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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리 모두는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한다.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아침에는 반칠환의 시 <새해 첫 기적>을 읽고, 위로 받는다. 어쨌든, "모두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2020년 1월 1일이 시작되는 아침이다.

2020년 새 수첩을 꺼냈다.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다. 삶은 단순하게, 작은 것들을, 작은 순간들을 사랑하며, 즐기면서, 아름답게,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고 싶다. 올해도. 사람(人)이 사람(人)을 만나서, 인간(人間)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인(人)자 뒤에 간(間)이 붙는다. 그 인간(人間)은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속에 존재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은 영원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 속에서 잠시 존재하다가 사라진다. 이 ‘간(間)’를 우리 말로 하면 ‘틈’이다. 그러니까 우리 인간은 영원한 시간 속의 짧은 ‘틈’과 무한한 공간 속의 좁은 ‘틈’을 비집고 태어나, 사람들 ‘틈’ 속에서 잠시 머물다가 돌아가는 존재이다. 이를 우리는 ‘삼간(三間)’이라고 한다. 그러니 살면서, 그 시간의 틈을 즐겁게, 공간의 틈을 아름답게 만들다 보면, 인간 사이의 틈은 사람 냄새로 채우며 행복하게 살다 가야, 멋진(To be good) 인간이 되는 것이다. 새해 아침에 또 한 번 기억해 본다.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를 올해도 적어 둔다. 언제든지 기억하고, 실행할 생각이다.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도록 나를  도와 주소서.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고,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이니,
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우리 모두는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한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그런 의미가 있죠/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새로운 꿈을 꾸겠다고 말해요."(들국화, <거정말아요, 그대>)

새해에는 이렇게 살게 하소서/신경희

새해에는 나무가 되게 하소서
뜨거운 햇살 아래
쉴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게
조용히 그늘을 내 줄 수 있는
넉넉한 나무가 되게 하소서

새해에는 강물이 되게 하소서
목마름에 지쳐 있는 모든 이들
갈증으로 허기진 이들
마음을 적셔줄 수 있게 하시고
사랑을 적셔줄 수 있도록 하소서

새해에는 꿈을 잃지 않게 하소서
상처 난 날개 움츠려 들고
고단함에 지친 날개
다시 펼 수 있도록
새해에는 새 날개를 주소서

새해에는 일어나게 하소서
절망 앞에 무릎 꿇지 않게 하시고
휘청대는 흔들림에도
오뚝이 처럼 일어날 수 있는
새 희망을 주시옵소서

새해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나누어도 부족함이 없는
내 주어도 아깝지 않는
따뜻한 사랑을 풍성하게 하시고
아픔 까지도 품을 수 있는
진실한 사랑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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