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4. 와인 파는 인문학자의 인문 일기 (2021년 4월1일)
속보입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서울시장 5와 부산시장 P는 사퇴하기로 했습니다. "자본주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고, 가장 천박한 방식으로 오로지 건축개발과 내 집값 이득밖에 모르는 세상으로" 만들었고, 전두환. MB 같은 희대의 사기꾼과 한 몸이었고 지금도 같은 것을 추구"하므로,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 재산보다 평균 두배에서 10배는 많은" 죄로, 혼란속에 다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 지금의 고통을 감수하려는 국민위에 다시 자리잡고" 싶지 않기 때문에 사퇴합니다. 박선화 교수의 담벼락을 읽고 만들어 보았습니다.
속절 없이 흐르는 세월이 3월을 보내고, 벌써 4월 1일이다. 그리고 만우절이다. 언젠가부터 삶이 더 팍팍 해지고, 여유가 없어지면서, 우리의 만우절은 그냥 지나가는 듯 하다. 프랑스는 매년 4월 1일에 어른이나 아이들이 농담과 장난을 하거나, 물고기 모양의 초콜릿을 주고받는다. 영어로는 April Fool's day(4월 바보의 날)이라고 하고, 프랑스어로는 Le poisson d'avril(4월의 물고기)라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 프랑스에서는 이날 종이로 물고기를 만들어 친구나 선생님 등에 몰래 붙여 놓는 장난을 쳤다.
프랑스에서는 1564년까지 한 해의 시작이 4월 1일이었다.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바꾼 샤를 9세 때 새로운 달력이 생겨나고 이 때부터 1월 1일이 새해 초가 되었다, 1565년의 1월 1일, 프랑스 인들은 희망찬 한해를 기원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새해를 맞이하였다. 그런데 정작 4월 1일이 되자 사람들은 예전의 습관이 남아 있어서 그냥 조용히 지내기에는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물을 준비하되 정말 값진 선물이 아닌 웃음을 자아내는 가짜 선물을 주고받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새학기에 갓 적응하고 있는 학생들이 서로 장난치고 깔깔대면서 서로 부쩍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날이기도 한다. 프랑스 거리의 초콜릿 가게에서는 가지각색의 물고기 모양 초콜릿과 디저트가 오고 가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물론 만우절이니 만큼 웃음 터지는 거짓말도 빠지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는 이 날 방송이나 신문에서도 유쾌한 거짓말을 치곤 한다. 이런 식으로, 사는 데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4월 1일의 만우절은 없다.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심판하기 위해 부동산 거악 집단을 다시 불러들이자는 것인가? 오만해진 정당을 심판하기 위해, MB와 함께 저지른 내곡동, 엘시티 등의 비리 질문에 국민을 등신으로 보며 말장난을 계속하는 후보들을 뽑자는 것인가? 결국 국민은 미디어권력의 놀음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함을 절감하는 시간이다."
냉정하게 되돌아 보고, 역사를 뒤로 후퇴시켜서는 안된다. "왜곡된 구조 속에서 장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하는 것도 많다. 감정적 분노와 염증보다는 냉정한 분석이 있어야 개선 방향도 보이고 지적도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선거가 일주일 남았다. 가급적 정치적 발언을 삼가했는데, 오늘은 참을 수 가 없다. 특히 박선화 교수의 담벼락을 보고, 가만히 있는 것은 비겁한 행위라고 본다. 그래 나도 다음 주장을 공유한다.
(1) 냉정히 보면, 현 정부는 기대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지만, "세계적 불황과 위기 속에 경제와 보건이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잘 방어하고 있다. 문제라고 보이는 많은 면들이 이 정부의 실력부족도 있지만, 이미 왜곡된 구조 속에서 장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하는 것도 많다. 감정적 분노와 염증보다는 냉정한 분석이 있어야 개선 방향도 보이고 지적도 정확하게 할 수 있다."
(2) 박교수의 주장이 통쾌하다. "힐러리 얄밉다고 트럼프를 찍은 미국의 모습이 보인다. 자신들도 약자면서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상당수 동양인들이 지금 미국에서 당하고 있는 고통은 스스로 불러온 참사다."
오늘도 박노해 시인의 시를 공유한다. 아침 사진은 주말농장 가는 길에 나오기 시작하는 두릅 순이다. 두릅, 이걸 한문으로 하면 '목두채'라 한다. '나무의 머리 채소'라는 뜻이다. 생각하지 않고 사는 일상에서 생각하는 일상으로, 대답하는 삶에서 질문하는 삶으로 건너기기를 위해서는 다른 이의 글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선택이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의 때가 있다/박노해
참고 지켜볼 때가 있고
단칼에 정리할 때가 있다
최선을 추구할 때가 있고
단호히 선택할 때가 있다
선택할 때를 미루지 말자
선택하지 않아도 선택이고
미루어 놓는 것도 선택이니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우리 앞날을 바라보며
나의 선택으로 발생할 결과를
최대한 예견하고 각오하며
사려 깊고 담대하게 선택하자
나도, 빅교수처럼, 배타적이고 독불장군 적인 사람을 싫어한다. 그런 사람들은 앞에서는 공정과 정의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결과는 공정이나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박선화 교수에 의하면, "오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이들이 리더로 올 때 조직이 잘 된 적이 없다. 잠시 화끈해 보이고 측근의 영악한 정치적 인물들은 득을 보지만, 집단 전체로는 분열과 상처만 남는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사회적 성공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다.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도 그렇다. 예를 들면 북한과 <국민의 힘> 당이 그렇다. 박선화 교수의 통쾌한 '사이다' 지적이다. "이념적으로 북한과 <국힘당>은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표면적 모습일 뿐이다. 이들의 완벽한 공통점은 근본적으로 시대 역행적이라는 점이다." "북한에도 좋은 사람이 있고 국힘당이라고 다 나쁜 사람만 있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조직 속 개인을 떠나 집단정서와 사상, 행태가 인류발전과 세계의 흐름에서 최소 50년~ 100년쯤 뒤쳐졌다는 점이다." 그래 나도 아주 싫어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보지 못한다. 그리고 이게 우리 정치 현실의 뼈아픈 슬픔이다. 그 이유는 "남한이 아무리 문제가 많고 개선할 것이 많아도 북한으로 넘어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그곳에 악마들만 살아서 가 아니라 낡은 집단"이어서 이다.
