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행복하기 위해 물질적 풍요가 필요하고, 이것을 위해서는 사회에서의 성공이 필요하다.'
이거 누구나 다 아는 공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공식에 대해 자동으로 반응할 뿐, 이 공식의 원래 목표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물신주의'와 '성공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이 공식은 '행복하기 위해'로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덧 '행복'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물질적 풍요와 세속적 성공만 남아 있다. '물신주의' 라는 말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나온 것이다. 노동의 산물인 상품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신비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생활의 수단인 상품이, 교환가치의 척도인 화폐가 '물신(物神)'으로 승격하였다. 수단이 목적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행복을 위한 풍요, 풍요를 위한 성공이 변해서 물질적 풍요와 성공만이 삶에서 추구해야 할 전부가 되어 버렸다. 좋은 차에 미치고, 무엇이 되기 위해 혈안(붉은 눈)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지본주의는 속도와 완급, 복지를 절충해가면서 도입한 자본주의가 아니다. 식민지였기에 자본주의는 더욱 야만적이었다. 게다가 해방 이후 본격화한 경제 발전은 공동체를 해체하는 자본주의적 확산을 의미했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 발전 역시 공산주의에 대한 사전 예방적 의미의 작업이었다. 우리 내부의 행복 증진이 아니라, 체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써 경제 발전이었다. 6·70년대 질주하던 북한 경제를 따라잡기 위해 남한은 수출에 사활을 걸었다.
이런 천민적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다르게 살려고 해야 한다. 자신의 잘난 점을 과시하고 남의 약점을 발견해 짓밟으면서 상대를 이겨 출세하는 식의 자본주의 방식과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꿈을 꾼다. "아니다." 이건.
아니다/이정록
채찍 휘두르라고
말 엉덩이가 포동포동한 게 아니다.
번쩍 잡아채라고
토끼 귀가 쫑긋한 게 아니다.
아니다.
꿀밤 맞으려고
내 머리가 단단한 게 아니다.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이정록 #천민자본주의 #와인비스트로뱅샾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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