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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함께 즐기면서' 잘 존재하면, 그게 잘 사는 것이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잘 살려면, "노력을 해야죠. 하지만 동시에 즐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둘 사이에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해요." 한 운동 선수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어제 집에 들어 오다 늦은 밤에 만난 장미이다.

'함께 즐기면서' 잘 존재하면, 그게 잘 사는 것이다. 부자가 잘 살고, 가난한 사람이 못 사는 '소유'의 시대는 이젠 끝났다. 우린 절대 가난으로부터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굶어 죽는 시대는 벌써 끝났다. 지금은 너무 먹어 병을 얻는 시대이다. 그래 난 먹고 마시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비 알코올 음료로는 커피 믹스를, 식사로는 라면을, 알코올 음료로는 소주를 피한다.

존재하는 방식은 세 가지이다. 가장 나쁜 것이 '일-비잉(Il-Being)'이다. 육체적으로 아프거나, 정신적으로 우울하거나 불안한 상태이다. 그 다음은 '노멀-비잉(Normal-Being)이다. 특별한 장애 없이 살아가는 보통의 삶이다. 그 다음으로 잘 사는 것이 웰-빙(Well-Being)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긍정 심리학이다. "명비긍채"라는 말을 사용한다. 명상으로 비우고, 긍정의 마음을 채운다는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행복과 성장을 증진시키는 일이다.

잘 존재하려면, 하루하루 일상을 잘 이끌고 가야 한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의 인사로 "Ca va?(사바?잘 지내니?)"가 "잘 존재하니?"라고 본다. 여기서 'va'의 원형이 'aller'로 영어로 말하면 'go'이다. 일상을 이끌고 삶의 여행을 걸어 가는 것이다. 한국의 인사로 "안녕?"도 마찬가지이다. 안녕(安寧)은 일본 식의 한자이지만, 순 우리말로는 "잘 지내?", "잘 있어?"이다. 참 좋은 인사이다. "돈 많이 벌어서, 많이 소유하고 있니?"가 아니라, "육체적나 정신적으로 무탈하게 잘 지내며, 잘 존재하고 있니?"를 묻는 말이다. 한 마디로 "잘 있니?"이다. 잘 있으려면, 다음의 세 가지가 요구된다. 첫번째는 만족하고 즐거운 삶이여야 한다. 그러려면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영어로 말하면 appreciate and pleasant life이다. 두번째는 열정적이고 충실한 삶을 살면서 어제보다 오늘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영어로 말하면, engaged and better & better이다. 세번째는 의지를 갖고 가치 있는 삶을 살며, 다른 이들을 섬기는 삶이다. 이를 영어로 하면, meaningful life and care이다. 이를 그냥 "ABC"로 요약할 수 있다. Appreciate, Better & Better, Care. 지난 해, 카이스트에서 들었던 강의를 통해 배웠던 것이다.
  
그리고 Well-Being하려면, 무엇인가 하여야 한다(To do)는 버릇을 바꾸어야 한다. 그냥 잘 존재(To be)하려고 애쓰면 된다. 그리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의식을 갖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서 여유를 가져야 한다. 조급함을 피하라는 말이다. 안과 밖을 뒤집으려면, 조급함을 여유로 바뀌려면,  이런 생각들을 해야 한다. 내 감정이 내가 아니다. 감정이 나의 주인이 아니다. 감정은 마음이 느끼는 것이다. 그래 마음을 다스리는 매일매일의 수련이 필요하다.

마음을 비우고, 나는 nothing이다. 나는 죽어야 할 인간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냥 잘 지내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고, 잘 있으면, 그게 다이다. 가진 게 적다고 서러워 하지 말자. "장미의 한"을 털어내자. 행복할 일은 찾으면 주변에 엄청 많다. "나는 오늘 무척 행복하다." 이 말을 하는 순간 우리 마음 안에 행복 바이러스가 들어온다. 우리 안에 행복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그 말을 외치는 순간 그것은 일종의 자기선언이 된다. 프랑스어로는 '즈 수이 트레 죄뢰(Je suis tres heureux.)'이다. 영어로는 'I'm very happy'이다. 그러면 "장미의 한(恨)'은 사라진다. "사랑하는 그대여/이제는 녹색 메모장 꺼내어/붉은 사연 서리서리/꽃잎마다 적어 놓"으면 된다.

장미의 한/장은수

장미가 붉은 것은
용광로 같은 사랑을
그대에게 바치지 못하고
가슴이 찢어져
미처 토해 내지 못한 한입니다.

오뉴월 봄이면
그 마음 접지 못하고
가슴속에 남아 있던
그대에게 보내지 못한 사연 때문에
꽃잎은 빨갛다 못해
검게 변해 버린 것입니다.

밤마다 홀로 몸부림을 치다가
몸에는 온통 가시가 돋았으니
그대 다시 돌아온다 해도
이제는 내 품에 안길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이제는 녹색 메모장 꺼내어
붉은 사연 서리서리
꽃잎마다 적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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