정의롭지 못한] 시대이다. 따라서 [그런] 상황에 분노하고, 저항하며 연대할 때이다." (2016년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 124명 시국선언) 어떤 상황? (1) 소통 부재로 인한 민주주의의 질식 (2) 세월호 참사 진실 은폐 (3)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4)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 (5) 기습적으로 강행 처리한 사드 배치 (6) 권력형 비리 만연 (7) 사회 양극화 현상 심화 그래서 저항해야 한다. 여기서 저항은 애정에서 비롯된 행위이며 세상이 더 선하고 인간적인 곳으로 바뀔 수 있다는 굳은 신념 없이는 결코 취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인간성의 회복, 공동선..
"사람이 되고자 공부하지 말고 먼저 사람이 되어라." 어제에 이어, 인문 에세이의 오늘 아침 화두는 "사람이 되고자 공부하지 말고 먼저 사람이 되어라"이다. 언뜻 이해가 안 된다. 먼저 사람이 되라는 말은 무엇일까? 장자가 말하는 진인(眞人), 즉 진실한 사람은 참된 사람이고 '위대한 개인'이다. 장자는 "참된 사람이 있고 난 다음에 참된 지식이 있다"고 말하였다. 이를 원문으로 말하면, "유진인 이후유진지(有眞人 而後有眞知"이다. 그러니 참된 사람이 되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달라지면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지면, 삶에 대한 관점도 달라지며, 그에 따라 사람의 태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에서 공자는 "행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그 때 학문을 닦아라(행위여력 즉이학문 行有餘力, 則以學問)"고 말했다. 유교의 핵심 덕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