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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과거와 미래를 현재화 하라'

페이스북에서 윤정구 교수님의 담벼락에 만난 거다. "카르페 디엠의 원래 의미는 '과거와 미래를 현재화 하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현재를 살면서도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고 미래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상상해 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거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만으로 인간이 지금과 같은 문명을 만들지 못했다. 과거로 자신의 의식을 여행 보냈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과거의 18번과 영광만 되 새기는 사는 사람들도 있고, 미래만 상상하다 이 상상의 덫에 걸려 파랑새처럼 꿈만 꾸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뇌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는 기억일 뿐이고, 미래는 상상하고 기대된 체험일 뿐이지 실체가 없다. 뇌는 현재만을 살 뿐이다. 이러한 뇌를 속이는 방법이 시간의 현대화, '카르페 디엠'이라는 것이 윤 교수의 주장이다. 나는 '시간의 현재화'란 말이 좋다. 이 말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하고 기대한 것을 넘어서 이것을 가져와 현재와 접속시켜 이것을 부활시키는 능력이라 했다.
(1) 과거의 현재화: 과거 속에 묻혀 죽음을 당하고 있는 기억들을 현재와 접속시켜 오래된 새 길로 부활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과거를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2) 미래의 현재화: 상상적으로 기대하며 체험하는 수준을 넘어 우리가 열망하는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시간에 앞서서 실현시키는 일이다. 이런 미래를 위해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목적이라는 상상적 기대를 지금 현재로 가져와서 씨앗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과거의 현재화가 기억으로 죽어가는 과거를 살려내 "오래된 새길"을 만드는 작업이라면, 미래의 현재화는 스쳐 지나갈 수 밖에 없는 "미리 가본 새길"을 만드는 것이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서, 만들이 가지 않은 길이 올바른 길이라는 보장이 없어서 나중에 후회할지 모르지만 이 길을 택한 것에 자부심을 노래한다.

윤교수는 "미래의 새실"을 위해서 목표를 미래로 착각하지 마라고 했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길은 현재의 길이다. 그러니 이 목표가 목적으로 이어질 경우만 길은 미래의 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미리 가본 새길"이 목표를 넘어 목적으로 이르는 길인지 물어야 한다. 어떤 길이 목표를 통해 숨겨진 목적이라는 미래가 드러나게 하는 길인지를 찾아야 한다. 목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든 길은 미래의 길이 될 수 없다.

윤교수에 의하면, 벤치마킹을 통해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미래의 현재화 능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라 했다. 미래를 현재화 하기보다는 꿈을 쫓아 파랑새처럼 따라다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남의 복사품의 미래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없다. 벤치마킹의 의도는 좋지만 벤치마킹이 벤치티마킹으로 끝나면 미래의 죽음을 예고할 뿐이다. 이들을 통해서는 절대로 미래를 만날 수 없다.

카르페 디엠, 즉 '현재에 충실 하라'는 말은 과거를 살려내 만들어낸 토양에 미래의 씨앗을 심어 과일나무를 가꾸는 농부의 일에 충실 하라는 것이다. "살아 있는 역사는 과거를 부활시킨 '오래된 새길'과 미래를 현재로 가져와서 만든 '미리 가본 새길'을 교차 시켜 직조하는 방식으로만 만들어진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가르페 디엠은 시간의 직조를 통해 약속한 목적을 실현시켜 후세에게 진짜 유산을 남긴 사람들이 보여주는 삶의 비밀열쇠이다.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겨라'가 아니라, "현재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직조하라는 명령"이라 윤교수는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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