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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자 말라."

1772. 인문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10월 6일)

오늘은 몇 일전부터 읽고 있는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 중 다섯 번째인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자 말라"는 훈육(訓育) 이야기를 공유한다. 언뜻 읽으면, 체벌을 허용하는 듯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 양육하는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꼼꼼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나 할머니들도 자신들의 손자들을 위해 한 번쯤 고민할 문제이다.

가만히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 보면, 일상적인 가정사에 시달린다. 일상적인 문제는 뚜렷한 사건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늘 일어나는 일이라서 사소하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하루하루는 거의 비슷하게 돌아간다. 매일 일어나 흔한 일이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화두는 일상의 규칙으로 정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시간을 다투면서 불쾌하게 허비하느니 정신적이고 즐거운 활동을 하는 편이 훨씬 낫다.

우리는 어린아이 하면 귀엽고, 솔직하고, 사소한 것에 즐거워하고, 편견 없이 사랑할 줄 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는 '순수한 아이'라는 하나의 허상일 수 있다. 이간은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지닌 존재이다. 어린아이도 어른만큼이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악한 면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더 친절해지고, 야심적으로 변하며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도덕적 태도, 양심, 금지, 죄의식 등을 담당하는 심리적 구조의 한 부분인 초자아가 생긴다.

통계에 의하면, 수렵과 채집 시절의 인간은 소규모 공동체에서 지역 문화를 공유하며 살았지만 산업화된 도시 거주인보다 살인을 훨씬 더 많아 저질렀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가 커지고 체계가 집힘에 따라 인간의 폭력성이 줄었음을 입증하는 거다. 모든 인간이 그렇듯이 어린아이 역시 선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다. 그래서 사회와 접촉하지 않고 혼자서는 온전하게 성장하지 못한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마냥 역사와 사회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다. 인간의 폭력적 성향을 병든 사회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고 사회가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악한 행동을 억제하고 선한 행동을 장려하는 데 사회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없다. 실제로 아이들은 친구와 어른의 괸심을 간절히 바란다. 아이들은 친구와 어른의 관심을 통해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믿음 갖기 때문이다.

관심을 받지 못하면 어린아이는 정신적, 육체적 학대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모의 '자상 무관심'으로 인해 아이가 규칙과 절제를 배우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어린아이 자신이다. 그런 아들은 대체로 굼뜨고 산만하며 멍해 보이고 얼굴빛도 어둡다. 그들은 조각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조작되지 않은 돌덩이와 같다.

우리 주변을 둘러 보면,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의 뒤에는 내버려 두는, 방임(放任)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아야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물론 무조건 하지 마라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하도록 생각의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 존중, 그런 것은 다른 집 아이들에게나 가르쳐야 할 가치이지 자신의 소중한 아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하는 어머니들이 있는데, 아들을 황제로 키워서는 안 된다. '나쁜 아니는 없다. 나쁜 부모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니 체계도 없고 규제도 없는 양육은 항상 방치와 학대로 이어진다. 요즈음 부모들은 대체로 아이를 꾸짖거나 체벌하면 아이와 멀어질까 봐 두려워 한다. 요즈음 부모들은 자녀들과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부모는 친구를 넘어서는 존재이다. 친구의 권위는 잘못을 교정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는 사회와 자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녀가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고 생산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훈육이 필요하다. 피터슨이 말하는 훈육의 원칙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이다. 글이 길어지니 우선 이 다섯 가지를 공유하고, 내일 좀 더 이야기를 이어간다.
(1) 중요한 최소한 규칙만 남겨라.
(2) 그 규칙을 적용할 때 최소한 힘만 사용하라
(3)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4) 부모는 자신들도 냉정하고 교만하고 원망하고 분노하고 기만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5) 부모에게 현실 세계의 대리인의 행동할 의무가 있다.

이러 차원에서, 피터슨이 제안하는 인생을 위한 다섯 번째 규칙이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규칙은 자녀 성장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차분하고 합리적인 무모가 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어제는 매우 바쁜 하루였다. 하루에 한 가지 일만 하기로 했는데, 어젠  다섯 가지 일을 했다. 그래 어제 <인문 일기>를 오늘 아침에 쓴다. 밀렸다. 어제 아침에는 걷는 방법을 배웠고, 오전에는 동네에서 하는 영상편집 교육에 참석했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와인 강의를 했다. 대전 서구문화원 문화교육 프로그램이다. 12회를 할 예정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밭 수목원을 들러 깊숙이 다가온 가을을 즐기려고 잠시 들려 산책하며 사진을 많이 찍었다. 거기서 오늘 시처럼, "가을 오는 소리"를 실컷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먹고 사는 일을 했다. 오늘 사진은 수목원에서 찍은 거다.

가을 소리/박노해

가을은 투명해 가는 백합나무 잎에서 온다
살며시 고개 숙인 들녘의 벼에게서 온다
마당 가에 빨갛게 말라가는 고추에서 오고
서로 어깨를 기대인 참깨 다발에서 오고
조금씩 높아지고 맑아지는 하늘빛에서 온다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얼굴을 드러내며
붉은 볼로 빛나는 대추알과 사과알에서 온다
봉숭아 꽃씨 매발 톱 꽃씨 그 작은 씨앗들이
토옥톡 멀리 퍼져 흙 속을 파고드는
소리 없는 희망의 분투에서 온다

그리고 가만가만 생각에 잠긴 너
조금은 쓸쓸하고 슬퍼지는 마음에
세상의 미약한 노래들과 다른 목소리들과
가슴에 묻어둔 말들이 메아리 쳐 오는  
가을은 너에게로 마주 걸어온다

가을이 오는 소리
고요해진 내 마음에 울려오는
가을 소리

자녀 훈육은 책임이 따르는 행위이다. 조심해야 한다. 훈육은 잘못된 행위에 대한 분노가 아니고, 그릇된 행위에 대한 복수가 아니다. 공감과 장기적 판단을 세심하게 결합한 행위이다. 적절한 훈육을 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어른들 반응을 보고 자유의 한계와 범위를 인식한다. 그 한계를 확인하는 시점에는 일시적으로 짜증을 내거나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나쁜 짓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확인하려 한다. 폭력은 인간 본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평화이다. 평화는 배우고 익히고 노력해서 얻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는 상대를 때린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하나는 공격성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른 하나는 공격이 욕망의 충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격성이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세 번째는 허용되는 행동의 한계를 알아내려는 것이다. 따라서 잘못된 행동을 지속적으로 교정해 주면 어린아이는 허용되는 공격의 한계를 알게 된다. 교정 조치가 없으면 호기심이 커져서 공격적인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 상대를 때리고 물어뜯고 발로 차는 행위가 습관이 된다.

교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이들은 스스로 충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그래야 사회에 나가서도 다른 사람들과 충돌을 피하고 공존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 훈육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거다. 요즘 부모들은 훈육과 처벌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훈육과 처벌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처벌이 아닌 보상을 통한 훈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바람직한 행동을 장려하는 데 보상은 아주 효과적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다. 먼저 가르치고 싶은 것을 정한다. 다음에는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그리고 기르치려는 것과 비슷한 행동을 할 때마다 즉각적이고 적절한 보상을 준다. 이런 식으로 부모의 개입으로 자녀가 행복해지면 좋은 품행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자녀 뿐만 아니라 남편의 부인, 동료와 부모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내일로 미룬다.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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