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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인문 산책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 법칙을 제외하고는 무엇도 불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무엇에 의존하는 삶을 계속하다가, '만약에' 그 의존이 끊어진다면, 당황할 것이다.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다. 그래 독립심이 생존에 가장 중요하다.

어떤 수를 써도 필연적인 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우리의 유일한 선택은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이 마지막일 거라는 것처럼 소중하게 다루며 즐기는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일수록 더 쉽게 부서진다. 그래서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모른다.

다음에도 어김 없이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마음의 기대에 불과하다. 어느 것이나 생에 단 한 번의 기회일 뿐, 다음 순간은 보장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우리는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이 세상 역시 우리 각각의 존재를 마지막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유리 와인잔의 속성 안에 '필연적인 깨어짐'이 담겨 있다. 그것은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유리잔이 이미 깨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이해할 때, 그것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해진다. 그것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내 몸도 이미 부서진과 마찬가지임을 알 때 삶의 매 순간이 소중해진다. 소중함과 가치가 두려움과 슬픔보다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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