남한 정부의 정권을 교체하자고 하지만, "마찬가지로 민주당이나 정의당 등을 얼마든지 비판하고 더 나은 정치적 대안을 고민해야 마땅하겠지만, 시대적 유물이 된 당을 대안으로 생각하긴 어렵다." "어떤 조직, 집단이나 그렇듯,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듯, 민주당 역시 부패해 갈 것이고 이미 그런 자들도 많을 것이고 오만함에 대한 평가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그러나, 박선화 교수의 지적처럼, 나 자신도 "자본주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고, 가장 천박한 방식으로 오로지 건축개발과 내 집값 이득밖에 모르는 세상으로 만든 이들이, 전두환. MB 같은 희대의 사기꾼과 한 몸이었고 지금도 같은 것을 추구하는 이들이,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 재산보다 평균 두배에서 10배는 많은 이들이, 혼란속에 다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 지금의 고통을 감수하려는 국민위에 다시 자리잡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주저하고 있었는데, 딱 이 거다. 다시 목소리 높여 말하지만, 그들에게 "혼란속에 다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 지금의 고통을 감수하려는 국민위에 다시 자리잡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고 왜 그들이 유지되고, 여론을 흔드는가?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가끔씩 올리는 박선화 교수의 담벼락에서 만나고, 침대를 박차고 나와 이 글을 쓴다. "건 오랜 세월 함께 유착해온 언론의 전폭적 지원과 부정. 비리로 쌓아온 막강한 재력 덕분이다. 국민의 0.1%도 안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이들이 총동원되어 기득권을 되돌리기 위해 연합작전을 펴는 것이 뉴스를 보면 보인다." 정말이다.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과는 물타기 하고, 현 정부의 성과는 외신에서만 볼 수 있으며 흠집은 태산같이 부풀려 나라가 망할 듯 호들갑을 떠는 뉴스를 매일 들으니 당연히 짜증이 나고 무능과 부패로 얼룩진 듯한 착각도 생긴다. 하지만 냉정히 보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세계적 불황과 위기 속에 경제와 보건이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잘 방어하고 있다." 내가 현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빠'는 아니다. 그래도 인문운동가이다. 그 역할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인문학을 단순한 문화활동의 영역으로만 이해할 때, 그 인문학은 탈 정치화되고 탈 역사화 된다. 그러한 인문학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사회나 세계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게 하고, 구체적인 변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실천적 삶에 무관심하게 된다. 인문학을 탈 정치화 하면 인문학이 지닌 중요한 비판적 성찰과 세계에 대한 개입의 의미를 보지 못하게 한다.
그래 나는 인문학보다 인문운동가가 되기 택한 이유이다. 인문운동가 하는 일은 비판적 성찰, 해답 찾기가 아닌 새로운 물음 묻기를 통한 세계 개입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서의 정의, 평화, 평등, 연대의 가치를 더 확장하고 실천하기 위한 비판적 저항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간에 고정하려 하는 것과 제한하려 하는 것, 절대적인 것의 위험성과 불확실성을 성찰해야 한다. 이런 비판적 저항은 다음과 같은 인문학의 기초에서 이루어진다.
(1) 세상의 모든 권위와 권력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기: 한나 아렌트는 비판적 사유는 나 자신과의 대화이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고독'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보다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이성적으로 사유하기: 이를 위해 자신을 말과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3) 물음 묻기, 즉 질문하기: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이 있다. 좋은 질문은 질문 받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고 내 안에 또 다른 세계를 찾게 만든다. 나쁜 질문은 "예 혹은 아니오"로 단정 짓게 만드는, 생각이 필요하지 않은 질문이다. 답을 내릴 때 기억해야 할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하다. (1) 모든 답은 잠정성을 갖는다. (2) 모든 답은 부분성을 갖는다. (3) 모든 답은 특정한 정황 속에 매여 있다.
이를 통해 키워진 인문 정신은 확실성을 내려놓고 불확실성에서 사유를 시작하는 것이다. 끊임 없는 불안감을 끌어 안고 살아야 하는 수고가 있다 할지라도, 고정된 정답보다 새로운 질문 묻기를 하는 것이다. 상투성에 저항하고 자명성에 물음표를 붙이는 일이다.
다음 글들을 보시려면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a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위이무불위(無爲而不無爲)" (0) | 2021.04.02 |
---|---|
2년 전 오늘 아침 인문 일기-"당신은 누군가로 하여금 당신을 사랑하게 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늦기 전에 말이예요." (0) | 2021.04.02 |
만우절 (0) | 2021.04.01 |
좋은 봄날이 오면 생각나는 시입니다. (0) | 2021.04.01 |
교육문법을 말하다. (1) (0) | 2021.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