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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 난 누군가의 밥이 되었으면 좋겠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내 인생의 70%는 내 의지와 관계 없이 그냥 주어진 것이다. 그것은 내 뜻대로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남은 30%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문학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은 타인의 70%를 가지고 탓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을 우리가 다 결정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30% 정도만 우리가 개입할 수 있다. 이 30%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으면, 나는 살아 있는 것이고 희망이 있는 것이다. 쿨하게, 누군가의 밥이 되고 싶다.

식탁의 즐거움/정철훈

식탁을 보라
죽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는가
그래도 식탁 위에 오른 푸성귀랑
고등어자반은 얼마나 즐거워하는가
남의 입에 들어가기 직전인데도
그들은 생글생글 웃고 있다
한여름 땡볕 아래 밭이랑 똥거름 빨며 파릇했던
파도보다 먼저 물굽이 헤치며
한때 바다의 자식으로 뛰놀던 그들은
데쳐지고 지져지고 튀겨져 식탁에 올라와서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펄떡이고 출렁이고 싶다
그들은 죽어서 남의 밥이 되고 싶다
풋고추 몇 개는 식탁에 올라와서도
누가 꽉 깨물 때까지 쉬지 않고 누런 씨앗을 영글고 있다
이빨과 이빨 사이에서 터지는 식탁의 즐거움
아, 난 누군가의 밥이 되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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