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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리더의 가장 필수적인 역량은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 ‘문해력’과 ‘협업력’이다.

1887.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1월 29일)

 

오늘부터 긴 연휴가 시작된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하여 5일이나 쉰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변종, 오미크론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세상이 조용하다. 나 혼자만 마음이 부산하다. 3월 9일에 있을 대한민국의 리더를 뽑는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그래 오늘은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언젠가 만났던 윤정구 교수의 글을 다시 소환해 읽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리더가 시대를 읽는 문해력이 있다면 리더는 시대적 상황이자 날줄인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기후 및 탄소 중립, 양극화 해결이라는 과제에 생존을 넘어선 번영이 가능한 씨줄을 제시해 새로운 시대적 상황을 조직하여 직조해 낼 것이다. 

윤정구 교수가 제시하는 리더의 가장 필수적인 역량은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 ‘문해력’과 ‘협업력’이다. 문해력은 씨줄과 날줄을 통해 미래를 새롭게 구성해서 뉴-노멀로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협업력은 미래의 약속으로 존재하는 뉴-노멀을 구성원의 주체적 협업을 통해 노멀로 실현할 수 있는 운동장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문해력으로 제시된 뉴-노멀 세상을 협업의 운동장을 통해 단단한 현실상태인 노멀로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그가 말하는 '진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의 자질이다. 그건 개인의 삶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해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대를 읽는 문해력을 말한다. '시대 문해력'이란 "자신 삶의 내러티브(narrative)를 구성하는 분명한 정체성과 신념의 씨줄을 시대적 상황이라는 날줄에 직각으로 엮어서 새로운 미래를 직조해 생생하게 큐레이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윤정구) 여기서 큐레이션이란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을 말한다. 본래 미술 작품이나 예술 작품의 수집과 보존, 전시하는 일을 치칭하였으나 요즈음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윤 교수에 의하면, "문해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들의 주장이 씨알이 먹히는 소리인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문해력이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미래는 산적한 현안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씨알이 먹히는 내러티브가 된다. 리더의 이야기가 씨알이 먹힌다는 것은 리더가 자신의 내러티브를 통해 큐레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네러티브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지자들의 팬덤을 형성할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리더의 주장이 씨알이 먹히지 않는 이유는 시대적 상황이라는 날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자신의 씨줄만 고집하거나 강요할 때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내러티브도 없고 있어도 실제 상황이라는 날줄과 격차가 있어서 제대로 큐레이션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내러티브라는 말이 요즈음의 화두이다. 트랜드를 연구하는 김난도 교수의 한 인터뷰에서 그가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내러티브 자본’도 결국 내일을 빙자한 거품을 걷어내고 지금, 이 순간의 진정성에 집중하겠다는 욕구로 읽힌다"고 기자가 물으니,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 “맞아요. 예전엔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이었지만 이젠 서사의 진정성을 파고들어 가죠. 가령 영화 ‘ET’에 M&M 초콜릿이 나왔다면 이제 소비자는 궁금해해요. 그 회사는 우주개발에 투자했나? CEO가 양성평등을 말하면 이사회에 여성 임원은 몇 명인가? 상품의 스토리나 CEO의 말보다 그 회사가 가진 제품과 경영의 진정성을 캐내죠. 그 진정성이 내러티브로 확인되면, 소비자는 제품을 사고 주식을 사요. 내러티브는 단순 스토리와는 달라요. 세계관의 문제고 진정성의 문제죠. 개인도 기업도 결국 자기 정체성의 내러티브가 중요한 자본이 되고 있어요.”

글이 길어질 것 같다.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1월이 다 지나간다. 서양에서는 1월을 '제뉴어리(January)라고 한다. 이 말은 과거와 미래, 전쟁과 평화, 끝과 시작 등 현실 세계의 다양한 두 축을 상징하는 의미의 두 얼굴을 담고 있는 야누스(Janus)라는 신의 이름을 담고 있다. 야누스는 앞과 뒤에 모두 얼굴이 있는 신으로 뒤의 얼굴로는 과거를 보고 앞의 얼굴로는 미래를 본다 하여 해가 바뀌는 1월의 신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음력 1월을 다시 만난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라고. 날마다 같은 날, 날마다 좋은 날이 있을 뿐, 새해가 따로 없지. 소원을 빌면 새해가 들어줍디까? 해는 그대로이고, 날마다 같은 날이잖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 새해가 될까? 내가 바뀌면 새해가 되죠. 새해는 깨달음 같은 것 아니겠어요?” 용담 스님의 말처럼, 내가 바뀌도록 5일의 연휴 기간동안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뒤의 얼굴로는 과거를 보고, 앞으로의 얼굴로는 미래를 보면서. 


