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에 떠난 꽃들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버려진 휴지조각처럼 떠난 목련들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아니 안녕하며 떠난 다른 모든 꽃들의 빛깔들 모아 오는 봄꽃들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봄날을 기다라며, 김용택의 <봄날>을 읊어봅니다.
봄날/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시는 짧아도, 이야기는 깁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짧지만, 긴 이야기’의 다른 시 몇 편을 소개합니다. 바쁘시지만, 이 시들을 읽고, 오늘 저녁에는 와인 한 잔 하며 ‘벌써 가는’ 2월을 잘 보냅시다.
풀꽃/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 꽃/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낮술/김상배
이러면 안 되는데
마지막으로 짧은 시하면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를 빼놓을 수 없지요.
너에게 묻는다/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렇게 2월은 간다. (0) | 2021.02.28 |
---|---|
2월은 짧아, 벌써 내일이 3월입니다. (0) | 2021.02.28 |
<장자>를 만나다. (0) | 2021.02.27 |
<걸리버 여행기> (2) (0) | 2021.02.27 |
비겁 (0) | 202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