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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입증된 근거(evidence)를 중시하는 교육

1548.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SNS 오는 모든 메시지를 읽지 않지만, () 작동시켜 개의 글을 읽는다. 그러나 나는 링크한 기사는 열어보는 경향인데, 며칠 전에는 박태웅이라는 분의 기사 제목이 끌려 열었다가, 글을 여러 읽었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매우 일치하는 글들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부터 여러 번에 걸쳐 함께 공유했다. (지난 2 18일과 19) 멋진 담론들이다. 오늘 아침도 흥미로운 다음 가지를 공유한다.

 

하나는 우리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신체적 움직임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는 담론이다. 우리 청소년의 운동부족은 세계 최악이다. 아이들을 좁은 교실에 가둬 놓고 몇 시간씩 움직이지 말고 공부하라는 건 뇌를 죽이는 일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입증된 근거(evidence) 중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근거 아래 교육이 전개되어야 인공지능(AI)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의 움직임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한국 청소년의 운동부족은 세계 최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2016 146개국 11-17세 학생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량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94%가 운동부족이다. 여학생에 한정하면 무려 97.2%이다. 한국의 초등학교 1·2학년은 아예 체육수업 자체가 없다. 방과 후 체육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 비율(42.9%)은 아예 OECD 전체에서 꼴찌다. OECD 평균(66%)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OECD는 회원국 35개국 외에 중국 등 37개 비회원국도 조사했는데, 이 나라들을 포함하면 한국이 72개국 중 꼴찌라 한다.

 

2008년 뇌와 체육의 관계를 밝혀낸 책 <운동화 신은 뇌>를 써서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존 레이티(Ratey·71) 하버드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온종일 앉아만 있는 한국식 교육은 학생들 뇌를 쪼그라들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있다. "아이들을 좁은 교실에 가둬 놓고 몇 시간씩 움직이지 말고 공부하라는 건 뇌를 죽이는 일"이라는 것이다. 레이티 교수는 '운동이 학생들의 뇌를 활성화해 공부를 더 잘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시를 한편 읽고 계속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는 짧은 것이다. 어서 봄이 주말 농장에 나가고 싶다. 우리가 착해 때는 몸을 때이다. 밭에서 일을 때든지, 아니면 운동할 때이다.

 

 

내가 가장 착해 질 때/서정홍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 진다

 

 

앞에서 하던 이야기로 다시 돌아온다. 미국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에게 수업 전에 운동을 시켰더니 2005-2011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1년 만에 평균 19.1점 올랐다 한다. 같은 기간 운동 안 한 학생들은 9.9점만 올랐다. 이후 '0교시 운동'은 인근 학교들로 퍼져 나갔다. 펜실베이니아주 평균 성적에 못 미쳤던 타이터스빌 학군 학생들도 체육 수업을 강화하자 학력평가에서 읽기는 평균보다 17%, 수학은 18%씩 높게 나왔다.

 

외에도 30분간 실내자전거를 약간 숨찰 정도로 달린 후 두뇌 4곳과 해마활동도를 비교했더니 두뇌활동도가 2.5배 높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졌다거나, 매일 1시간씩 5주간 수영한 쥐는 치매유발물질(베타아밀로이드)을 주입해도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는 등 뇌와 신체가 연동한다는 근거는 차고 넘친다.

 

어릴 때 운동을 하지 않고 온종일 앉아만 있으면 공부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건 이미 입증이 된, 다시 말해 근거가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공교육은 청소년들을 세계에서 가장 움직이지 않게 만든다. 특히 소녀들의 경우 무려 97.2%가 운동부족이다. 이 시기의 운동부족은 평생의 체형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박태웅 회장의 지적이다.

 

미국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에게 수업 전에 운동을 시켰더니 수학 성적이 1년 만에 평균 19.1점 오른 것도 마찬가지다. 강남의 어떤 일타 강사가 전교생을 상대로 이런 성과를 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한국의 초등학교 1·2학년은 아예 체육수업 자체가 없다는 우리 교육의 심각한 문제이다.

 

번째로 우리 교육 현장에서 입증된 근거(Evidence) 중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좋은 예가 23세이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다. 그는 중요한 시합에서 매 경기 다른 선발로 상대를 공략했던 것이다. 그리고 11명이 뛰는 경기에 절반이 넘는 대여섯 명을 바꾸는 식이었다. 게다가 단 한 명의 부상 선수도 없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낸 것일까?

 

높은 스피드로 측면을 공략하는 이동준 선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스프린트(순간적으로 가속해 빨리 달리기)가 많은 선수다. 감독님이 많이 배려했다. 빠르고 체계적인 회복에 집중했다. 마사지도 마찬가지다. 너무 감사했다. 회복을 잘해서 경기를 잘 뛸 수 있었다.”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던 원두재도 마찬가지였다. “식사부터 에어컨까지 모든 걸 세심하게 체계적으로 돌봤다. 그래서 부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체계적인 관리를 했다. 훈련 뒤에 개별적인 데이터를 뽑아 지침을 했다. 각자 몸 상태에 맞게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근육 피로 최소화 방안을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 김 감독은 훈련이 끝날 때마다 선수들의 데이터를 뽑아 각자의 몸 상태에 맞는 훈련과 회복프로그램을 준비했던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부상 선수도 없었던 거의 유일한 팀이었다. 김 감독의, 근거(Evidence)에 기반한 운영의 결과였다.

