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린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만, 매우 적게 느낀다. 그래 감각의 지평을 확장해야 한다.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하며, 느낄 수 있지만 정작 이렇게 느끼는 감각은 천천히 약해져 간다. 우리는 너무 많은 지식을 얻는다. 그만큼 느낌의 힘으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세상의 답은 하나만이 아니다. 결과의 답도 있지만, 과정의 답도 있다. 살면서, 과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균형이다. 오늘은 포기했던 주말농장에 다시 가려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이정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산다
자주감자가 첫 꽃잎을 열고
처음으로 배추흰나비의 날갯소리를 들을 때처럼
어두운 뿌리에 눈물 같은 첫 감자알이 맺힐 때처럼
싱그럽고 반갑고 사랑스럽고 달콤하고 눈물겹고 흐뭇하고 뿌듯하고 근사하고 짜릿하고 감격스럽고 황홀하고 벅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운다
목마른 낙타가
낙타가시나무뿔로 제 혀와 입천장과 목구멍을 찔러서
자신에게 피를 바치듯
그러면서도 눈망울은 더 맑아져
사막의 모래알이 알알이 별처럼 닦이듯
눈망울에 길이 생겨나
발맘발맘, 눈에 밟히는 것들 때문에
섭섭하고 서글프고 얄밉고 답답하고 못마땅하고 어이없고 야속하고 처량하고 북받치고 원망스럽게 애끓고 두렵다
눈망울에 날개가 돋아나
망망 가슴, 구름에 젖는 것들 때문에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이정록 #와인비스트로뱅샾62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에게/고은영 (0) | 2023.07.01 |
---|---|
우리는 믿는 대로 살게 된다. (0) | 2023.06.30 |
장맛비가 내리면/홍수희 (0) | 2023.06.30 |
6월에 쓰는 편지/허후남 (0) | 2023.06.30 |
행복의 비결/법정 (0) | 2023.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