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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훈련된 지성적 시선의 높이가 그 사람의 철학 수준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시선과 활동성을 철학적 높이에서 작동시킨다. 그 때 작동되는 것이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창의력과 상상력 (2) 윤리적 민감성 (3) 예술적인 영감.

위에서 말한 '지성'이란 인간이 그리는 무늬, 인문(人文)의 흐름을 포착하고, 감동하며 즐거워하는 능력이다. 일반적으로 감동이나 즐거움은 대상이 발산하는 시선과 보는 사람의 시선이 일치할 때 나온다. 그리고 인간의 가장 탁월한 시선으로부터 예술이 나온다. 문제는 예술이란 이미 있는 길을 익숙하게 걷는 것이 지금의 장소에서 없는 길을 새로 열면서 가는 모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은 노자가 말한 '무위(無爲)'가 필요하다. "공을 이루었으면 그것을 차고 앉아 거기에 머물려 하지 마라." 이를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라 한다. 중심에 머물다가, 그만 파국을 맞는다. 삶은 동사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공을 이룬 다음에 바로 다음 공을 향해 나아가는 동사적 태도 말이다.

철학은 '믿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은 사유의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이젠 "가슴에 박힌 돌부리를/붙잡고(…)/일어서야 한다." 그래 어젠 새벽 기차로 동두천까지 갔다.

넘어져본 사람은/이준관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무릎에
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
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
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
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

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가슴에
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
땅에 박힌 돌부리
가슴에 박힌 돌부리를
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 박힌 돌부리가 일어서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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