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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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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힘 (3) 3238.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4월 8일) 1. 순자가 말한 "수즉재주 수즉복주(水則載舟, 水則覆舟)"을 기억해야 한다.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시민은 물이고, 대통령은 배이다. 대통령 없이도 시민은 살아갈 수 있지만, 시민 없는 대통령은 존재할 수 없다. 지도자는 고전을 잀으며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말이 나왔으니 다음 말도 소환한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아무리 붉고 탐스러운 꽃이라 하여도 열흘을 넘기지 어렵고,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가라도 권세는 10년을 넘기지 못한다." 그래 오늘 아침 사진은 어제 찍은 명자나무 꽃을 공유한다. 빨간 화등 주렁주렁 달고 있는 이 꽃은 아가씨나무 꽃 또는 ..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2024년 4월 8일)어제는 미사 후에 엠마오로 가는 길(walk to Emmaus )이란 행사를 했다. 그리고 뱅샾에 와서 대단한 식사를 했다. 자연산 회와 화이트 와인으로 친목을 다졌다.엠마오 출신 두 제자는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예수를 보고 실의에 빠져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길가에서 ‘낯선 자’를 만나, 그를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한다. 그 낯선 자가 예수였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공간과 시간에서만 '신'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이런 ‘낯선 자’를 무시하거나 적대시하고 ‘지극히 작은 자’를 피한다. 낯선 자 중 ‘지극히 작은 자’는 나의 손길이 필요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며 생명들이다. 이들은 내 안에 존재하는 ‘..
"우리는 사회 불의보다는 차라리 무질서를 택한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2022년 4월 7일)다음은 내가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부터 늘 주장하는 거다. "우리는 사회 불의보다는 차라리 무질서를 택한다." 알베르 카뮈가 말하였습니다. 나는 프랑스 유학하면서 그 사회로부터 이 의식을 배웠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좌파만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폭넓게 동의를 얻고 있습니다. 이 말은 이렇게 다시 고쳐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정의가 질서보다 더 중요한 가치이다."우리 사회는 사회질서가 사회정의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초 질서를 지키자!"는 구호로 학교 에서 교육받으며, '안보 이념'을 정의나 자유, 평등의 가치보다 더 강조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언론을 통해 질서와 안보 이..
장자는 "마음의 재계(心齋)"를 강조한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어제 선거의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나의 만트라를 소환한다. "모든 것은 우주 전체의 조화로운 원리와 상호 관계에 따라 순리대로 되어갈 뿐이다." 우주에는 하나의 로고스가 있는데, 그게 조화롭다. 그런데 고지식하게 그 원리에 따라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상호 관계가 있다. 장자는 "마음의 재계(心齋)"를 강조한다. 즉 이름이나 명예를 버리고 무심한 경지에 이르러야 일체의 사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재(마음 굶김)란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심재를 하면, 일상의 의식 속에서 이루어진 옛날의 '작은 나(self, 小我)'가 사라지고, 새로운 큰 나(Self, 大我)'가 탄생한다. 그런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
소국과민(小國寡民): 나라를 적게 하고 주민의 수를 적게 한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신종인지 변종인지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크게 위축당하지 않는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 아침 사진은 내가 흙을 만나는 공간이다. 흥미로운 것은 파를 모종할 때는 뉘어 심는다. 그러면 몇 일 후에 자리를 잡고 일어선다. "감염병 대유행은 과학과 대자본의 영리적 결합에 따른 생태파괴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치료약과 백신만 나오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중심에서 벗어나 생태학적 경계를 확장해야 한다." (신영전 한양대 예방의학 교수) 이 글을 읽고 마음을 바꾸어 먹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
세속주의자들은 '고유함'과 '우월함'을 혼동하지 않는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에 공유할 주제는 세속주의의 이상적인 세 번째 가치로 '평등'이다. 지난 몇 일동안 공유했던 세속주의의 쌍둥이 가치인 진실과 연민에 헌신하는 태도는 또한 평등을 향한 헌신으로 귀결된다. 세속주의자들은 모든 선험적인 위계(태어나기 전부터 위 아래가 정해 짐)를 의심한다. 왜냐하면 고통은 누가 경험하더라도 고통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은 누가 발견하더라도 지식이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이 경험하거나 발견한 것을 그들 만의 특권으로 삼을 때 우리의 감각은 무뎌 지고, 정신은 우매 아니 '멍청'해지기 쉽다. 세속주의자들은 '고유함'과 '우월함'을 혼동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말이다. 다른 사람보다 더 우월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새롭게 만들며 가는 길은 어렵고 힘듭니다.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어젠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웠습니다.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다. 따라가는 길과 새로 만들며 나아가는 길.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쉽고 편하지요. 하지만 새롭게 만들며 가는 길은 어렵고 힘듭니다. 그 길은 희망입니다. 춥다고 봄이 되돌아가지는 않을테니…...봄길/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보라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정호승 #와인바..
다시 채우는 힘 (2) 3237.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4월 7일) 1.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다시 채우는 힘"에 대해 성찰을 한다. 온 세상을 사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런 사랑은 대개 관념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벌어지는 참극을 보면서 애달파 하고, 고통을 겪는 이들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우리는 가슴 아파한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아픔에 눈을 돌리며 똑같은 탄식을 반복한다.세상의 고통을 모른 척하지 않는 자신이 가까이에 있는 이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들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들이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인터넷공간에만 머물고 있다면 상관없다. 문제는 우리가 유지하고 싶은 일상의 공간에 그들이 틈입할 때이다. 그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