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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먼데서 이기고 돌아"오는 봄

3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동네 매봉산 환경지킴이 시민행동 모임에 갔는데, 거기서, "먼데서 이기고 돌아"오는 봄을 만났어요. 봄을 더 "흔들어 깨우는" 오늘을 보내요.

봄/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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