1월/윤꽃님

나는 야우스 
반은 감성에 살고 반은 이성에 산다 
누가 이중의 얼굴을 탓하는가 
순백의 물질, 눈 밑엔 언제나 
질척한 진흙의 마음이 있는 것을 

나는 야누스 
반은 꿈에 살고 반은 현실에 산다 
하지만 언제나 승리하는 건 현실 
리얼리즘이 로맨티시즘을 능가하는가 
자아가 본능을 억압하는 것을 

나는 우화 속의 여우 
그저 저 높이 매달린 잘 익은 포도송이를 
시큼할 거라고 자위하며 지나가는 
한 마리 여우 

겨울과 봄의 길목에서 
꿈인 그대여! 
철학도 이성도 사그라지는 
그대의 품속이여! 
힘과 물질이 대단치 않은 곳, 
개인과 자유의지가 피어나는 
그대의 입 속이여! 

그대는 나의 아버지이자 아들 
그대는 나의 자궁이자 혀 
그대는 나의 과거이자 미래 
어쩌면 이것이 
그대가 눈부신 이유인지도 모르는 것을.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_인문운동연구소 #사진하나_시하나 #윤꽃님 #복합와인문화공방_뱅샾62 #리더 #문해력 #협업력 

윤 교수에 의하면, "시대를 읽는 문해력이 리더십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차세대 플랫폼이 날줄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디지털 플랫폼이 날줄로 제시된 세상에서 요구되는 씨줄은 진리(眞理: Truth)를 초월한 진실(眞實: Veracity)이다. 문해력이 있는 리더가 되기 의한 첫째 조건이 진실과 진리의 차이를 구별해 이해하는 것이다. 스토리 텔링이 아니라, 네러티브가 문제가 되면, 진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리(眞理:Truth)는 어떤 주장이나 명제의 옳고 그름에 관한 객관적 잣대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옳은 것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옳은 것이고 틀린 것은 모든 사람에게 그릇된 것임을 입증할 수 있을 때 그 주장이나 명제는 진리이다. 보편적 자연 과학적 진리에 의해 판단되는 영역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진리에 대해 회의하는 사람이 있을 때 자신이 수집한 사실에 근거해서 이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논증하면 이 진리는 기각된다. 반대로 사실에 근거해서 진리가 반복적으로 논증(replication)되면 주장은 진리의 지위를 유지한다.

문제는 이런 자연 과학적 논리에 익숙해져, 우리가 진리와 진실을 혼동할 때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만을 이야기하면 다 진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자신이 본 사실은 이미 자신의 정신모형(프레임)이라는 안경에 의해 오염된 사실일 수 있다. 안타깝지만 일반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느낀 사실에 기반한 진리에 대한 주장은 모두 확증편향을 위한 데이터이가 많다. 디지털 플랫폼이 날줄로 제시되는 세상에서 이런 사람들은 가짜뉴스의 숙주로 전락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자신이 확증편향의 동굴 속에서 본 것들을 마치 사실인 양 호도해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유튜브나 기타 SNS를 통해서 말이다. 문제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대중은 또 거기에 속는다는 거다.

