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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2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3.1운동 100주년은 우리 시민들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으로 우뚝 서서,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3.1혁명 정신으로 새로운 100년을 꿈꾸는 아침이다.

근데, 어제의 애석한 소식에 마음이 복잡하다. 김정은과 트럼프 양국 정상은 어제 하노이 회담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을 뒷받침할 행동계획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합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관련 여러 나라들의 셈이 복잡하다.

트럼프는 '부동산 장사꾼'일 뿐이다. 그 장사꾼이 하는 협상 방식을 보여주었다. (1)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라. 지난 번 싱가폴 1차 북미회담 때도 그랬다. 무작정 일주일 연기했었다. (2) 상대방의 취약점을 공략하라. 경제적 압박을 절대 풀지 않는다. 선언만 하면 되는 종전/평화 협정을, 상당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한 핵폐기를 먼저 하라면서 몰고 간다. 북한의 목줄을 쥐고 있기에 미국은 아쉬울 게 없다. (3) 서명 직전에 일어서라. 하노이에서 이 수법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보잉737 항공기 100대 등 23조원 어치의 물건만 베트남에 팔고 떠났다.

그러나 흐름은 이미 '정전'에서 '종전', '전쟁'에서 '평화'쪽으로 간다. 그래 나는 낙관한다. 하노이 선언 불발의 원인을 트럼프 개인의 독단적 판단이라고 보고, 3차 북미화담이 곧 이루어지고, 실무진이 어렵게 접근시킨 합의를 이룰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들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바람이 새로운 실험대에 올랐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 하노이 선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미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본격적인 남북경협을 할 참이었는데, 그 계획이 당분간 쉽지 않게 되었다. 다시 "단추를 채우면" 된다. 오늘 3,1 운동 100주년을 기점으로 일제가 할퀸 상처를 씻으면서 잘 못 끼운 단추를 다시 채워야 한다. 해는 계속 뜬다.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단추, 첫연애 첫결혼 첫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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