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 난 빵빵한 선풍기 밑에서 라스코 동굴에 들어갔다. 그 동굴벽화에는 소와 새가 있었다. 소는 우리의 조상이고, 죽으면 새가 되어 날아간다는 식의 내세관이 이 그림에 녹아 있다는 거다. 그래서 새는 떠나는 것일까? 두리번 거리지 않고, 나도 오늘 하루 또 떠난다. 떠나가지 않는 새는 새가 아니다. 왜 우리는 배우러 떠나는가? 내 생존의 질을 높이려고, 그러면 난 더 그만큼 자유로워지니까.
떠나가지 않는 새는 새가 아니다/정공량
사라져 가는 게 구름 뿐일까?
하루하루의 되풀이는
꽃잎 하나씩 지는 일이다.
붙들어 두고자 하는 것은
예외없이 떠나가버릴 것들
새가 가지를 찾아 앉는 것은
무념의 몸짓.
더 멀리 날기 위해
떠나가지 않는 새는 이미 새가 아니다.
연연치 말라.
사특한 욕망.
바닥의 앙금 되는 설움마저 떨쳐서
바다가 손짓하는
물결 너머 머리카락 날리는 저기
무변의 라일락 꽃 길.
가볍다면 날 수 있을테고
나는 자에겐
성채도 시샘도 부질없어라.
새가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두리번댄다.
어제의 당신처럼
또 지금 나의 초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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