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7340)
'선행'에서 나오는 사람의 좋은 향기는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느끼기에 좋은 것이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2024년 4월 14일)예언자 미가는 신이 원하는 것은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선행(善行)이라고 말했다. 우선 선한 마음을 지니고, 이어서 선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배철현 교수한테서 배웠다. '선행(善行)'에서 '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가 '토브(tob)'인데, 이 말은 보기에 좋고, 듣기에 좋고, 냄새가 좋고, 맛이 좋고, 촉감이 좋은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향기와 맛처럼, 그것을 접하는 상대방이 느끼는 '토브'라는 선은 내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접하는 상대방이 느끼는 어떤 것이다. 그때 우리는 '인향만리(人香萬里)'를 이해하게 된다. 정리하면, 좋은 매너, '선행'에서 나오는 사람의 좋은 향기는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인문 운동가로서 내가 사는 사회를 필링(peeling. 껍질 벗기기)하지 않을 수 없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2022년 4월 13일)무슨 일이든 간섭하고 참견하는 오지랖인가? 걱정이다. 인문 운동가로서 내가 사는 사회를 필링(peeling. 껍질 벗기기)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롭게 시작하는 정부에서, 내 마음 놓이게 하는 부분이 일도 없기 때문이다. 하나씩 필링한다. 특히 어제 '많은 시민들이 '범죄자'로 알고 있는 한동훈을 법무무 장관으로 지목했다는 뉴스를 듣고, 오늘 아침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정치 이야기를 한다. 내가 속상한 것은, 류근 시인의 지적처럼, "어떻게 살든 대통령이 될 수 있고, 무슨 짓을 하든 대통령 부인이 될 수 있고, 더 무엇을 하든 득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다."사람들은 윤석열..
우리 시대의 가족 이야기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가족으로 해결이 안 된다. 가족은 의무 관계이고 연애는 쾌락이지 절대 내 근원적 문제를 해소해 주지 않는다. 각자 철학자가 돼야 한다. 다들 자기 인생의 철학을 할 때가 됐다."지난 주에, 나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이 바뀌고 있는 세상에서 삶의 나침반을 잃어버린 듯 공허감을 겪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모색하는 사람들의 인터뷰인 "삶이 묻는 것들에 답하다"(인문학 재단 플라톤 아카데미와 신동아)를 SNS를 통해 알게 되었다. 매주 수요일은 시대정신을 찾아 성찰하는 날이다. 그래 그 인터뷰를 읽고 갈무리한 내용을 공유한다.첫 주자가 고미숙이었다. 제목은 "'행복한 가족'은 환상"이라는 주제였다. 고미숙은 공부 공동체 을 운영하는 고..
질문을 잘 하려면 겸손해야 한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어제는 지인의 생일 파티를 했다. 물리적 거리를 두라고 하는데, 몇몇이 그냥 모였다. 저녁 이른 시간부터 '주님'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누렸다. 나는 주님을 모실 때마다, 새로운 건배사를 한다. 내가 '스페로!(spero!)'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스페라(spera)'라 외치게 한 후 마신다. 그 뜻은 '나는 희망한다.' 그러니 "너도 희망하라!'이다. 이 말은 '나는 숨쉬는 동안 희망한다'는 라틴어 'Dum spiro, spero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라틴어 한 구절에 'Dum vita est, spes est'가 있다. 이 말은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이다. 요즈음처럼 어울리는 다른 문장은 없다. 살아 남아,..
우리는 하는 짓보다 하지 않는 짓을 살펴야 한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나는 어제 안산을 다녀왔다. 안산하면, 나는 그곳이 어디인지 잘 몰랐고, 다만 공단이 많고, 시화호가 있고, 더 가슴 아픈 것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이 그 곳 학생들이란 것 정도를 알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란 안산 단원고 학생 261명 포함 사망 295명 미수습자 9명으로 총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4월 16일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사고를 말한다. 우리는 하는 짓보다 하지 않는 짓을 살펴야 한다. 세상이 혼란스러운 것은 사람들이 못배워서가 아니라 잘못 배워서이다. 사람이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을 버젓이 행하는 것도 많이 배우지 못해서가 아니라 잘못 배워서이다. 역대 일곱 부처님들이 깨닫고 실천한 가르침의 핵심이 "모든 ..
봄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마음이다.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봄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마음이다.찔림 없이 아픈 가슴이다.안 올 사람 기다리는 마음이다.봄비/변영로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그의 향기로운 자랑 앞에 자지러지노라!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소..
“앞날 분명하지 않아도 살아봅시다, 기쁘게 떳떳하게.” 3244.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4월 14일) 1 71년간 한국에서 사목 한 두봉 주교 선종 전의 마지막 인사가 오늘 아침에 새롭게 다가왔다. “앞날 분명하지 않아도 살아봅시다, 기쁘게 떳떳하게.” "기쁘고 떳떳하게". 두가지다. 기쁘게 산다. 그 다음은 떳떳하게 산다. 두봉 레나도 주교는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태어나 1949년 오를레앙 대신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50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해 1954년 한국 파송 후 71년간 한국에서 약자들을 위해 사역했다. 나는 프랑스에 유학 당시 마지막 해는 파리에 있는 파리외방전교회 기숙사에서 지내는 영광을 누렸었다. 그리고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된 것도 어린 시절 고향 성당의 신부님이 프랑스외방전교회 소속 신부님이셨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3242.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4월 12일) 1 인문 운동가는 관점 디자이너이다. 생각을 바꿔 주고, 생각을 디자인해준다. 디자인은 개념과 실행 혹은 실천의 틈에서 자란다. 난 틈, 영어로 Gap을 좋아한다. 거기서 소통이 시작되며, 그 틈을 채우려는 노력이 멋진 삶일 게다. 의지와 행동 사이에 ‘생각의 틈’이 있고, 개념과 제작 사이에 ‘디자인의 틈’이 있고, 꿈과 현실 사이에 ‘플랜의 틈 ’이 있다. 하늘에선 뚝 떨어진 현실이란 없다. 그것이 보이지 않는 자에겐 ‘우연’이란 위안이 존재할 뿐이다. 틈은 헐거움이고, 낡음의 편안함, 헌 것의 소중함, 헐거워 짐의 평화가 된다. 2 장기적 삶을 디자인할 틈도 없이 하루하루 일에 치여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구나 느리게 나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