 

한국의 공교육은 여전히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유교풍의 근면, 혹은민족 중흥같은 산업사회의 구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박태웅 회장은 글에서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하고 있는 국어 과목을 설명하는 교육부 고시 제 2015-74호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고 공통 과목인국어는 국어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태도를 기르고,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국어 사용을 바탕으로 하여 국어 발전과 국어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려는 뜻을 세우며, 가치 있는 국어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과목이다.”

 

국어과목의 목적이국어 발전과 국어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려는 뜻을 세우게 하는데 있다는 건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아이들이 시와 소설을 즐길 줄 알게 하면결과적으로국어 발전에 이바지할 대 문호가 나타날 순 있어도, 그게 거꾸로 되진 않을 것이다. 뭔가 회초리를 손에 들고는좀 더 창의적으로 자유분방하게 하란 말이야고함을 치는 모습이다.

 

가치 있는 국어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는 것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가치 있는 국어 활동이 무엇이든, 국어 교육이 결국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네 가지를 잘 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이라면 실제로 국어 교육이 가져야할 근거는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실질 문맹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OECD는 지난 2013년 세계 22개국에서 15만 명 이상을 방문면접조사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뽑아냈다. 특이한 것은 다른 나라들은 30~35세에 가장 높은 독해력을 나타낸 다음 서서히 떨어지는데, 한국은 20대 초반에 정점을 찍은 뒤 연령이 증가할수록 급격히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OECD의 연구담당자는 “책을 읽지 않는 채로 나이가 들면 독해력이 크게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너무 어릴 적에 변화구를 익힌 결과 막상 성인이 되어서는 강속구를 던질 수 없게 된 야구의 경우와 흡사하다. 한국의 국어 교육은 ‘실질 문맹률’이라는 근거를 가질 수 있다. ‘어릴 적에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하자'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듣기'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오래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문제를 절감할 것이다. ‘제대로 듣는’ 사람을 만나기가 정말 어렵다. ‘듣기'가 사라지면 자연스레 대화와 토론도 함께 사라진다. 혼자서 대화를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말을 들은 뒤 자신의 언어로 요약해서 들려주고, 제대로 들은 건지 확인을 하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

 

한국 사회에서 토론이라고 하면 곧바로 ‘말 싸움'이 떠오르고, 승패를 묻게 되는 것도, 이런 ‘듣기’ 부재의 공교육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흔히 ‘말 재주'라는 부정적인 표현이 붙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실질 문맹률을 측정해내 듯이, 청취 이해력도 충분히 측정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또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내일의 화두가 인공 지능 교육도 이런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공지는(AI) 교육이라고 하지만, 초중학교에서 AI 교육은 곧 소프트웨어 교육, 더 정확히 말하면 컴퓨팅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길러주는 것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논리적 사고력이나 수학적 사고에 주력하고 있다. 컴퓨터는 01만을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논리적이지 않으면 컴퓨터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논리적인 사고와, 경우의 수를 생각해내는 상상력, 예외를 처리하는 창의성을 기르는 게 곧 AI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밍 작업의 90% 이상은 협업으로 이뤄진다. ‘경청 하기’와 ‘논리적으로 말하기’는 따라서 AI에 필수적인 역량이 된다. 문제를 의식하고 발견해 중요한 오류를 찾는 것(디버깅 debugging), 상대의 요구를 듣고 관찰해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요구사항명세 Requirement Specification), 있을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 그려보는 것(사용자 시나리오 User Scenario), 반복되는 일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알고리즘 Algorithm)들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게 말하자면 A.I.교육의 핵심이 된다.

 

다시 말하면, 인공지능(AI) 교육을 포함해 한국의 교육이 구체적인 근거(Evidence)를 가지고 이뤄지기를 바란다. 관성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들이 너무 많은데,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의 정의는 시대에 맞게 전면 개정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서술이 돼야 옳다.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이것이 자칫 어려서 부터 변화구를 가르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익혀야 할 것은 변화구가 아니라 기본적 운동능력이다. 좋은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선 야구 뿐만 아니라 육상, 수영, 배드민턴, 요가와 같은 다양한 종목으로 반응속도, 근력, 시각능력을 키워야 한다. AI도 마찬가지다. 컴퓨팅적 사고력과 책 읽는 습관, 정성껏 듣고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잘 커뮤니케이션하기, 뇌가 자랄 수 있도록 마음껏 뛰어놀고 평생 즐길 하나의 운동을 갖게 하기, 이것이 참된 AI교육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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