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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능력, 즉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주부터 나는 몇 일간에 걸쳐서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나를 만드는 법을 이진성 작가가 제시하고 있는 8가지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는 주장을 정리해 본다. 참고로 이진성 작가가 말하는 그 방법은 다음과 같이 8 가지이다.
1. 디지털을 차단하라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3. 노잉(knowing)을 버려라. 비잉(being)하고 두잉(doing) 하라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designe thinking)' 하라.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미래의 의사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능력이 환자의 심적, 육체적 두려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환자와 질병을 창의적으로 대하는 것이라면, 의과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왜냐하면 소설 창작이 미래 의사가 갖춰야 할 능력을 잘 키워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랑스 바칼로레아는 철학과 더불어 문학이 필수이다. 학생들은 문학 작품을 읽고 분석한 뒤, 자신만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소논문을 쓴다. 시험관이 제시한 문학 작품을 읽고, 시험관의 질문에 답하는 구술시험도 있다. 가장 창의적인 분석을 하고, 이를 글로 가장 잘 쓰고, 가장 잘 설명한 학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고 가장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 다시 말하면,  창조적 상상력이 가장 뛰어나고, 자신의 창조적 상상력을 가장 잘 표현하고, 공감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하는 것을 평가한다.

많은 나라들이 이젠 철학과 함께 문학을 필수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물론 교육 방식은 어제 살펴본 것처럼, 트리비움을 따르고, 그 주에서도 수사학, 즉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학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취급된다. 미래를 통찰하고 시대 변화를 주도하고자 하는 CEO들에게 영감을 주는,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혁신적으로 성장시키는 문학을 말한다. 그래 실리콘 밸리에서 요구되는 철학자와 문학가는 IT 철학과 인공지능 윤리 등은 물론이고 기업 경영과 기업 문화 등에 정통한 자여야 한다.

문학을 읽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분석을 한다거나 의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창의적인 분석과 의견 등을 글로 쓰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학 독서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진성 작가는 이 방법론으로 미국 예일대 의대의 미술 수업과 서양 사립학교의 역사 수업을 예로 든다.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미술수업은 학생들과 교수가 함께 미술관으로 가서 미술 작품을 정밀하게 관찰한 뒤이를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나눈다. 이는 독자가 문학 작품을 정밀하게 읽은 뒤 자신만의 관점으로 작품을 분석하고 이를 다른 독자들과 나누는 과정과 유사하다. 그 이유는 단순히 의학 지식과 가기술만 습득한 학생은 환자를 기계처럼 대하는 의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술관 수업을 병행한 학생은 환자와 창의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의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사립학교들의 역사 수업은 이렇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아직 배우지 않은 어떤 역사적 사건의 결말을 상상하게 하고 이를 글로 쓰고 발표하게 한 뒤, 진짜 역사의 결말과 비교해보게 하는 수업을 한다고 한다. 자신이 잘 모르는 역사적 사건의 결말을 상상해보는 데는 강력한 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 자체가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크게 발전 시킨다고 본다.

미술과 역사와 문학의 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술 작품 하나를 정하고 마음을 다해 오래 본 후, 문학 작품을 보면 우리는 새로운 눈으로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 변화와 새로움을 시, 소설, 수필, 희곡 등의 형태로 써본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한다.  이 번에는 미술 작품 대신 역사 책을 한 권 읽고, 중요한 사건이 나오면 잠시 책을 덮고 그 사건의 결말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본다. 그리고 이를 글로 쓴 뒤 다시 책을 펼치고 실제 역사와 비교해 본다. 그리고 이걸 사람들과 공유한다. 이게 융합이 이루지는 길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새로운 문명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전에 없던 풍요와 편리를 누릴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무의미한 일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윤리, 도덕적 판단이 중요하다. 이진성 작가는 영국 철학자 필리파 풋이 제안한 '트롤리 딜레마(Trolly dilemma)를 자율 자동차에 적용했는데, 다음 세 가지 상황을 가정했었다.
1.  직진하면 열 명을 치고, 급히 방향을 틀면 한 명을 친다.
2. 직진하면 한 명을 치고, 급히 방향을 틀면 운전자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한다.
3. 직진하면 여러 명을 치고, 급히 방향을 틀면 운전자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한다.

이 상황 앞에서 인공지능은 각각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이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되지 못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과 대학이 인공지능 윤리 연구소 등을 세우고 인공지능의 윤리, 도덕적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문학을 이용해 인공지능의 윤리 도덕적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한 판단 능력을 기르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철학, 특히 윤리, 도덕과 문학의 융합을 추구해야 한다.

이쯤에서 시 한편을 읽고. 융합 이야기를 더 이어갈 생각이다. 오늘 아침 시는 산문시이다. 이 시를 소개한 채상우 시인은 "이런 하찮은 일로 "싸우기 귀찮"다. 아니다. 그게 아니다. "싸우기 귀찮아서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제거되고 추방된" 적까지 있는 "나로서는" 부당한 일에 맞서는 게 실은 두렵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지극히 작디작은 것들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 사소한 영역이 온통 부조리로 얼룩져 있다면 그리고 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했다가 도리어 "추방"당하기까지 했다면, 정말이지 온전한 정신으로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신기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요즈음 우리 정치권이 이렇다. 국민들은 코로나-19롤 죽을 지경인고, 세상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변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사과 없어요/김이듬

아 어쩐다, 다른 게 나왔으니, 주문한 음식보다 비싼 게 나왔으니, 아 어쩐다, 짜장면 시켰는데 삼선짜장면이 나왔으니, 이봐요, 그냥 짜장면 시켰는데요, 아뇨, 손님이 삼선짜장면이라고 말했잖아요, 아 어쩐다, 주인을 불러 바꿔 달라고 할까, 아 어쩐다, 그러면 이 종업원이 꾸지람 듣겠지, 어쩌면 급료에서 삼선짜장면 값만큼 깎이겠지, 급기야 쫓겨날지도 몰라, 아아 어쩐다, 미안하다고 하면 이대로 먹을 텐데, 단무지도 갖다 주지 않고, 아아 사과하면 괜찮다고 할 텐데, 아아 미안하다 말해서 용서받기는 커녕 몽땅 뒤집어쓴 적 있는 나로서는, 아아, 아아, 싸우기 귀찮아서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제거되고 추방된 나로서는, 아아 어쩐다, 쟤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고, 그래 내가 잘못 발음했을지 몰라, 아아 어쩐다, 전복도 다진 야채도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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