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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주인 노릇을 본때 있게 해야 하는 날이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4월 10일)

오늘은 총선이다. 현 정권 심판론이 지배적이다. 왜? 그 이유는 차고 넘친다. 현 정부는 고작 2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종전선언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던 대북관계를 다시 적대적, 아니 거의 군사적 긴장상태에 가깝게 악화시켰고 노동조합 괴롭힘에 가까운 반노동 정책들을 펼쳤다. 또한 감세기조와 함께 전 정부가 역점을 둔 국가책임 돌봄 정책이었던 사회서비스원을 축소하고 시장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다고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들에서 국가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도 아니었다.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해병대 1사단 채상병 사망사고 등 많은 국민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참사들에 대한 진상규명도 명확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이처럼 퇴행적 국가 기조 속에서 참사까지 끊이지 않았던 현 정부 집권 2년 즈음에 진행되고 있다. 그간 현 정부 국정수행에 대한 낮은 지지율, 불경기, 그리고 김건희 리스크에 여당의 낮은 후보 경쟁력까지 모든 불리한 요소가 켜켜이 쌓여 여당은  참패할 것이라 본다.

인문 운동가의 눈에 현 정권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오늘은 우리 주권자들의 시간이다. 현 정권이 망친 국정 전반을 주권자의 손으로 직접 바로잡을 모처럼의 기회다. 주인 노릇을 본때 있게 해야 하는 날이다.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6 가지 이유를 든다.

1. 대통령이 정치지도자로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했던 야당 대표는 범죄자 취급하며 만나지도 않았다. 범죄자 취급의 근거라곤 자신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검찰이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한 것일 뿐, 아직 야당 대표가 검찰에서 주장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하나도 제시되지 못했는데도 그렇다. 야당 인사에게만 모질게 대한 것도 아니다.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함께 경선을 치렀던 유승민 전 의원이나 대선 당시 당대표로 일했던 이준석씨 등에게도 정치적 보복을 하고 당에서 내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2. 국정운영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대통령의 기분에 달려 있다는 듯, 오락가락하는 일도 잦았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기본인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와 대화하며 차이를 좁히는 정치 작용은 현 정권에선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상대를 그저 타도 대상쯤으로만 여기는 것 같았다.

3.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지도 모르는, 대통령 직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란 말은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니다. 탱크를 앞세워 쿠데타로 정권을 빼앗은 군인들도 이렇게 엉망은 아니었다. 민간인 학살 등 국가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었지만, 그래도 국정운영을 잘하고 싶은 욕구 같은 것은 있었다. 관료와 정치인의 도움을 받으려 했고, 무엇보다 국민에게 지지받고 싶어 했다.

4. 현 대통령이 역대 최악이 된 것은 그가 대통령이 될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데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배우고 익히려는 태도조차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만난 숱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그가 남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혼자서만 떠든다는 거다. 최근 의대 정원 문제로 몸살을 앓는 ‘의료 개혁’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51분 동안 혼자서 말하는 게 전부였다. 국민을 대신해 궁금한 것을 묻고 싶었던 기자들의 출입마저 막아버렸다. 권력에 순치된 KBS와 준비된 각본대로 묻고 답하는 것 말고는 질문조차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전형적인 독재자 모습이었다. 내용도 고압적이었다. 힘으로 밀어붙여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안들을 나열하고는 특별한 선처라도 하는 것처럼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단일안으로 가져온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의대 교수와 학생은 물론 개업의까지 모두 합의하는 단일안을 만들기도 힘들지만, 설령 단일안을 만들었다 쳐도, 그게 합리적인지는 대통령이 판단하겠다는 거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이길 수 있다는 오만과 독선만 드러낸 공허한 담화였다.

5.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기본조차 모르는 판이니, 공직 사회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의 안전, 자유, 행복을 위해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인데도 그렇다. 공무원이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징계와 형사처벌밖에 없는 것 같다. 회초리만 의식하니, 다들 회초리만 피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서 목격했듯, 책임은 일선으로 돌리고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은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싸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국가의 관리, 대응 능력이 부실화되니, 국가전산망이 잇따라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어느 날 불쑥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겠다며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마저 훼손하더니, 이제 와서 당시 국가보훈부 장관이었던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자신은 홍 장군 흉상 철거에 반대했었다며 뜬금없는 소리를 해댄다.

6. 윤석열 대통령이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이라 했던 농협 하나로 마트의 ‘합리적 대파 값’도 그렇다. 물가폭등으로 힘들어하는 국민을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해프닝이었다. 일종의 몹쓸 짓이다. 게다가 농협 하나로 마트의 875원짜리 대파는 총선 당일까지 판단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꼭 닮은 대통령도 창피하지만,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정부와 농협도 놀랍기만 하다. ‘대파 파동’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무능력, 무책임에다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상황. 반성도, 잘하겠다는 다짐조차 없다. 문제해결 능력도 없으면서 이상한 고집만 부리고 있다.

두 번은 없다/비스와봐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다른 글들은 네이버에서 '우리마을대학협동조합'를 치시면, 그 곳의 출판부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blog.naver.com/pakhan-pyo 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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