생각을 좀 꼼꼼하게 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보편적으로 옳은 것을 발현하는 진리(眞理)와는 달리 디지털 세상에 구현하는 것은 진실(眞實:Veracity)은 시간과 공간을 떠나 사실인 것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장이나 약속이 시대와 공간의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의미가 있다면 이 의미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관련한다. 의미는 목적에서 나오고, 목적은 미래에 거하기 때문에 진실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실현의 약속이다. 그 약속은 실현되는 시간이 요구된다. 위대한 진실은 현재를 통해 과거의 약속이 정산되는 형태지만, 대부분의 진실은 미래에 실현할 약속이다. 미래에 어떤 더 나은 사회나 더 나은 상태를 만들 것이라는 뉴노멀 세상을 약속했는데 리더가 협업을 통해 실제로 이 약속을 노멀로 실현했다면 리더는 진리가 아닌 진실을 실현한 역사적 산증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종합하면, 리더의 문해력이란 리더 자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국가나 사회의 정체성과 미래의 목적을 씨줄로 삼아서 시대적 상황의 날줄에 성공적으로 엮어내 뉴-노멀의 세상을 직조해내는 능력이 시대를 읽는 능력이다. 문해력이 있어서 씨알이 먹히는 주장을 하는 리더는 팬덤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해력이 떨어져서 과거의 범주에 고착된 토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확증편향을 먹고 사는 진영논리의 희생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이 먹히는 자기편끼리 확증편향을 증폭시켜 다른 확증편향의 진영과 힘 싸움을 벌인다. SNS 알고리즘이 노리는 것은 이런 확증편향을 이용한 중독이다. 유튜브로 돈을 버는 일부 극우 세력들이 이들이다.

21세기 리더십은 확증편향으로 무장된 진영논리와 뉴-노멀을 통한 새로운 팬덤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진영논리에 빠진 사람들이 힘으로 제시한 리더십이 '스토롱맨의 리더십'이다. 트럼프, 푸틴, 시진핑과 같은 스토롱맨들이 리더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국가들이 진영논리의 힘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진보가 문해력을 잃고 진영논리에 빠지면 이들은 포퓰리즘을 동원한다. 

진영이 아닌 뉴-노멀 기반의 팬덤을 이끄는 기제는 객관적 사실을 넘어선 미래에 대한 목적을 위한 신념, 정체성, 정서 등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리더가 시대 문해력이 있다면, 그 리더가 시대적 상황이자 날줄인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기후 및 탄소 중립, 양극화 해결이라는 과제에 생존을 넘어선 번영이 가능한 씨줄을 제시해 새로운 시대적 상황을 직조해 낼 것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그런 리더를 뽑아야 한다. 만약 리더의 주장이 씨알이 먹히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이런 시대적 현안이라는 날줄에 성공적으로 직조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젠, 문해력을 통한 뉴-노멀이 성공적으로 제시되면 결국 이 뉴-노멀이 약속한 세상을 협업을 통해 현실로 완성해 노멀로 만드는 것이 리더의 책무이다. 리더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뉴-노멀을 노멀로 만들 수 있는 운동장을 설계해주는 사람이다. 이 협업의 운동장을 통해 진리를 넘어선 진실이 실현되면 이 리더는 진성 리더로 역사적 유산을 남긴 리더가 될 것이다.

이 같은 진정한 리더에게는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유형의 팬덤이 형성될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도이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라는 말이 나온다. 배나무와 복숭아나무는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있어 사람들이 모이게 하므로 그 밑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을 갖고 있다. 말 그대로 하면, '복숭아 나무와 오얏(자두)나무는 말이 없다. 그러나 그 아래 저절로 발자국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나무들은 일 년 내내 자연의 순환에 따라 말없이 조용하게 정진해 왔던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안개가 내리나 서리가 내리나, 그 나무에겐 열매를 훌륭하게 맺기 위한 당연한 과정일 뿐이었다. 적당한 시간이 되니, 마침내 탐스런 복숭아와 자두를 맺게 된 것이다. 그랬더니 그 열매를 보고 사람들이 저절로 모이게 되었다. 

한문 '혜(蹊)'를 찾아 보면, 의미가 여럿이다. '좁은 길', '지름길', '발자국' 등이다. 혼자 생각해 보았다. 발자국을 남긴 좁은 길이 지름길이다. 지름길은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이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을 말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요즈음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이 군대에서 보냈던 허송세월을 사는 것 같다. 허(虛)하다. 그러나 복숭아 나무와 자주 나무처럼, 말없이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일을 하며 보내면, 그 길이 지름길일 것이다. 연휴 5일 동안 일상을 지배하며,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 읽고, 글을 쓰고, 자연과 대화하며 산책하고. 사진 찍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