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8월 10일)
이상 기후로 비가 부분적으로 많이 내리는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는 거 아닌가 더 걱정이다. 단순히 지지율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니다. 지금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건건이 욕먹고 있다는 거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전에 예상되는 저항이나 반발에 대한 대응 논리를 충분히 개발 한 뒤 설득하면서 매뉴얼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 장관들이 '대통령 의중''에만 초점을 맞추고 무리한 속도전을 펴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문제가 곪아 터져 나오는 거다.
밖에 나가기 전 주춧돌(礎)에 습기(潤)가 젖어 있으면 비가 내릴 징조이니 미리 우산(傘)을 준비(張)하라는 "초윤장산(礎潤張傘"이라는 말을 오늘 아침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으로부터 배웠다.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반드시 작은 조짐들이 있기 마련이다. '1:29:300의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큰일이 1번 벌어지기 전에 29번의 중간급의 사건이 터지고, 그 전에 300번의 작은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1920년대 미국의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하인리히는 7만5천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하나의 큰 사고가 터지기 전에 29 건의 작은 사고와 300 건의 가벼운 징후들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하인리히 법칙이다. 1:29:300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하인리히 법칙은 건설 현장에 적용된 이론이지만 통계적 차이만 있을 뿐, 우리의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세상에 갑자기 찾아오는 재앙은 없고, 졸지에 다가오는 행복도 없다.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 서둘러 해결했으면 큰일이 아니었는데 무시하고 방관하다가 결국 큰일로 번져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분들은 조그만 조짐과 징조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세상에 어떤 큰일이든 작은 일에서 시작되고, 풀기 어려운 문제도 결국 쉬운 문제를 방치하는 데서부터 발단이 된다. 노자는 이것을 '반(反)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도덕경>>의 가르침 중 하나가 "되돌아옴"의 원리이다. '반의 법칙'이다. 노자는 <<도덕경>> 제40장에서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라 답한다. 즉 "반대편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도의 운동력"이라는 말이다. 반대편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을 운동력으로 해서 반대되는 것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는 거다. 이 운동력은 바로 자연이 본래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노자는 보는 거다. 쉽게 말해서, 만사는 그저 한 쪽으로만 무한히 뻗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한 쪽으로 가다가 어느 정도에 이르면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이게 우주의 리듬이라는 거다.
어떤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 작은 일들이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 거꾸로(反) 뒤집힌다는 것이다. 쉽다(易)고 생각하여 방치했던 일이 뒤집혀 풀기 힘든 어려운(難事) 일이 되고, 작다(細)고 무시했던 것이, 어느 순간 뒤집혀 해결할 수 없는 큰일(大事)로 번진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렵고 큰일이 닥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면 한결 수월하다는 것이다. 노자의 '반의 법칙'은 조직의 몰락을 설명하는 거다. 조직이 무너지기 전에 작은 징조들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직 크지 않았을 때, 아직 어려운 상황이 아닐 때 빨리 손을 써서 미리 해결하는 것이 리더의 능력이다.
리더가 존경은 커녕 무시당하고 조롱당하고 있다면 리더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경멸 받는 리더의 5 가지 특징"(NONEY MAN 에북 담벼락)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1. 유약한 모습: 리더가 나약하면 끊임없이 공격받는다. 누구나 나약함은 있지만, 리더는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2. 소심한 그릇: 작은 것이 지나치게 집착하고 사사건건 잔소리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매력 없고, 더 중요하고 큰 것을 봐야 하는 리더의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다.
3. 변덕스러운 성격: 리더가 변덕 부리면 조직에서 존경받을 수 없다. 결정을 가볍게 바꿔선 안 된다.
4. 경박한 행동: 리더는 가능한 다른 사람보다 좋은 언행을 보이려 노력해야 한다.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수다. 천박해 보이는 이더를 맏고 따르는 이는 없다 품위가 기본이다.
5. 지나친 무식함: 리더라고 모든 걸 알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남보다 많은 걸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폭넓은 지식과 자신만의 통찰이 있어야 대화하고 싶은 리더가 된다.
리더십이란 꼭 조직을 경영하는 위치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은 둘만 모여도 리더가 필요하다. 사실 혼자 있을 때조차 리더십을 가지고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 위의 다섯가지는 꼭 리더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조심하고 경계할 부분이다. 오늘의 시를 공유한 다음 어제 못한 <<도덕경>> 제36장의 정밀 독해를 이어간다. 그리고 블로그로 옮긴다. 오늘 아침 사진은 새 카메라를 구입한 후, 비가 내리는데 수목원을 산책하다 찍은 거다. 비에 젖은 자작나무처럼 '자작자작'하지 못해 답답하다. 비가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내린다.
우짜노/최영철
어, 비 오네
자꾸 비 오면
꽃들은 우째 숨쉬노
젖은 눈 말리지 못해
퉁퉁 부어오른 잎
자꾸 천둥 번개 치면
새들은 우째 날겠노
노점 무 당근 팔던 자리
흥건히 고인 흙탕물
몸 간지러운 햇빛
우째 기지개 펴겠노
공차기하던 아이들 숨고
골대만 꿋꿋이 선 운동장
바람은 저 빗줄기 뚫고
우째 먼길 가겠노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 #사진하나_시하나 #최영철 #하인리히_법칙 #리더십 #도덕경_제3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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