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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고통이 없고 기쁨만 있다면 인간의 내면은 절대 여물 수 없다.

오늘 아침은 이른 조용한 새벽에, 세계일보 논설위원이신 배연국의 블로그 <행복편지>를 연속적으로 읽었다. 거기서 읽은 내용이다. 위로가 된다. "카프만 부인이 자신의 책 ‘광야의 샘’에서 이런 경험을 털어놓았다. 어느 날 그녀는 누에고치에서 번데기가 나방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바늘구멍만한 틈새에서 몸 전체가 비집고 나오려고 한나절을 버둥거리고 있었다. 안쓰러운 생각에 가위로 구멍을 넓혀 주었다. 커진 구멍으로 쉽게 빠져나온 나방은 공중으로 솟아오르려고 몇 번을 시도하더니 결국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맴돌았다. 그녀는 나방이 작은 틈새로 나오려고 애쓰는 시련을 거치면서 날개의 힘이 길러지고 물기가 알맞게 말라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우리는 누구나 편안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고통을 싫어하고, 기쁨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고통이 없고 기쁨만 있다면 인간의 내면은 절대 여물 수 없다. 나방처럼 난관을 헤쳐가는 과정에서 생존의 힘을 기를 수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이다. 삶은 휘황찬란한 마법에 있지 않다. 오늘 하루 내 삶을 당당히 살았으면 그것으로 되었다. 달팽이도 자기 속도대로 걸어간다.

우리는 성공담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성공 이후 행복했는지에 대한 생각은 않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중한 일상에 대해선 살피지 않는다. 외적 기준만으로 '위너'와 '루저'를 판정한다.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 가'에서는 성공에 대해 다양한 정의를 내린다. '자주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사람들에게 칭송 받고 아이들의 애정을 얻는 것, 아름다운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남에게서 좋은 장점을 발견하는 것 (…)"이라 했다.

"시골 쥐와 도시 쥐"로 알려진 <이솝우화> 243장의 원래 제목은 <들쥐와 집쥐>이다. 나는 들 쥐처럼 살기로 마음 먹었다. 가난한 시골 쥐가 때깔 좋은 부자 도시 쥐를 부러워한다. 막상 도시 쥐 집을 방문해보니 맛있는 것은 많을 망정 사람이 들어오면 숨느라 바빠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시골 쥐는 이를 보고 자기 집이 더 낫다며 돌아간다. "친구여, 잘 있게. 자네나 배 터지게 먹으며 큰 즐거움을 누리시게 나. 많은 위험과 두려움을 감수하면서 말일 세! 가련한 나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서 아무 두려움 없이 보리와 곡식을 갉아먹으며 살아갈 것이네."

매주 금요일은 동양 고전을 공유하기로 했다. 오늘은 <장자>에 나오는 두 가지 이야기를 공유한다. 하나는 들꿩의 즐거움과 심재(心齋, 마음 굶김)를 이야기를 한다. 어제부터 <장자> 함께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우리 동네 마을 커뮤니티 공간 "이음"은 밝고 따뜻하고 쾌적하다. 어제는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블로그로 옮긴다. https://pakhanpyo.tistory.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_디지털_인문운동연구소 #복합와인문화공방_뱅샾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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