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8월 18일)
오늘 아침은 모처럼 해가 떴다. 그동안 지리멸렬하게 내리던 비가 그친 것이다. 그런 오늘이 초등학교 개학이라, 아침마다 하는 맨발 걷기 장소를 바꾸었다. 동네 공원에 버려진 운동장의 흙 길을 걸었다. 풀잎에 맺힌 이슬을 털며 걸었다.
맨발 걷기는 가장 원시적인 방식의 운동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몸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손끝까지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맨발로 흙 길을 걸으면 땅이 발바닥을 자극한다. 그러면 우리 몸의 각종 장기에 혈액이 왕성하게 공급돼 면역력이 좋아진다. 맨발로 걸으면 웬만한 병에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맨발로 땅을 닿는, 말 그대로 접지(earthing)를 말한다. 땅의 자유 전자가 몸 속의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항산화 활동을 한다. 촉촉한 대지에서 맨발 걷기를 약 30분 정도 하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느낌도 든다. 이는 예민한 교감 신경으로 올라가 있던 체온이 내려가면서 부교감신경 우위로 임무교대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물론 맨발 걷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먹는 음식, 물 그리고 운동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게다가 자연의 공기, 물, 햇빛, 땅이라는 조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자연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냥 시도 때도 없이 맨발 걷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맨발 걷기가 좋은 것은 야외에서 하기 때문이다. 공기중 산소 비중이 21%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질소, 이산화탄소 등으로 공기가 구성되어 있다. 산소가 1%만 부족해도 컨디션이 떨어진다. 맨발 걷기는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실내보다 신선한 공기를 맡을 수 있다. 혈중 산소농도가 올라가고 뇌로 산소가 공급되면서 컨디션이 좋아진다.
요즈음 생명 현상에 대한 과학을 공부하고 있다. 어렴풋이 이해는 하는데,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말로 할 수 없다. 우리 동네 박문호 박사의 유튜브를 반복해서 듣고,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책도 구입해 읽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우리는 먹고 마시지 않으면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활성산소 발생은 필연적이다. 음식을 먹으면 대사과정에서 산소가 쓰이고, 이 과정에서 노폐물과 활성산소가 나온다. 대사된 영양은 에너지원이 되고, 뇌에서는 그 에너지로 각 장기에 명령을 하달한다. 인체는 전기 신호로 움직인다. 몸에 전기가 흐른다는 거다. 맨발 걷기는 체내 정전기를 방전 시키는데 최적이다. 왜냐하면 지구는 거대한 마이너스 전기(음전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맨발 걷기가 몸과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바로 몸에 쌓여진 정전기가 방전되면서 얻게 되는 혜택이다. 체내 정전기로 서로 달라 붙어있던 적혈구가 떨어지며 순환이 원활해지는 현상이다.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몸의 정전기(양전하)가 빠져나가면서 생체전기의 밸런스가 음전하 우위로 활성산소 중화, 즉 항산화 활동이 좋아진다. 우리 몸은 근육 운동 등을 통해 생체전기를 생성하며 살아간다. 접지는 방전하는 개념이지 땅의 자유전자가 들어 오는 원리는 아니다.
맨발 걷기 하나로 건강이 지켜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핵심 다섯가지는 좋은 음식과 무리하지 않는 운동, 적절한 수면, 원활한 배출과 마음 관리에 있다. 맨발 걷기는 건강관리 방법 중의 하나이다. 마음 관리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학습을 해야 한다.
오늘은 매미로부터 배운다. 아침 맨발 걷기를 하는데, 매미 소리가 다시 커졌다. 몇 일동안 비가 내려 매미 소리를 잊고 있었다. 매미는 5년에서 17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2주 정도 삶을 산다고 한다. 그러니까 매미는 수년간을 땅 속에서 지내다가 세상에 나와 여름 한 철 울고가는 곤충이다. 매미의 일생을 알고 나면, 매미 소리는 삶을 더 살고 싶은 절규의 소리일 수도 있고, 짝짓기를 위해 구애자를 찾는 세레나데일 수도 있다. 다시 매미 이야기로 돌아가서, 매미는 집도 없고, 많이 먹지도 않는다. 아침 이슬 몇 방울이면 족하다. 그러니 재물을 모을 필요가 없다. 매미는 나무는 물론 다른 생명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때문에 옛 선비들은 매미에게 5덕(文, 淸, 廉, 儉, 信)이 있다고 여겼다.
(1) 문(文): 매미의 머리 모양, 즉 매미의 곧게 뻗은 입이 갓끈과 같아서 학문에 뜻을 둔 선비와 같으니 '선비(文)의 덕',
(2) 청(淸): 맑은 이슬과 수액만 먹고 살아 '청렴(淸廉)의 덕',
(3) 염(廉): 사람이 힘들게 지은 작물을 해치지 않는 염치를 아는 '겸손(謙遜)의 덕',
(4) 검(儉): 자신이 살고자 하는 집을 짓지 않는 '검소(儉素)의 덕',
(5) 신(信): 때를 보아 왔다가 때를 보아 사라지는 '믿음(信) 덕'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조선왕조의 임금은 매미의 양 날개를 위로 향하게 형상화한 익선관(翼善冠) 또는 익선관(翼蟬冠)을 쓰고 국정을 돌보았다. 매미를 한 문으로는 '선(蟬)'이라 한다. 만 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이 쓰고 있는 모자가 바로 그 익선관이다. 또한 조정의 신하들도 머리에 관모(冠帽)를 썼다. 왕의 모자와 달리 매미 날개 형상을 위로 향하게 하지 않고 양 옆으로 늘어뜨린 점이 임금이 쓴 익선관과 다르다. 이처럼 왕과 신하들이 머리에 쓰는 관모의 상징으로 매미의 날개를 삼은 데는 위에서 말했던 군자의 5 가지 덕을 상징하는 것이다.
옛날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 하여 의관문물을 중요시했는데, 외출할 때는 물론이고 실내에서도 관모(冠帽)를 썼었다. 머리에 관모를 쓰지 않을 때는 변소에 갈 때, 침상에 들 때, 죄수가 되었을 때 정도이며 일을 할 때도 벗 지를 아니했다. 관모 중에 벼슬아치들이 쓰는 것으로 사모(紗帽)가 있었다. 관 양쪽 뒤에 매미 날개를 단 형태의 모자였다. 이 매미 날개를 ‘사모 뿔'이라 한다. 이 매미 날개를 단 것은 매미의 청빈 고고한 정신을 본받는다는 뜻이다. 나도 매미의 날개를 마음 달고 청빈하게 그리고 고고한 정신으로 살고 싶다. 그리고 맨발 걷기로 건강하게 살고 싶다. 오늘 아침 사진 처럼, 까치도 나를 따라 맨발 걷기를 했다.
맨발/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 #사진하나_시하나 #문태준 #맨발_걷기 #매미_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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