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거에 의하면, 진정한 자아는 없다고 한다. 단지 ‘한 묶음의 수많은 자아(A bunch of selves)’가 있을 뿐. 서로 다른 자아들이 서로 다른 모습을 서로 다른 상대에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나’는 다만 영원한 시간 속의 찰나에 그리고 무한한 공간 속에 하나의 점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림자와 같은 것이다. 그래 난 내가 아닐 때 더 좋다. 졸리면 자는 거죠.
나는 내가 아닐 때가 더 좋다/박라연
가득 차서 벅차서 무거워서 땅이 되었다
새가 나무가
빗방울이 되었다 어느새 집에 갈 시간이 되었나?
진실한 사람에게 기대어
그를 베개 삼아 처음을 보냈다
진실한 사람? 사람이 어떻게 진실할 수 있나요?
그러해도 살아남을 수 있나요?
다음엔 낯선 얼굴들이 놀러 왔나요?
땅 좀 달라고 나무 좀
새나 빗방울 좀 달라고 말하던가요?
저리 가! 저리 가! 외치셨나요?
피가 다른데
함부로 얻어먹으면 죽을 수 있다고 말했나요?
당신은 혹시 아름다운 사람인가요? 뭐요?
사람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요? 꽃처럼
수명이 짧다면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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