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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독서라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다음 단계로 건너가는 일이다.

"시간을 들이고, 인내하며 지적인 사유를 하는 훈련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반대로 감각에 빠져 곰곰이 생각하는 능력이 길러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음으로 건너가는 과감한 용기가 없다. 그리고 곰곰이 긴 글을 읽고 생각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지식 생산자가 된다. 곰곰이 생각하는 능력 없이 즉각적으로 등장하는 감각만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지면 지식의 영역에서는 지식 수입자가 된다. 지식의 생산자가 되어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높이에  이를 수 있다. 반대로 지식을 수용하는 위치에 빠져 있으면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최진석)

좀 더 나아가는 삶을 살기를 포기하고 살면, 함부로 사는 막무가내의 인생이 된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면 감각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가벼운 태도를 줄이고 곰곰이 생각하는 지적인 태도를 길러야 한다. 그래 글이 길어도 꼼꼼하게 읽고 나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리고 모르는 내용은 묻거나 인터넷을 찾아가며 공부를 해야 한다. 이런 지적인 태도를 함양하지 않고는 어떤 종류의 진화(進化)에도 관여할 수 없다. "한 조각의 '인식'도 내놓지 못하면서 그저 별 의미도 없이 강하기만 한 '의견'을 내뱉는 허탈한 삶을 산다." 최진석 교수의 명 문장이다.

지적인 태도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지식을 증가시키는 일과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내공(內攻)이라고 최교수는 말한다. 내공은 인격의 문제이다. 지식과 내공이 동시에 잘 훈련되면 우리는 이 단계를 넘어서 저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독서, 즉 읽어야 한다. 독서는 인격적인 훈련이다. 지적인 수고를 하는 일이다. 나는 언젠가 나의 수고로 내 일상을 영위하면서 훨씬 더 행복해졌다. 그동안 다른 이의 수고로 네 일상이 이루어져, '발가 벗은 힘'을 잃었었다. 최근에 나의 수고로 깎아 먹는 사과가 훨씬 더 맛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독서를 너무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읽은 것을 내 것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2015년 UN 조사 결과, 한국인의 독서량은 192개 국가 중 166위이고, 문체부가 시행한 2019년 국민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성인은 연간 독서량이 6,1권에 불과하다고 한다. 독서를 하지 않으니, 글이 조금 길면 읽으려는 시간을 내지 않아 지적인 훈련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사회는 인식의 교환보다는 반성 되지 않는 의견들만 난무하고, 정치는 진영과 프레임 씌우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식은 생산의 시도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최진석 교수도 같은 의견이다.

끝으로 최교수의 제안을 직접 들어 본다.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끼리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 높이를 넘어서려면 최소한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어야 한다. (…) 독서라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다음 단계로 건너가자. 진화는 용기로 빚어지며, 용기는 지적 인내이다. 지적 인내는 독서로 제일 잘 길러진다. 책읽기가 보통 물건이 아님을 기억하자." 내 생각은 지적 인내를 위해 우선 천천히 좋은 글들을 읽는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