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좋은 삶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자기 스스로를 세우고[자립], 거기에 알맞은 소질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돈을 벌고 사회적 관계를 이룬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삶과 세계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면 날마다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이것이 성장이고 순환이다."
자립이 시작이다. 배철현 교수의 묵상을 읽다 보면, 자립을 무척 강조한다. 배교수는 "인간의 마음속에는, 각자의 삶을 유지시키는 태양과 같은 것이 있다. 이 신적인 중심이 ‘자립(自立)’"이라고 하며, 자립에 대해 길게 설명하였다. 공유한다. "자립은 자족하는 삶의 비밀이다. 이 중심이 없다면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평화가 깨진다. 고대 그리스인들 만이 인간은 자족하는 인간, 자립하는 인간으로 정의하였다. 한자 ‘인간(人間)’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인간을 의미 하는 히브리어 ‘아담(adam)'이나 라틴어 ‘호모(homo)'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한 ‘흙'으로 정의했다. 그리스어 ‘안쓰로포스(anthropos)'는 ‘영웅처럼(andro-)' 고개를 쳐들고 멀리 보는(ṓps)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족 보행하는 인간만이 고개를 들고 정면을 응시할 수 있다. 인간만이 두발로 걷기에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그(녀)가 스스로 두발로 걷는 순간, 온전한 인간이 된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향해 걷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립은 모든 인간의 심연에 자리를 잡은 부동의 중심이며 나침반(羅針盤)이다."
자립이란 태양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지만, 그 주위의 행성들을 정해진 공식과 규율에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 만일 이 중심이 흔들거리면, 그 사람도 흔들린다. 만일 그가 자신의 태양에 의존하지 않고, 가까이 있는 금성이나 화성에 의존한다면, 그는 금세 정해진 길에서 이탈하여 우주의 고아가 될 것이다. 인간은 홀로 서기를 연습해야 한다. 내가 걸음마를 시작하는데, 누군가의 손을 의지하거나, 전동 휠체어의 도움을 받는다면, 나는 영원히 올바로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나의 심연에 건재한 자립으로 부터 만족과 위안을 얻는다면, 나는 외부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의존하도록 아이들을 키운다.
어제 뉴스에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소식이 많았다. 그 중 관심을 끌었던 멘트는 "힘의 본보기가 아닌, 본보기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겠다"는 말이다. 말 뿐이 아니길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적용될 또 다른 멘트 하나를 보았다. "우리가 마음을 닫는 대신, 영혼을 열면, 관용과 겸손을 조금 보여준다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볼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통합]을 해결할 수 있다." 개인의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누구와 갈등을 겪고 있다면, 영혼을 열고, 관용과 겸손으로 자신의 마음을 재배치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의 불편을 받아들이면, 소통이 시작되고 갈등이 풀린다. 겨울 들녘에 서면 안다. 아침 사진은 겨울 들녘을 걷다 만난 갑천의 모습이다.
겨울 들녘에 서서/오세영
사랑으로 괴로운 사람은
한 번쯤
겨울 들녘에 가 볼 일이다.
빈 공간의 충만.
아낌없이 주는 자의 기쁨이
거기 있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
떨어진 낟알 몇 개.
이별을 슬퍼하는 사람은
한 번쯤
겨울 들녘에 가 볼 일이다.
지상의 만남을
하늘에서 영원케 하는 자의 안식이
거기 있다.
먼 별을 우러르는
둠벙의 눈빛.
그리움으로 아픈 사람은
한 번쯤
겨울 들녘에 가 볼 일이다.
너를 지킨다는 것은 곧 나를 지킨다는 것,
홀로 있음으로 오히려 더불어 있게 된 자의 성찰이 거기 있다.
빈 들을 쓸쓸히 지키는 논둑의
저 허수아비.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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