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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2019 아시아와인트로피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부터 수요일까지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와인 심사를 한다. <아시아와인트로피>는 국제와인기구 OIV(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Vine and Wine)의 승인·감독 하에 대전마케팅공사와 독일와인마케팅사(베를린와인트로피 주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와인 품평회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2019 아시아와인트로피에는 전 세계 와인 약 4,000종의 출품이 예상된다. 와인 생산, 유통, 미디어, 교육, 서비스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세계 각국의 와인관련 전문가들 140 여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1회부터 계속 참여했다. 몇 년 전부터는 동유럽 와인들과 독일 와인들이 많이 참여하고,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열심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최대 와인 품평회이다. 이런 의미 있는 대회를 잘 모르는 시민들은 "왜 대전에서 와인 축제를 하느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대전이 포기하면, 인천이나 부산에서 이 대회를 가져가고 싶어 속을 태운다는데….. 벌써 7회이다. 강릉 하면, 커피가 떠오르는 것처럼, 대전 하면 와인이 떠오르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와인을 통해 대전 산업의 한 축으로 '와인 물류 메카'로 만들 수 있을 텐데. 관심을 갖는 공무원이나 의회 의원들이 없다.

이 대회를 끝내면, 8월 말부터 매주 화요일마다(오후 3시-5시) 대전 둔산 도서관에서 남은 특강을 8회 진행해야 한다. 『돈키호테』, 『멋진 신세계』를 함께 읽고,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와 『21 Lessons』 그리고 조이 이토와 제프 하우가 쓴 Wilplash: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멋지게 대응하며 잘 살아 남는 전략 9가지』를 갖고 초연결 시대의 인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본다.  사람들은 특강 강사료를 너무 적게 준다. 거저 먹는 줄 안다. 아니다. 그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마침 지난 해 여름, 유발 하라리 책을 읽고 요약해 둔 것이 있어, 그걸 다시 읽으니 좀 수월하다.

원노트에 이렇게 적어 둔 내용이 흥미롭다. 문제는 다가올 몇 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자체를 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다 우리에게 달려 있다. 그래서 시대를 꿰뚫는 흐름을 잘 포착해야 한다.

여행 중에 친구들은 한탄했다. 현 정부가 자유와 시장경제 그리고 민주주의를 버리고, '빨갱이' 정부가 되려 한다고 큰 걱정이다. 그 때, 이런 걸 말해주었어야 했는데, 못했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정리하다가 만난 문장들이다. "자유주의가 죄와 우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다. 사회주의자들은 자유주의가 사실은 정 없고 착취적이며 인종차별적 시스템을 가리는 무화과 잎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자유(liberty)는  무슨, 재산(peoperty)이라고 정정해서 읽어라!" 자유주의 아래에서 모든 사람은 굶어 죽을 자유가 있다는 빈정거림도 있다. 자유주의는 사람들을 파편화시킨다. 자유주의는 사람들이 자신을 고립된 개인으로 보게 함으로써, 같은 계급의 동료들끼리 그들을 억압하는 시스템에 맞서 단결하지 못하게 된다."

그럼 대안은 있는가?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고민해야 한다. 21세기 초, 현재 개인주의,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이라는 자유주의 패키지를 대신할 수 있는 이렇다 할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몇 개 있었다. (1) 2011년 "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 월 스트리트 개혁과 소득 불평등 개선을 기치로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전 세계적인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낸 운동 (2) 스페인의 15M 운동: 기업의 탐욕과 복지예산 축소를 규탄한 시민 사회운동. 그런데 트럼프가 들어와서 역사를 되돌리고 있다. 이런 운동은 '너무 비대해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기업과 은행이 통제하고 조종하는 시장 대신 진정한 자유시장을 요구한다. 그리고 돈 많은 로비스트와 힘 있는 이익집단보다 보통 시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진정한 대의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그러나 대안 모델이 없어 보인다.

이상이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여행에 대한 짧은 보고서"이다.

여행에 대한 짧은 보고서/이화은

사는 일이 그냥
숨 쉬는 일이라는
이 낡은
생각의 역사(驛舍)에
방금 도착했다

평생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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