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훈련된 지성을 가진 사람은 다음의 세 측면에서 탁월하다. (1)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강하다. (2) 윤리적 감수성, 아니 윤리적으로 민감하다. (3) 예술적 영감에 세다. 이 중 윤리적 민감성이 부족한 사람의 특징을, 최근 '문제의' 드라마 <SKY 캐슬>에서 이태란(이수임역)을 보면, 우리는 알 수 있다.
드라마 속의 이수임처럼, 윤리적으로 민감하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복잡성’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이해하는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예를 들면, 보육원을 운영하는 선한 부모의 영향으로 바르게 자랐을 그녀는 같은 반 친구인 염정아(곽미향역)가 선지를 파는 폭력적인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드라마에서 곽미향을 버리고 신분 세탁한 ‘한서진’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어찌하여 사회 구조의 문제를 읽는 훈련은 되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드라마 속에서, 이태란은 이웃 주민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겪은 ‘캐슬’ 구성원의 슬픈 정서나 그 비극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감수성이 부족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욕망과 이익 문제로 단순화하곤 한다. 한번쯤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 혹은 ‘내가 모르는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좋겠지만, 자신만의 정의가 앞서면 그만큼 깊은 확신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내가 옳고, 이 일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량하게 무례할 수 있다. 나도 그런 점이 있다. 무엇이든 너무 쉽게 단순화하여 내가 생각한 ‘옳음'을 앞세워 판단하고, 비판하는 태도 말이다.
살다가 보면/이근배
살다가 보면서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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