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는 우리 동네에 류시화 시인이 와서 팬 사인회를 했다는데, 못 갔다. 친구들과 꽤 전에 약속한 모임이 천안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옷순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류시화 시인을 못 만난 것이 아쉬운 이유는 최근에 그가 펴낸 아주 좋은 산문 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때문이다. 제목부터 자꾸 보면 볼수록 생각거리를 준다.
부활 주일 아침에 나는 그의 책에서 "낫싱 스페셜(Nothing Special)!"라는 말을 만났다. 프랑스어로는 "빠 드 스페이시알(Pas de special)!"이다. 류시화 시인은 이것을 한국 말로 이렇게 옮겼다. "큰일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 단지 하나의 사건일 뿐인 데도 우리의 마음은 그 하나를 전체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겪는 문제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괴물이 되어 더 중요한 것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걸 그렇게 큰일로 만들지 말고, 문제와 화해하고 받아들일 때 그 문제는 작아지고 우리는 커진다. 실제로 우리 자신은 문제보다 더 큰 존재이다.
"참 좋은 당신"들, 봄이 한 번에 방문해, 나는 너무 분주하다. 주말 농장에 갈 시간이 안 나온다. 상추들이 내 발소리를 그리워할 텐데.
참 좋은 당신/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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