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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무엇을 선택한다는 말은 무엇을 버린다는 말이기도 하다.

2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12월 7일)

영화 <서울의 봄>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도 전두광(황정민)을 우두머리로 움직이는 반란군의 움직임과 고립 속에서도 반란군을 제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태신 소장(정우성), 무능하고 우왕좌왕하는 군 수뇌부를 교차 편집하면서 장르적인 긴박감을 끌어올려 극적 재미를 극대화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면, 분노가 치솟았다. 그 이유는 불의가 이기는 결말 때문 같다.

내가 대학교 2학년과 3학년 시절의 이야기라 기억이 편집되어 있어 불쾌감과 함께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되어 말문이 막혔다. 여러 가지 머리에 스친 생각들을 나열해 본다.
   1. 부당한 권력을 끝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어떤 내용으로 새로운 세력 교체를 해낼 것인가, 국민들 앞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건 가가 더 중요하다. 10.26 이후 권력의 공백기, 모두가 새로운 세상이 열릴 줄 알았지만 시해사건의 수사를 주도하며 국가의 정보를 다 쥐고 있던 보안사령관 전두광(전두환)에게 허를 찔린 사건이다. 이미 시해사건수사를 맡았을 때부터 쿠데타를 꿈꾸었던 게 아닐까? 2017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했지만 권력의 공백기, 적폐청산을 주도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특검 팀에게 허를 찔린 거랑 오버랩 되어 가슴이 아팠다.
   2.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결말이 불편했다. 그러면서 이겨야 시대의 보편성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양가적 가치 사이의 혼돈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러나 역사는 말할 것이다.
   3. 전두광이 만든 당이 지금의 <국민의 힘>이라는 가짜 보수당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힘>은 오히려 전두광이가 본인들의 전신이 아님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할 원죄가 있다. 영화를 보면, 한국의 보수라는 것은 그저 민족 반역 행위이거나 아니면 군사반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런 게 한국보수의 정체성과 가치가 됐다는 게 한국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민족반역행위나 군사반란을 획책한 것을 더 이상 '보수'라 부르면 안 되는 것이다.
   4. 끈끈한 조직의 힘이 악한 권력의지와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12.12라는 역사적 사건이 여실히 보여준다. 오늘도 우리 사회는 이런 악한 권력 의지가 아직도 정보를 통제하고, 언론을 탄압하려 한다. 그것이 보편성을 부당하게 획득, 유지키 위함이라는 것을 우리가 모른다는 게 아프다.
   5. 적당히 선한 리더는 역사를 오히려 퇴행 시킨다. 리더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고,  아무리 끔찍한 죄를 저질러도, 단 한 명의 대통령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그러니 권력이 부패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다. 반면, 불의에 맞서 온몸을 던져 싸운 영웅들은, 영웅 대접은 커녕 가족들까지 비극이다. 그들을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나서서 싸우려고 할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인상적이었던 것은 황정민(전두광 역)과 정우성(이태신 역)의 두 배우 연기였다. 정우성은 자신이 연기한 이태신 소장이 “남보다 올바르 다거나 멋있는 원칙주의자가 아니라 그저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려고 했던, 자신의 위치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했던 인물로 보이길 바랐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영화 역시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에 대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날 쏟아졌던 각기 다른 선택들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택과 책임을 다시 생각하고, 나도 그런 상황이라면, 선과 악을 떠나 자신의 위치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다 하다가 생을 마감해야 겠다 다짐했다.

무엇을 선택한다는 말은 무엇을 버린다는 말이기도 하다. 선택은, 깊은 생각을 통해, 그 과정과 결과를 상상하고 예측하여, 지금을 대하는 정교하고 엄격한 삶의 태도이다.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굳이 알지 않아도 되고, 쓸데 없고 거추장스러운 정보들이 핸드폰을 통해 나의 사생활이 쉴 새 없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하루를 경계(警戒)하지 않으면, 그런 뉴스들로 나의 생각이 오염되고, 나의 갈 길을 방해받기 때문이다.

