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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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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풍선 같으면 안 된다. 자신이 되지 못하게 하는 상황에 놓이면,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낀다. 실제로 자기 자신이 될 수 없게 되면 우리는 불행하다. 그리고 자신이고 싶은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안다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삶, 아니 자신의 인생이 있을 수 없다. 외부의 자극이나 환경에 의해 나의 행복이 영향을 받는다면, 나는 불행하다. 그러니까 불행이란 자신의 행복을 유지할 수 없고 휘둘리는 상태이다. 나만의 '맞춤형 행복'이 필요하다. 만일 행복을 내가 조절할 수 없고, 내가 개선할 수 없는 외부에 있다면, 나는 영원히 불안과 초조 안에서 헤매며 살게 될 것이다. 행복은 풍선 같으면 안 된다. 행복은 비바람이 도달할 수 없는 내 마음 속에 고요히 존재한다. 삶 속에서는 항상 문제의..
인생은 본래 자신의 모습을 찾아오는 긴 여정이다. "당나귀와 우물" 당나귀가 빈 우물에 빠졌다. 농부가 슬프게 울부짖는 당나귀를 구할 도리가 없었다. 마침 당나귀는 늙었고 쓸모 없는 우물도 묻어 버리려고 했던 터라 농부는 당나귀를 단념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동네 사람들은 그 우물을 파묻기 위해 제각기 삽을 가져와서 흙은 파 우물을 메워갔다. 당나귀는 더욱 더 울부짖었다. 그러나 조금 지나자 웬 일인지 당나귀가 잠잠해졌다. 동네 사람들이 궁금하여 우물 속으로 들여 다 보니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당나귀는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털고 털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렇게 해서 당나귀는 자기를 묻으려는 흙을 이용하여 무사히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김종천이라는 분의 페북 담벼락에서 읽은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매장하기 ..
박수소리 시대정신 이젠 양의 시대에서 질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격'을 추구하는 시대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다 시선의 높이에서 온다. 격을 올리는 것은 시선을 올리는 것일 게다. 왜냐하면 격의 시대에는 종합적인 안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격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게서 '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진영의 를 보면, 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숙성시간'과 '태도'를 말한다. 숙성시간의 대상이 영혼이다. 영혼을 얼마나 숙성시키느냐에 따라 똑같은 재료나 소재로 치장하더라도 대상에 따라 전혀 다른 격이 만들어진다. 개인의 태도에 나타나는 자신감의 차이가 그의 격을 달리 느끼게 한다. 병원이나 호텔이나 레스토랑의 격은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하게 시간을 들이며 숙성되는 ..
좋은 관계가 우리를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말레네 뤼달의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그 책은 행복을 증명하는 다섯 가지 기준을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그리고 섹스로 나누고, 그 한계도 설명한다. 저자는 말한다. 행복은 소유하는 것(아름다움, 돈, 권력, 명예, 섹스)이 아니라, 그 요소와 맺고 있는 관계, 즉 그것을 체험하고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고 말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충실하고 풍요롭고 사랑이 깃든 환경을 만들고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관계가 우리를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행복은 증명이 아니라 관계의 누림 속에 있다. • 아름다움 아름다워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행복하면 아름답다. 물론 아름다운 사람은 사는 데 이로움을 많이 얻는다. 그러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아름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참구하는 시간 (1) 죽음이 삶을 부른다. 5회에 걸쳐서 죽음 수업(Death Class)을 하는 셸리 케이컨 예일대 교수를 만난다. 오늘 우리 시간은 그 속에서 사려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그냥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결국 우리가 붙잡아야 할 지푸라기는 ‘지금 살아 있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일 것이다. 죽는다는 사실이 우리 삶을 어떻게 흔드는지? 노화를 몸으로 자각하고 시간의 흐름을 서서히 인지하면서 짓눌리게 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그 불안의 실체에 대해 말을 들어본다. 죽음의 상태를 규정하는 자세가 살아 있는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죽음을 물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삶을 살아낼 방식을 구하기 위해, 잘 살아야 하는 근거를 얻기 위해서이다. 1. 나는 지금 죽고 싶은가? 아니다. 이 삶을 더 오래 지속하고 싶다. 영원히 ..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 그때부터 인간이 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의 충격 속에서, 직접 접촉하지 않는 언택트(untact)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람과 사람이 제대로 만날 수 없는 시대, 아니 가급적 만나지 않을 것을 권장 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국가와 지방정부로부터 ‘대화 자제’ ‘방문 자제’ ‘2m 거리 두기’ 등등 만남과 모임, 행사를 가급적 자제하라는 문자를 아침마다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는 가급적 서로 만나지 않고, 대면 대화를 줄이는 ‘언택트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만나자는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결례인 듯한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아서/쉘 실버스타인 인문 운동가의 세상이 멈추었다. 덥기도 하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거리두기 3단계이다. 그리고 오늘은 일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이다. 24절기의 열 두 번째로 소서와 입추(立秋)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 시기는 대개 중복 때이며 더위가 얼마나 심한 지 '염소 뿔도 녹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올해 중복은 어제였다. 그래 멀리 갑사까지 가서 보양식을 먹고 왔다. 초대해준 유라시아 문화센터 이상우 교수에게 감사하다. 더위와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춘 김에 나도 좀 멈출 생각이다. 세계일보 배연국 논설위원의 글에서 읽었다. 젊은 승려가 치는 종소리는 노승의 종소리보다 맑지 않다고 한다. 그것은 타종 실력이 못해서가 아니라 여유를 잃었기 때문이라 한다. 앞선 종소리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
권력이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누군가 에 의해 잠시 주어진 임무일 뿐이다. 명문가의 가훈 중에 '우리 집안은 정3품 이상 벼슬을 하지 않는다'가 있다고 한다. 고관을 지내면 당쟁(黨爭)에서 죄인으로 몰려 유배나 사약을 받는 수가 많았기 때문 같다. 조용헌에 따르면, "지금도 한국 사회는 당쟁 중이다." 조선 시대에는 인터넷이 없었지만, 지금은 전국민이 스마트폰으로 정치 지도자나 고급 관료들의 일상생활을 감시한다. 여차하면 망신살이고 감옥 가야 한다. 아니면 죽는다. 그는 이렇게 결론을 냈다. "돈과 벼슬은 좋다. 하지만 자기 그릇에 넘치면 위험한 독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제어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잘못을 지적 받을 때 수용할 용기"(배철현)가 있어야 한다. "리더가 리더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