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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마음 챙김'은 유연하면서 휩쓸리지 않는 마음을 갖는 거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12월 13일)

어제 아침에 이어 '마음 챙김" 이야기를 더 끌고 간다. '마음 챙김'은 유연하면서 휩쓸리지 않는 마음을 갖는 거다. 마음 챙김을 영어로 하면 mindfulnessㅇ다. 그 반대 상태가 '마음 놓침'이다. 영어로는 mindlessness이다. 어제 '마음 챙김'은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힘을 보태 준다는 말을 했다. (1) 새 범주를 만들어 내는 능력 (2) 새 정보를 받아들이는 균형 감각 (3) 다양한 관점을 대하는 태도의 개방성. 오늘 아침은이 세 가지 이야기를 자세하게 공유할 생각이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세상에 숙달되어 감에 따라 범주화와 재범주화를 거듭하고 사물에 어떤 명칭을 붙였다가 다시 새로 붙이는 일을 자연스럽게 해낸다. 이런 과정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적응 행동이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어른이 되면, 마음 챙김을 통해 새 범주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거다. 마음 놓침 상태의 사람이 완고하게 기존의 범주에 의지하는 반면, 마음 챙김 상태의 사람은 계속해서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어제 한 일의 목록을 만들라고 하면, 흔히 어른들은 '아침 먹고, 일하고, 점심 먹고, 전화했다'와 같이 큰 덩어리로 말하거나, '토스트 한 조각을 깨물고, 씹은 다음, 삼켰다'라 말하기보다는 '아침을 먹었다'라 말한다. 과거를 재범주화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과거의 사건이나 인상이 처음 저장된 방식을 바꿀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거다. 예를 들어 우리가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 속에서 어떤 것을 골라 끄집어낼 때, 그 기억은 맨 처음에 범주 화된 상태 그대로이다. 그러므로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범주를 만들 때, 우리는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기 시작하며, 대상의 특성을 세분화하면 많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이게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대다수 강경한 견해들은 포괄적인 범주에 기반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는 한 문장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약 아주 상세하게 묘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사람을 설명하다 보면 결국 몇 가지 장점이 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이는 참을 수 없는 상황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하다.

그 다음, 마음 챙김 상태라는 것은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인 상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범주 만들기와 새로운 정보의 수용은 살아 있는 생물의 기본적인 활동이다. "감각 차단"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극을 주지 않는 한경에 오래 갇혀 있거나 지극이 있더라도 그 양상이 반복적이고 변화가 없는 것으로 지각되는 경우에는 감각 체계가 활동을 중단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정보에 열린 태도를 가진 사람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런 사람은 진지하게 듣고 관찰한 결과에서 나온 행동을 하고, 또한 계속해서 세분화되는 정보를 토대로 마인드세트를 한다. 이는 다른 관점에 대한 열린 태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결속이 강한 관계에서는 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야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다음, 마음 챙김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은 다양한 관점을 대하는 태도가 개방적이다. 자신의 시각과 다른 시각들을 열린 태도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관찰자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시각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런 인식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이나 몸짓, 행동 하나하나가 적어도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자발적이다 대 충동적이다. 한결같다 대 완고하다. 사람이 좋다 대 사람이 무르다. 열정적이다 대 너무 감정적이다 등등. 관점과 시각에 따라 다르다. 관찰자가 다양한 만큼이나 가능한 해석도 다양하다. 똑같은 생각, 똑같은 사람, 똑같은 사물이라 하더라도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 될 수 있다. 언제나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우리가 어떤 관점을 갖을 떼 흥미로운 것은, 우리는 관찰자로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판단할 때 자신이 행위자라면 그것을 할 수 있을지 또는 할 것인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거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3점 슛 라인에서 농구공을 던진다면, 그리고 골이 성공한다면, 다른 사람 눈에는 내가 모험을 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 말은 공 겉으로 인지된 내 역량이 다른 사람이 추정한 그 사람의 본인의 역량을 넘어섰다는 뜻이다. 반면 그 사람이 나만큼 자신이 있다면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했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이런 것이 마음의 유연성을 키우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이 다른 사람 눈에 부정적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그 사람으로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사실상 모든 행동이 관점에 따라서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그런대로 참아줄 만하거나 정당화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는 거다.

