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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8월 17일)

순수 능력주의는 없다. 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재주(技)가 좋아도 그 역할은 30%밖에 되지 않고 성공에는 주변 상황 등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운(運)의 역할이 70%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인생은 운이 70%이고, 노력이 30%라는 뜻이다. 한 개인의 자질이나 품성, 능력이나 재주보다는 이른바 환경이란 시절 인연이라는 외적 요소가 성공이나 승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원들이 크다는 말이다. 그 반대는 쉬지 않고 꾸준히 한 가지일에만 전념하고 뜻하는 바를 이룬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한 가지일에만 매진하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30%의 운을 끌어들이는 방법 (1)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우리의 의식은 생각의 힘에 의해서 우주 공간과 자연 공간과 연관적인 관계 속에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2) 긍정적인 생각으로 습관적인 관습이나 행동양식을 만든다.

'운칠기삼'이 이루어지려면 필요한 것으로 양선규 대구교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3 가지를 꼽는다.  
(1) 기다림: 조급함을 멀리하고 평정과 인내를 바탕 삼아서 돌고 도는 운세가 자기에게 도착할 때를 참고 기다린다. 이 때 이루어지는 '자기와의 싸움'이 중요하다. 이때 사욕(사욕)이나 과욕을 조심해야 한다.  오직 기적만 기다리는 자에게는 운이 오지 않는다.
(2) 믿음에 대한 믿음, 이를 우리는 염력(念力)이라 한다. 이를 '굳은 의지'라고도 한다. 운칠의 세계에도 염력이라는 중화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균형이 이루어진다. 염력의 주문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리라"이다. 그러면서 일기장에 실패는 지우고, 성공만 기록하며 그 주문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장면을 기록하고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3) 투신(投身), 즉 몸 던지기이다. 헌신(獻身)의 의미를 가진다. "상대의 목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내 뼈 하나쯤은 줄 수 있다"는 각오로 자신을 던져야 한다. 그 경지를 모르는 사람은 돌고 도는 운세의 흐름을 보지 못한다. 어쩌다 얻게 되는 짧은 행운은 오히려 인생의 독소가 될 수도 있다. 그건 마약과 같다. 잠시 그 시간이 지나면 연이어 닥치는 긴 불은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운칠기삼이긴 하지만, 잘 보면, 오늘의 나를 만든 건 어제의 내 생각이다. 새상 살이에서 사람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또 그 운의 막대한 영향력을 인정하지만, 30%의 노력도 무시하면 안 된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의 기회는 온다. 그 때를 잘 잡기 위해서는 30%의 노력은 최소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좌절할 필요가 없다. 그냥 존재하면 누구에게나 운이 한 번은 핀다. 그러니까 잊지 말하야 할 것이 정 그 운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전제 조건인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운이 존재하려면 먼저 사람이 존재해야 한다. 오늘의 나를 만든 건 어제의 내 생각이고, 내일의 나를 만드는 건 오늘의 내 생각이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 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나옹 선사, 1320-1376, 고려 후기 고승)

지난 주 읽은 <<장자>>의 "덕충부" 마지막 문장이 소환된다. 장자가 말하는 "무정(無情)"은 절제와 균형을 말하는 것이다. '무정'에 대한 혜자와 장자의 생각이 다름을 보여준다. 혜자는 무정을 감정이 없는 상태로 보아 사람에게 어찌 감정이 없을 수 있겠느냐는 주장을 하고, 장자는 그것을 감정을 넘어선 경지,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경지로 보어 이런 경지에 도달해야 정말로 싱싱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성인이라고 해서 목석이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성인도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되 보통 사람의 기쁨이나 슬픔과 다르다. 첫째, 성인은 그런 기쁨과 슬픔에 압도되어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빌리면, "기뻐하되 거기에 빠지 않고, 슬퍼하되 정신을 못 차릴 정도가 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傷, 낙이불음 애이불상)."

이어지는 글은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서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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