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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진심으로 들어주고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집중하는 것은 언제나 사랑의 표현이다.

2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7월 30일)

휴가철인데, 휴가는 안 가고, 차분하게 오늘도 스캇 팩(Scott Peck)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꼼꼼하게 읽고 있다. 어제까지 우리는 사랑이 아니 것을 살펴 보았다. 오늘부터는 어떤 것이 '진짜' 사랑인지 알아본다.

저자는 이 책의 서론부터 진정한 사랑은 노력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노력은 자신의 확장이나 게으름의 타성과 싸우면서 움직여 나가는 것을 말한다. 또한 사랑은 일종의 용기이다. 여기서 용기는 두려움을 맞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사랑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영적 성장을 위해 시도하는 노력과 용기이다. 사랑할 때 가장 먼저 노력해야 할 일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즉 그의 성장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는 우리 자신을 사랑할 때 자기 성장에 관심을 두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리는 어떤 이에게 관심이 가면 그 사람을 돌보게 된다.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현재 몰두하는 일을 제쳐주는('괄호 묶기') 노력이 필요하다. 관심은 의지의 행동으로서, 정신의 타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인 것이다.

관심을 행동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평범하고 중요한 방법은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저자는 읽는 데 1시간, 대화에 2시간, 듣는 것에 8시간을 할애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교가 학생들에게 책 읽는 법과 말하는 법은 가르치면서, 듣는 법을 가르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잘 듣는다는 것은 관심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고, 반드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잘 듣는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들을 줄 모르는 것은 이러한 것을 깨닫지 못했거나 잘 들으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잘 듣는 노력을 해야 하는가? 사랑이란 예외 없이 양방 통행이며 받는 사람이 줄 수도 있고, 주는 사람 역시 받을 수 있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받는 자로 서의 경청도 중요하지만, 들어 주는 자로서 경청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특히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경우이다. 흔히 다음과 같은 경우들이다.
-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이다.  '아이는 보이기만 해야지 지껄여서는 안 된다'는 식이다.
-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방관하면서 듣지 않는 일이다.
-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척하며 일을 그대로 하거나, 하던 생각을 그대로 하면서 아이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 것이다.
-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듣기는 꼭 아이 들과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것은 위의 경우를 그때그때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그만 말하라고 할 필요도 있다.

진심으로 들어주고 다른 사람에게 온전하게 집중하는 것은 언제나 사랑의 표현이다.  진심으로 듣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괄호로 묶는 훈육이다.  나는 '판단중지'라 말한다. 그것은 가능한 한 말하는 사람의 내면 세계를 그의 입장이 돼서 경험하기 위해, 자신의 편견, 판단 기준, 욕구들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거나 제쳐 두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합일은 실제로 우리 자신을 확장하고 확대하는 것이어야 이러한 경험을 통해 늘 새로운 지식은 획득된다. 더욱이 진심으로 듣는 것은 괄호로 묶기. 즉 자신을 제쳐주는 것이므로 이것은 또한 다른 사람을 일시적으로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느끼고 듣는 이에게 마음 속에 간직했던 것을 개방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이렇게 됨으로써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사랑의 2인 춤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괄호로 묶는 훈육과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아주 많이 필요해서 단지 사랑으로, 다시 말해서 서로의 성장을 위해 자신을 확장하려는 의지로만 달성될 수 있다.

진심으로 듣는 것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므로, 결혼생활에서 만큼 이 것이 적합한 데는 없다. 그러나 가슴을 열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시간과 조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노력을 해야 한다. 진심으로 듣는 능력은 연습을 하면 차츰차츰 향상된다. 그러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관심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사랑이다.  이런 관심의 가장 중요한 표현방법이 듣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건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말이다. 사랑은 노력이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음의 본질은 게으름이다.

우리의 일상 삶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예컨대, 좋은 취향(bon goût, 프랑스어 봉구)과 교양은 돈으로 사는 게 아니다. 관심과 경험으로 사는 거다. 돈보다 노력이 훨씬 중요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우리는 '문화자본'이라고 한다.  예컨대, 돈 있다고 갑자기 옷을 잘 입는 게 아니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비싼 걸 입는 게 아니라, 자기 스타일과 의복에 대한 교양을 아는 거다. 멋진 차림새는 TPO, 즉 시간(Time), 장소(Place 그리고 상황(Occasion)에 맞게 옷을 입는 거다. 그리고 색의 조화를 잘 맞추어 입는다. 젊을 때 문화 자본을 쌓지 못하면, 부자가 돼도 촌스러움을 버리지 못한다. 과거 귀족들이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을 무시한 건 그들 특유의 계급 의식 때문만은 아니다. 졸부들에겐 문화자본이 없기 때문이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돈이 많으면 여행을 쉽게 다닐 것 같지만, 여행은 늘 용기와 실행의 문제이다. 부자가 되었다고 원래 그런 게 없던 사람이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돈만 있으면 다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돈이 있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돈으로 채울 수 없는 문화자본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쌓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많으면, 돈이 주는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 문화 자본을 위해, 어제는 <노자 함께 읽기>를 마치고, '제25회 묵지-오늘을 노래하다'전에 다녀왔다. 오는 길에 <이응로미술관>에서 이성자 그림을 보고 왔다. 오늘 사진은 이응로 미술관 입구에서 찍은 거다.

전시회에서 만난 글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收益: 가득차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받는다.)이라는 글씨를 만났다. 원래 내가 알기로는 ‘만초손(慢招損) 겸수익(謙收益)인데, 앞에 말도 맞다. 원래는 '거만하면 손해를 보고, 겸손하면 이익을 본다’는 뜻이다. 요즈음 돌아가는 현 정부의 모습을 보고 몇일 전부터 머리에 두고 있던 생각때에 눈에 쉽게 들어온 것 같다.

민심은 늘 변하고 정치인은 그 민심을 먹고 사는 존재다. 더욱이 현 정부는 극도의 여소야대 구조에서 출범했기에 민심이 멀어지고 여론의 지지가 떨어지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통령은 더욱 겸허하게 민심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 부정적 여론이 나타나면 어떤 형태로든 이를 반영하거나, 수용하기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를 겸손하게 설득해야 한다. ‘만초손(慢招損: 거만하면 손해를 보고)이요, 겸수익(謙收益: 겸손하면 이익을 본다)’이라는 옛 성인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말 한마디도 주의하시라. 이전 정부도 그랬는데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태도부터 고쳐야 한다. 물론 태도의 문제로 보이지만, 무능력이 더 큰 문제이다. 게다가 특히 비전이 없다. 할 말이 없다. "알아서 해야지".

한마디/천양희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 어머니는 내게
사람이 되어야지"란 말을 제일 많이 하셨다

꾸지람을 하실 때도 칭찬을 하실때도
나는 늘 그 한마디 "사람이 되어야지"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머니는 내게
알아서 해야지"란 말씀을 제일 많이 하셨다

꾸지람을 하실 때도 칭찬을 하실 때도
늘 그 한마디 "알아서 해야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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