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음악을 들으며, 책 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오후에 모든 유혹을 끊고, 유발 하라리의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란 부제로 쓴 <21 Lessons>를 정독하다가, "의도적인 무지"란 말을 만났다.
무지, 이거 무서운 것이다.
모르면, 겁이 없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반면, 배우는 것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그것은 인격적 성장이다. 인생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이야기여야 한다. 그런데 실제 배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부 구경만 하고 있다.
배움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익힘'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익힘'은 그것을 다룰 수 있도록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 면에서, 어떤 강의를 듣거나 누군가로부터 배우면, 그 배운 것을 글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상의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익힘'을 반복하면 '나만의' 새로운 양식을 만들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그것을 두고 '자유'라고 불렀다. 그러니 배움의 목적은 결국 '자유'를 위해서이다.
사실 자유는 그냥 주워지지 않는다. 내가 자유자재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때, 그로부터 나는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 세상에 가짜는 있어도 '공짜'는 없다. 그러니 공짜로 무언가를 얻으려 할 때,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배워 법칙을 알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활용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면, 그 때 나는 자유롭다.
그리고 '자유로운 나'는 누구인가?를 쉼 없이 또 성찰해야 한다. 왜? 뭐 좀 할줄 안다면, 우리 인간은 오만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네가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라'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진짜 무지'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 지를 모르는 것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나의 한계를 알고 무리하지 않으며, 나를 배려하고 나를 돕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한계를 안다는 것은 곧 지혜를 뜻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절제를 할 수 있다. 즉 멈출 줄 알고, 현실을 잘 직시하고, 무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절제의 한도 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그만큼만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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