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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의 책 <<습관의 힘>>은 새로운 습관이 생기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추적한 책이다. 이 책에 의하면, 습관이 생기는 과정은 '신호, 반복행동, 보상'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매일 내리는 선택이 신중한 결정의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결국 습관일 뿐이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달리기를 매일 시작하고 싶다면, 단순한 신호(식사하기 전 운동화 끈을 묶거나, 침대 옆에 운동복을 놓아두라)와 분명한 보상(한낮의 즐거움, 먼 거리를 뛰었다는 성취감, 조깅 후 엔도르핀 효과)을 확실하게 선택해야 한다." 인류에게 양치질 습관이 형성되는 데도 '신호'와 '자극행동' '보상'의 규칙이 작동했다. 치약의 얼얼한 맛과 풍성한 거품이 우리 몸에 각인돼, 그것을 청결과 동일시하는 습관 패턴을 형성한 것이다.

내 주변에는 시작은 잘 하나, 지속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 하고는 계속 만나기 어렵다. "시작보다 지속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상황을 전환하는 정신적 습관이 있다. ‘지겨움'을 ‘편안함'으로, ‘반복'을 ‘익숙함'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다. 가령 외국어를 잘하기 위한 핵심은 반복이다. 운동 역시 그렇다. 이런 반복은 고통과 지겨움을 유발한다. 하지만 임계점을 넘으면 그것은 익숙함으로 변환된다. 반복하는 것에는 리듬이 생긴다. 그 리듬에 몸이 반응하면, 춤추거나 노래하듯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언어나 동작을 해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가치 있는 모든 일은 대개 반복을 요구한다. 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루함이 아닌 친밀함을 느끼는 건 시작보다 지속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결혼 생활도 지겨움으로 보면 고통이지만 익숙함으로 보면 안락함이다."

반복 되는 지속 속에서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관계가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은 늘 불안하다. 웬디 우드(Wendy Wood) 박사는 저서 <<해빗>>에서 나이키의 ‘just do it(일단 시작해라)’이 정신력에 대한 과대평가이자 자본주의의 달콤한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시작은 결코 반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심 자체를 큰 성공으로 여기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힘을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다. “난 시작은 잘하는데 지속이 안 돼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인간관계는 넓다는 면에서는 성공이었지만, 깊다는 면에서는 실패이다. 그에게 부족한 건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시작’보다 ‘지속’하는 능력이 보통 사람보다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속을 위해 덧붙여야 할 키워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탁월함보다 꾸준함’이다. 그게 습관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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