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야기 하는 날이다. 다음 지도를 우선 자세하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와인을 여행하고 있는 중이다.
소비뇽 블랑 포도품종의 고향인 쌍세르(Sancerre) 지역부터 시작하여, 지난 주에는 뚜렌(touraine) 지역의 부브레이(Vouvray) 와인을 읽었다. 이곳은 슈냉 블랑(Chenin blanc)으로 와인을 만든다. 오늘은 네모 칸을 친 앙주(Anjou) 지역을 방문한다.
와인의 역사에서 중요한 것이 보르도를 놓고 프랑스와 영국이 싸운 백년전쟁이다. 1152년 당시 프랑스의 한 공국(公國)이었던 아끼뗀느 공주인 알리에노르(Aliénor)가 국왕 루이 7세(1137-1180)와 이혼하고 앙주 지방의 백작이었던 앙리 쁠랑따주네(Henri Plantagenêt)와 재혼 했다. 바로 이 앙주 공작이 이후에 영국 왕 헨리 2세(1154-1189)가 되고 새로이 쁠랑따주네 왕조를 열게 되었으며 왕비가 지참금으로 바쳤던 보르도와 서남부 일대의 영토는 영국의 속령이 된다.
보르도와 서남부 지방의 와인은 곧 바로 영국의 식탁에 올랐고 프랑스의 왕위 계승권마저 주장하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백년전쟁(1337-1453)이 일어났다. 이 전쟁이 끝날 무렵 영국의 이익을 위해 끝까지 싸웠던 딸보(John Talbot) 장군이 1453년 까스띠옹(Castillon) 전투에서 전사함으로써 영국의 보르도 지방 소유는 끝을 보게 되었고 또한 백년 전쟁도 끝나게 되었다. 이 후의 역사 속에서도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평탄치 못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집권하면서 두 나라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다. 영국은 이에 맞서 보르도 와인을 금수조치하기에 이르렀고, 보르도의 대체 시장을 찾아 나섰다. 바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훌륭한 대체 시장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와인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19세기에 가야 영국과 프랑스는 관계 개선을 한다.
이 앙주 지역의 와인을 로제가 유명하다. 그래 오늘 아침은 다음의 와인을 읽어 본다.
(1) CHÂTEAU DE FESLES(샤또 드 페슬르) : 와인 양조장 이름이며, 와인 이름이기도 하다.
(2) Rosé d'Anjou(로제 당주): 앙주 지역의 로제(핑크) 와인
(3) 2015년 빈티지
(4) Edition Limitée(에디씨옹 리미떼) - Bouteille N° 09606 : 한정 제품으로 병 번호가 9606이다.
연어 핑크빛을 띠고 딸기, 라즈베리 등 붉은 과실과 블랙베리의 아로마에 꽃향기가 나며 싱싱한 과일의 풍미와 산도감에 졸인 과일의 풍미와 함께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봄에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로제 와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색깔이다. 보기만 해도 예쁜 연분홍, 연어색, 분홍빛의 장미색 등 한결 곱고 부드러운 색을 띤 로제 와인의 맛은 색상만큼이나 가볍고 신선한다.
프랑스의 3대 로제 와인은 오늘 공유하는 루아르 강 중류의 앙주 지방에서 만드는 로제 당주, 남부 론 지방의 따벨(Tavel) - 지난 1월 9일자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참조 - ,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방돌(Bandol)을 꼽는다.
앙주 지역의 로제 와인은 품질과 당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1) 로제 당주(Rosé d'Anjou) : 까베르네 프랑 포도 품종에 수확량이 많은 가메이(Gamay)와 그롤로(Grolleau-이 지역의 고유 포도 품종)를 섞어서 만들며 살짝 단맛이 돈다.
(2) 로제 드 루아르(Rosé de Loire) : 달지 않거 드라이하며 까베르네 프랑을 최소 30% 이상 널어서 만들어야 한다.
(3) 까베르네 당주(Cabernet d'Anjou) : 가장 고급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베르네 프랑 품종을 혼합해서 만들며 미디엄 스위트의 와인으로 조금 달콤하다.
핑크 빛의 로제 와인은 분위기 있는 색깔과 화이트와인처럼 가볍고 신선한 맛이 매력 포인트이다. 낭만을 추구하는 감성 파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 로제 와인이 선호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로제 와인은 보존 기간이 짧고, 오래 숙성 시키지 않고 마신다. 핑크 와인의 색깔은 화이트와인과 레드 와인의 중간이라 하지만 맛으로 보면 오히려 화이트와인에 가깝다. 이 와인은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이 와인만 유일하게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마신다. 유럽 사람들은 여름에 대부분 핑크 와인을 마신다. 그러나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젊은 와인(Young Wine)으로, 중요한 식사 테이블에서는 잘 마시지 않는다. 대신 프랑스의 경우, 여성이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이나 그 반대에 해당되는 화이트 데이(3월14일)에 초콜릿이나 사탕 못지않게 로제 와인이 선물로 인기다.
로제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레드 와인의 제조과정과 같다. 로제 드 세녜(Rosé de saignée)라 한다. 발효→착즙 식이다. 레드 와인처럼 포도껍질을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8시간~12시간), 어느 정도 색이 우러나오면 압착하여 껍질을 제거한 후 과즙만을 가지고 발효를 계속 하여 와인을 만든다. 즉 침용 과정을 짧게 하여 색깔이 너무 진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껍질을 걸러내는 것이다. 짧게 나마 껍질과 함께 두었기 때문에 약간의 탄닌이 있을 수 있다. 또는 와인의 발효과정에 들기 이전에 화이트와인을 파쇄 된 레드 와인의 포도 액(must)에 일정기간(통상 36시간) 머물게 해 자연적으로 착색을 얻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에는 착색을 얻은 후 화이트와인의 양조 과정을 따른다.
(2)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과정처럼 적 포도를 사용하는데, 침용 과정 없이 처음부터 압착을 하면서 원하는 색상이 배어 나오도록 약간 프레씽 압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로제 드 프레쉬라쥐(Rosé de pressurage) 착즙→발료 식이다. 이때는 침용 과정이 전혀 없으므로 가벼운 로제 와인이 만들어진다. 프랑스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와인을 섞어서 분홍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단 샹빠뉴 지방만 유일하게 허용하고 있다. 즉 로제 샴페인은 로제 와인과는 달리 청포도인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와인에 적 포도인 삐노 누아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색깔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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