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6월 27일)
우리는 언어를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 우리는 학교에서 언어를 배우는데, 책을 읽고 언어를 배우고, 그 다음에 글을 쓴다. 이것을 우리는 지성 혹은 로고스라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의 힘으로 우리는 언어의 길을 통제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 이 때 나오는 것이 담론이다. 담론은 언어의 구조이자 배열이다. 개념을 창조함과 동시에 기존의 개념의 배치를 바꾼다. 이 담론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힘이고 권력의 원천이다.
오늘 아침은 '지금'이라는 담론을 생각해 본다. 정철의 <<사람 사전>>에서 '지금'의 멋진 담론을 아침에 만났다. "누군가는 지금을 암 치료 연구에 쓰고 있다. 누군가는 지금을 러닝머신 달리는 일에 쓰고 있다. 누군가는 지금을 고백할까 말까 망설이는 데 쓰고 있다. 그대는 책 읽는 일에 쓰고 있다. 지구 위엔 사람 수만큼 지금이 잇다. 내 지금을 남의 지금 기웃거리는 일에 쓰지 않는다면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 3가지 금은? 술자리에서 많이 하는 질문이다. 돈을 상장하는 '황금' 또는 '현금', 음식을 상징하는 '소금', 시간을 상징하는 '지금'이 답이다. 어느 날 한 남편이 부인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부인의 대답 문자 메시지가 "현금, 지금, 입금"이었다는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바로 남편은 "방금, 쬐금, 입금"이란 문자를 보냈다 한다.
사람들은 전부 돈의 노예이다. 돈이면 소금도 사고, 시간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돈이 있어도 못 얻는 게 많다. 한 번 나열해 볼까? 인간은 돈으로 집은 살 수 있어도 가정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시계는 살 수 있어도 시간을 살 수 없다. 돈으로 침대는 살 수 있어도 잠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책을 살 수 있어도 지식은 살 수 없다. 돈으로 의사는 살 수 있어도 건강은 살 수 없다. 그만 하고 싶다. 아니 한 가지 중요한 걸 빼먹었다. 돈으로 관계는 살 수 있어도 사랑은 살 수 없다.
소금처럼, 돈의 가치는 모으는 데 있지 않고 사용하는 데 달려 있다. 3%의 소금은 97%의 바닷물을 유지하게 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금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가 없다. 성경에서도 '세상에서 너희는 소금이 되라' 말한다. 어디서나 소금처럼 맛을 내는 존재가 되라는 말이다. 그리고 내기 있는 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사흘 후에 죽는다면,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지극히 평범한 것들을 말한다. 그 말 대신, 죽음이 닥칠 때까지 그런 일들을 미루지 말고, 지금 즉시 그 일을 하면 된다. "Do it now!" "껄껄껄"이라는 건배사가 지금 우리에게 당장 할 일을 가르쳐 준다. 더 사랑할껄, 더 참을껄, 더 베풀껄. 나에게 주어진 선물인 지금(present)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또 묻는다. 재테크(돈 관리), 시테크(시간 관리), 생테크(인생관리)의 결산은 아마도 우테크(친구 관리)를 통해 나타난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접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성실하게 진지하게 대해는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나'를 온전한 '나'로 인정해 주는 것은 둘이다. 하나는 ‘지금’이라는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여기’라는 장소다. ‘지금’과 ‘여기’가 없다면, 나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둘은 만물을 현존하게 만드는 존재의 집이다. 과거를 삭제하고 미래를 앞당겨 이 순간을 종말론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이라면, ‘여기’는 ‘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나’를 생경한 나로 전환시켜주고 더 나은 나로 수련 시키는 혁명의 장소다.
이 '지금'은 과거와 미래가 하나 되는 시간이다. 내일은 가장 무서운 단어이다. 마귀가 내일이라는 영어 단어 'tomarrow(투마로우, 내일)'를 가장 즐겨 쓴다고 한다. 내일은 내 인생이 아니다. 그러니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지 가장 어려운 것이 시작이다. 시작은 늘 불안하다. 왜냐하면 시작이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이 3 가지가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1. 과거와의 매정한 단절
2.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
3. 지금-여기에 대한 확신과 집착
장마철이라 불쾌지수가 높다. 이럴 때일수록 다른 이들에 친절하고, 배려하는 좋은 매너가 더 요구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은 흘러 맑은 날이 올 것이다. 우주의 심판자인 시간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그 어느 것도 어제의 모습, 아니 조금 전의 모습대로 그대로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이 시간의 심판자는 모든 것을 매 순간 변화시켜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무로 사라지거나, 유로 다른 성질로 변화한다. 시간은 '있음'을 '없음'으로 조용히 변신시키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다. 즐거운 한 주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그냥". 아침 사진은 어제 점심 약속에 나가 동네 수목원에서 찍은 거다. 이어지는 사유는 블로그로 옮긴다. 궁금한 사람은 따라 오시기 바란다.
그냥이라는 말/조동례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별 변화없이
그 모양 그대로라는 뜻
마음만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난처할때
그냥 했어요 라고 하면
다 포함하는 말
사람으로 치면 변명하지 않고
허풍 떨지 않아도 그냥 통하는 사람
그냥이라는 말
참 좋아요
자유다 속박이다 경계를 지우는 말
그냥 살아요 그냥 좋아요
산에 그냥 오르듯이
물이 그냥 흐르듯이
그냥이라는 말
그냥 좋아요
이젠 글을 두 가지 버전으로 쓴다. 길게 사유한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면 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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