지금-여기에서 나에게 최선인 것을 알아내는 능력이 안목(眼目)이라면, 그 혜안을 감히 실행하려는 행위가 용기(勇氣)이다. 안목과 용기를 가지고, 우리는 선택을 하여야 한다. 배철현 교수에 의하면, "하루는 취사선택(取捨選擇)을 수련하는 훈련장"이라고 했다.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는데, 안목과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하루는 그걸 훈련하고 수련하는 도장(道場)이다.

선택하기에/임영준

네가 서 있는 세상은
암담한 막장이 아니야
우리가 바라는 낙원은
아스라한 별이 아니야
깃드는 바람 따라
충만한 열망을 따라
기다리고 있는 거야
선택하기에 달린 거야

그래 오늘 아침의 화두는 선택과 책임이다. 이야기를 좀 바꾸어서, 어제에 이어 "내 몸을 돌보는 건 내 책임"이라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신체의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지고 모든 생리적인 기능이 저하된다. 이를 늦추거나 다시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어제도 말했지만, 운동에는 크게 다음과 같이 3 가지이다.
   - 유산소 운동: 주로 심폐지구력과 근골격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혈중 지질 성분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높임으로써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인체의 면역기능을 올려주고 지방을 줄여주기 때문에 비만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이다.
   - 저항성 운동: 상소 공급이 충분하지 않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하는 운동방식이다. 숨이 차고 운동을 계속하는 게 힘든 단시간 운동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이 대표적이다.
   - 복합운동: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을 같이하는 형태 이 운동 방법이 운동 시간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고, 호흡과 순환 기능을 촉진하면서 신체 여러 근육의 발달을 종합적으로 향상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운동 효과는 단순히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이 심혈관 계통을 원활하게 하고, 지방 축적을 완화하여 대사증후군을 예방해 주고, 저항성 운동이 신경전달 물질을 자극하여 근육을 증대 시켜 근력을 키우고 근 소실을 방지해 노인 증후군에 대처하는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내장 근육은 자율 신경계로서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되지만, 골격근육은 운동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근육이 운동을 기억하는 시간은 72시간 이내라 한다. 따라서 3일 간격으로 꾸준히 운동해야만 만들어진 근육을 유지할 수 있다.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나다. 내 몸을 가장 사랑하는 것도 나다. 내가 매 몸을 돌보지 않는다면 세상 그 누구도 내 몸을 대신 돌봐 줄 수 없다. 그래 운동은 나를 책임지는 일이다.

그 중에서 우리는 건강하게 살다가 사랑하는 가족 곁에서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길 바란다. 질병을 오랫동안 고초를 겪다가 홀로 쓸쓸히 임종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건강 수명과 자연 수명이 일치해야 한다. 기대수명은 특정 시기에 태어난 인구에 예상되는 수명을 말하고, 평균 수명은 특정 시기에 사망한 인구의 수명을 뜻한다. 관점이 다를 뿐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누린 수명을 가리킨다는 차원에서 같은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3’에 의하면, 2021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6년으로 OECD 국가 평균 80.3년보다 3.3년 길다.

다음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신의 기대수명을 알 수 있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B42


이에 비해 건강 수명은 기대수명 또는 평균 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산 등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한 시시를 뺀 기간을 일컫는다. 실제로 활동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또한 자연 수명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최대한의 수명을 의미한다. 건강수명과 자연 수명이 일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운동을 통해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하여야 한다. 저자 이 회장이 한 방송에서 했던 말을 직접 들어본다. "혈액이 혈관을 따라 계속 돌죠. 몸 곳곳에 산소를 공급하려고 도는 거죠. 또 세포에서 나온 노폐물을 가져가려고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따라서 혈관이 건강하지 않으면 고속도로 혹은 등산로에 잡초가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길에 잡초가 무성하면 다닐 수가 없어요. 우리가 뛰는 운동을 하는 것은 혈관을 계속 고속도로나 등산로로 유지하려는 거예요."

아무 생각 없이 나이에 걸맞게 수동적으로 살면 기대한 대로 늙고 병들 수밖에 없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몰입하며 능동적으로 가능성에 의식을 집중하면 늙는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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