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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가 우리에게 남기는 건 두 가지다. 내가 남보다 더 가졌다는 생각에 교만해지거나 내가 남보다 덜 가졌다는 생각에 비참해지는 것. 3240.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5년 4월 10일) 1 오늘 아침 사진은 민들레 꽃과 홑씨이다. 주말 노장 가는 길에 봄 빛이 조금이라도 스며드는 곳에는 온통 민들레 꽃들이다. 일찍 핀 곳에는 벌써 홀씨도 보인다. 아니 홀씨가 아니다. 사람들은 보통 민들레의 씨앗을 두고 민들레 홀씨라고 부른다. 가수 박경미가 부른 '민들레 홀씨 되어'도 그렇고, 책이나 신문, 사람들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쓰여왔으니 그것이 정말 맞다고 여긴다. 그러나 민들레 꽃이 진 뒤에 생기는 '하얀 털 뭉치'는 홀씨가 아니다. 홀씨를 한자로  하면, 포자(包子)이다. 이끼, 곰팡이, 버섯 등 꽃이 피지 않는 식물들이 포자로 번식한다. 아마도 민들레 꽃씨의 둥근 풍선 모양을 훅 하고 불어 본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흔하게 모든..
한표 생각: 인문 산책 한표 생각: 인문 산책세상에 봄 꽃들이 가득하다. 꽃은 그저 온도의 변화를 정직하게 따를 뿐이다. 쭉쭉 오르는 기온에 시간을 다퉈 숨 가쁘게 피었다 진다. 계절은 참으로 좋은데 세상살이는 녹록지 않다. 소망과 현실이 어긋나 지칠 때가 많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사는 것에, 살아지는 것에 흠씬 지치는 이 봄 날 아침에 주말 농장에 채소들을 만나러 가면서 꽃 침을 많이 맞고 왔다. 봄 꽃/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아침 채소밭 가는 길에 만난 들꽃들과 채소 1년 전 오늘 글이에요. 아침 채소밭 가는 길에 만난 들꽃들과 채소낮은 곳으로/이정하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낮은 곳이라면 지상의그 어디라도 좋다.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한 방울도 헛되이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너를 위해 나를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나의 존재마저 너에게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잠겨 죽어도 좋으니너는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주인 노릇을 본때 있게 해야 하는 날이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2024년 4월 10일)오늘은 총선이다. 현 정권 심판론이 지배적이다. 왜? 그 이유는 차고 넘친다. 현 정부는 고작 2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종전선언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던 대북관계를 다시 적대적, 아니 거의 군사적 긴장상태에 가깝게 악화시켰고 노동조합 괴롭힘에 가까운 반노동 정책들을 펼쳤다. 또한 감세기조와 함께 전 정부가 역점을 둔 국가책임 돌봄 정책이었던 사회서비스원을 축소하고 시장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다고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들에서 국가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도 아니었다.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해병대 1사단 채상병 사망사고 등 많은 국민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참사들에 대한 진상규명도 명확하게..
절치부심이라는 말에서 부심하지 않기 위해 니부어의 기도문에 대해 오래 사유했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2022년 4월 9일)절치부심(切齒腐心, 몹시 분하여 이를 갈며 속을 썩임)은 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부심(腐心)을 안 하기로 했다. 그래 우리는 벚꽃 밑에서 파티를 하고, 나는 동네 5일장에 나갔다. 후리지아도 두 다발 사고, 막 나온 두릅, 머위나물을 사가지고 왔다. 덤으로 오는 길에 빨간 꽃이 핀 작은 화분도 하나 사왔다. 부심(腐心)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썩는다는 말은 부패(腐敗)와 발효(醱酵)라는 말 두 가지가 있다. 부패라는 말만 나오는 거의 암기하는 문장들이다.만물이 변하는 데, 만일 자기가 스스로를 변화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방치하거나, 내가 아닌 타인을 변화시키려 한다면, 불행이 발생한다. 우리는 그런 방치를 '부패(腐敗)'라고 부른다. ..
희망은 우리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영혼의 에너지'이다.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모처럼 토요일 아침에 비가 오지 않아, 아침에 일찍 주말 농장에 나갔다. 오늘 아침 사진처럼 밭 두렁에 '불임'이라고 낙인 찍힌 튤립을 심었더니 싹이 나 꽃을 피우려고 꽃망울이 올라 왔다. 옆 밭은 아예 꽃이 활짝 피었다. 밭 둑에 완두콩을 심지 않고 왠 꽃이냐고 흉 보겠지만, 언젠가 배연국 논설위원의 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대충 이런 글이었다.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어느 날, 끔찍했던 한 수용소에 거대한 화물이 도착했다. 그 속에는 수용소의 모든 여성들이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립스틱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고함을 질렀다. “누가 이따위 쓸데없는 걸 보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옷이나 치약 등 더 필요한 물품이 많았던 상황을..
2040년이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모두가 쓸모 없어진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봄이 다 가고 있다. 아름다움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달인 4월도 벌써 10일이나 지나간다. 그래 오늘 아침도 농장의 벚꽃을 공유한다. 꽃이 우리의 가슴을 열어주는 것처럼, 공유하는 시를 큰 소리로 읽으면, 내 가슴도 열릴 것이다. 아침마다 예쁜 사진과 시를 한 편 씩 공유하는 이유는, 사진과 시가 ‘연결의 다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와 고운 사진은 사람들의 가슴과 가슴을 연결하고 나를 나 아닌 모든 다른 것들과 연결시키고 나를 나 자신에게 연결시킨다. 무엇보다도 사진과 시는 내가 나보다 더 큰 어떤 것, 내가 ‘나’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더 크고 중요한 어떤 것과 연결되게 한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
내가 나를 사랑하는 기술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참나'를 찾는 여행내가 나를 사랑하는 기술매 순간 사랑으로 나를 맞이한다.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도 없다. 삶의 진정한 행복과 기쁨은 자기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 1. 자신의 불완전함에 감사한다.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에 함부로 남을 비난하지도 말고, 또 의도치 않게 잘못을 범한 사람(자신이든 타인이든)에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라고 말하지 않는다. 2. 우리는 모든 일을 결과 위주로 생각하면서 언제나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늘 생산성 위주로만 생각해 버릇하다가 느긋하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겠지만,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떨쳐버리고, 쓸데없는 일로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