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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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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질 세 개의 신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코로나 19로 큰 어려움과 타격을 입은 것이 교리와 제도를 기반으로 한 그리스도교이다. 제도권 그리스도교의 교회가 만들어진 근거는 마태복음 19장 20절의 이 대목이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내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교회는 한국 사회의 중요한 공동체가 되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이질 못한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에 예수와 함께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글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볼 수 있다. 사진은 어제 딸과 점심을 먹고 동네 한 바퀴 돌다 찍은 것이다. 모과나무 같다. 저렇게 잘려야, 나무가 튼튼해 진다. 그리스도 교회 이야기를 좀 해 본다. 언론에 보면, 아직도 미국의 일..
자유 87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에 이어 오늘은 세속주의의 이상적인 네 번째 가치로 '자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 우리는 생각하고 조사하고 실험할 자유 없이는, 진리는 물론이고 고통에서 벗어날 길도 찾을 수 없다. 고통은 진리가 아닌 거짓 권위로부터 올 때, 더 심하다. 세속주의자는 자유를 중시하며, 어떤 텍스트나 제도, 지도자에게 최고 권위를 부여해서 옳고 그름의 최종 심판으로 삼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인간은 언제라도 의심하고, 다시 검증하고, 다른 의견을 듣고, 다른 길을 시도해볼 자유가 있어야 한다. 세속주의자는 지구가 정말 우주의 중심에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지 용감하게 질문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존경한다. 또한 1789년 바스티유 감옥으로 몰려가서 루이 14세의 폭군 체제를 ..
하늘의 그물은 넓어서, 성기 기는 하나 새지 않는다. 1591.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 (2021년 4월 8일) 어제 선거의 결과를 보고, 다시 한 번 나의 만트라를 소환한다. "모든 것은 우주 전체의 조화로운 원리와 상호 관계에 따라 순리대로 되어갈 뿐이다." 우주에는 하나의 로고스가 있는데, 그게 조화롭다. 그런데 고지식하게 그 원리에 따라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상호 관계가 있다. 장자는 "마음의 재계(心齋)"를 강조한다. 즉 이름이나 명예를 버리고 무심한 경지에 이르러야 일체의 사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재(마음 굶김)란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심재를 하면, 일상의 의식 속에서 이루어진 옛날의 '작은 나(self, 小我)'가 사라지고, 새로운 큰 나(Self, 大我)'가 탄생한다. 그런 근본적인 ..
'나라를 적게 하고 주민의 수를 적게 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신종인지 변종인지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크게 위축당하지 않는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 아침 사진은 내가 흙을 만나는 공간이다. 흥미로운 것은 파를 모종할 때는 뉘어 심는다. 그러면 몇 일 후에 자리를 잡고 일어선다. "감염병 대유행은 과학과 대자본의 영리적 결합에 따른 생태파괴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치료약과 백신만 나오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중심에서 벗어나 생태학적 경계를 확장해야 한다." (신영전 한양대 예방의학 교수) 이 글을 읽고 마음을 바꾸어 먹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볼 수 있다. 그렇지..
세속주의의 이상적인 세 번째 가치로 '평등'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에 공유할 주제는 세속주의의 이상적인 세 번째 가치로 '평등'이다. 지난 몇 일동안 공유했던 세속주의의 쌍둥이 가치인 진실과 연민에 헌신하는 태도는 또한 평등을 향한 헌신으로 귀결된다. 세속주의자들은 모든 선험적인 위계(태어나기 전부터 위 아래가 정해 짐)를 의심한다. 왜냐하면 고통은 누가 경험하더라도 고통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은 누가 발견하더라도 지식이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이 경험하거나 발견한 것을 그들 만의 특권으로 삼을 때 우리의 감각은 무뎌 지고, 정신은 우매 아니 '멍청'해지기 쉽다. 세속주의자들은 '고유함'과 '우월함'을 혼동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말이다. 다른 사람보다 더 우월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욕구는 거꾸로 자신이 열..
봄길 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웠습니다.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다. 따라가는 길과 새로 만들며 나아가는 길.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쉽고 편하지요. 하지만 새롭게 만들며 가는 길은 어렵고 힘듭니다. 그 길은 희망입니다. 춥다고 봄이 되돌아가지는 않을테니…... 봄길/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
"사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1590.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 (2021년 4월 7일) 오늘은 서울과 부산에서 시장 보궐선거가 있는 날이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간에, 최근의 상황을 보면 좀 실망스럽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은 무력감과 좌절감이 미세 먼지처럼 자욱하게 우리 마음에 내려앉아"(이진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보면, 그렇지는 않다. 조금씩 진보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에 이어지는 글이다. 지난 글의 댓글에 "보통 사람으로서 대안이 먼지 궁금하네요"가 있었다. 나도 잘 모르지만, 그냥 도산의 다음 말로 답을 찾고 싶다.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것이다." 나는 도산의 말을, 혁명을 하려면 나부터 혁파를 하여야 하는 것처럼, 세상을 구하기 전에 나를 ..
풍장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치신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수녀회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기준은 하나였다.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나요"였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하게 집에만 있지만, 잘 먹고, 잘 자고, 가족들과 잘 웃고 있다면, 괜찮은 거다. 거리의 봄꽃들은 코로나 19를 무서워 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척척 한다. 떠날 때 떠나고, 등장할 때 시간 맞추어 제 때 등장한다. 꽃들은 저 마나 피어나고 지는 모습이 다르다. 우리 인간들도 저마다 살다 가는 길이 제 각 각인 것처럼. 동백은 한 송이 개별 자로서 피었다가, 주접스런 꼴 보이지 많고 절정의 순간에 뚝 떨어지며 진다. 매화꽃, 벚꽃, 복사꽃, 배꽃은 풍장을 한다. 꽃잎 한 개 한 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