이런 관점을 시험해 보는 것은 결과적으로 유익하다. 우선, 선택할 수 있는 반응의 가짓수가 늘어난다. 한 쪽으로 치우쳐 사고할 때에는 꼬리표에 대해 기계적으로 반응하게 되고, 그로 인해 선택의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들도 우리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반응의 폭도 커진다. 두 번째로 이런 열린 태도를 우리 자신의 행동에 적용하면 자신을 변화시키기가 좀 더 쉬워진다. 마음 챙김에 의해 통제력이 커지면, 맥락을 변화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통증의 많은 부분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것과 같다. 손쓸 여지가 없어 보이는 확고부동한 상황조차도 유연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통제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앨커트래즈 감옥의 조류학자 이야기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로버트 스트라우드(Robert Stroud)이다. 그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사면의 희망도 없이 복역 중인 죄수였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창밖에서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며 보내는 공허하고 가혹한 나날이 계속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다리를 다친 참새 한 마리가 우연히 그의 독방에 들어왔다. 그는 그 참새를 정성껏 보살펴 완치시켰다. 그 새는 이제 그냥 새가 아니었다. 그에게 그 새는 특별한 참새가 된 것이다. 다른 죄수들이며 간수들, 방문객들이 그에게 새를 가져다 주기 시작했고, 그는 새에 관해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워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감방 안에 진짜 새장을 갖게 되었다. 그는 새의 질병에 관한 권위자로 명성을 얻었고, 새에 관해 점점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을 쌓아갔다. 그는 모든 것을 독학으로 터득했고, 또 모든 면에서 독창적이었다. 그는 40여 년 동안 감옥에서 지루하고 맥 빠진 삶을 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지옥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을 바꾸었던 것이다.

마음 챙김은 결과에만 집착하는 폐쇄적인 태도가 아니라, 과정지향적 태도에서 나온다. 후자의 태도는 모든 결과가 과정 다음에 온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거다. 모든 결과는 시간과 노력이라는 과정을 거친 결과이다. 어떤 사람이 지금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밟아온 과정을 알고 나면 그 과정을 모를 때에 비해 그의 성공을 노력의 산물로 보기 쉽고, 또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좀 더 높이 평가하게 된다. 그리고 과정지향적 사고를 하면 판단이 정확해질 뿐만 아니라 기분도 더 좋아진다. 순전히 결과지향적으로만 사고하면 인생의 즐거움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삶의 다른 모든 영역에서도 그 점은 마찬가지일 수 있다. 다 뜻대로 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이젠 틈나는 대로, 마음 놓침과 그것이 일상 생활 곳곳에서 드러내는 모습을 살펴 볼 생각이다. 그러니까 마음 놓침이 가지는 측면을 살펴 본 뒤, 그 동전의 뒷면을 살펴 볼 생각이다. 실제로 노화, 건강, 창의성, 일 등의 영역에서 마음 챙김이 주는 엄청난 잠재력을 정리해 볼 마음이다. 그런 마음에서, 오늘 아침은 함석헌의 <마음에 부치는 노래>를 공유한다.

마음에 부치는 노래/함석헌

세상이 거친 바다라도
그 위에 비치는 별이 떠 있느니라
까불리는 조각배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눈 떠 바라보기를 잊지 마라

역사가 썩어진 흙탕이라도
그 밑에 기름진 맛이 들었느니라
딩구는 한 떨기 꽃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뿌리 박길 잊지 마라

인생이 가시밭길이라도
그 속에 으늑한 구석이 있느니라
쫓겨가는 참새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사랑의 보금자리 짓기를 잊지 마라

삶이 봄풀에 꿈이라도
그 끝에 맑은 구슬이 맺히느니라
지나가는 나비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영원의 향기 마시기를 잊지 마라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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