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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인문에세이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

정치인들의 발언에 짜증이 나고, 답답한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났던 하루였다. 그러나 이상하게 평정을 빨리 되찾았다. 그 사연을 공유한다. 인간의 뇌가 어떻게 되어서 아무 말이나 하고, 사람들이 답답한 지 알고 싶어, 내 원노트에 '뇌'를 쳤더니 이런 문장이 나온다. 지난 해 6월 26일에 공유했던 내용이다.

인간은 동물로 태어났다. 즉 본능과 욕망의 노예이다. 지성이나 이성이니 하는 것은 타고난 게 아니다. 동물은 일은 남한 테 시키고 이득은 가로채는 야비한 짓을 안 한다. 동물은 못된 꾀를 부리지 않는다. 반면 인간은 어중간한 만듦새로 나왔다. 그게 인간의 비극이다. 인간의 뇌는 세 층이다. 동족도 먹어 치우는 파충류 뇌, 거기에 제멋대로인 원숭이 뇌를 덧썼고, 가장 위에 높은 지능의 뇌가 있다. 근데, 이 세 층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위의 뇌는 쓰지 않고 파충류의 뇌와 원숭이의 뇌만 쓰며 평생을 사는 것 같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지능적인 뇌를 최대한으로 쓰며 산다는 것인데 말이다.  '인간 답다'는 말은 다음 두 가지의 뜻으로 쓰인다. (1) 인간은 약하니까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 한다. (2) 인간은 약하지만 강하게 뚫고 나가야 한다. 어쨌든  동물 로서의 삶을 멈추고,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뇌를 한껏 쓰는 것이 진정한 '인간 다움'이라고 본다. 그리고는 약자인 척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자신이 이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식하는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이것이 나 구나'라고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이성은 길러진다.

페북의 한 담벼락에서도 어제 마침 이와 관련된 글을 만났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의 뇌는 3 종류이다.
- 파충류 뇌, 뇌간: 생명에 관련된 공포, 불안, 위협을 느낄 때 작동
- 포유류의 뇌, 변연계: 중간 층의 감정을 관장
- 인간의 뇌, 전두엽: 가장 바깥층에  있는 논리적이고 지적인 뇌

실제로 나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며 산다. 그래 쉽게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 아무 말이나 하거나, 다른 사람과 잘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의 뇌는 주로 파충류의 뇌일 상태가 많다. 우리는 그런 뇌를 '뱀의 뇌'라고 부른다. 상대가 그런 상태에 있을 때는 설득이 잘 안되니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럴 때에는 파충류의 뇌의 상태에서 포유류나 인간의 뇌 상태로 올라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내 감정이 지나치게 흥분된 상태에서는 논쟁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뱀의 뇌'를 가진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공감해주고,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젠 공부할 시간이다. 지성(知性)이란 책이나 글을 읽고, 말하고 쓰는 일에서 나온다. 글이나 책을 만나 읽고 타자와 접속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나를 창조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강의하는 글쓰기 실전 강의를 책과 유튜브로 듣고 정리한 후, 공유한다.

고미숙은 글쓰기의 시작은 발원(發願)과 집중(執中)이라 했다. 글을 쓰려면 내공(內攻)이 필요하다. 내공은 욕망과 능력의 함수이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욕망이라면, 그것을 지속하는 힘이 능력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내공은 중국 권 법의 용어로 내가(內家)의 공부(功夫)를 줄인 말이다. 이는 곧 내적으로 쌓은 힘을 뜻한다. 사실 산다는 것은 온갖 고난을 겪는 거다. 피할 수 없을 바에 야 부딪혀서 겪어 버리는 게 낫다. 그래 인생을 잘 살아가려면 누구든 자율성과 능동성을 발휘하는 길을 반드시 확보해야 된다. 그래야 자유로운 사람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런 길 중에 글쓰기가 가장 보편적이다. 글쓰기에서 발원은 생각의 편린들을 모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하나의 주제가 압축되며 발원(發願, 간절한 바람)이 일어난다. 그런 다음 집중하는 거다. 집중하면, 일상과 세계를 재발견하게 된다. 요약하면 간절히 발원하기는 주제를 화두처럼 늘 갖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항심을 갖고 집중하며 삶의 현장을 놓치지 않는 거다.

그런 다음 글 쓸 내용들의 질서를 부여하는 거다. 산만하게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에 리듬을 부여하는 거다. 질서를 줄 때 그 기준을 봄-여름-가을-겨울로 순환하는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것이다. 우리 존재가 이 리듬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학교 다닐 적에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 불렀다. 봄은 기(起)이다. 일어나는 기운이다. 글의 처음에는 스프링(용수철)같은 봄의 기운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승(承)은 기에서 제기한 문제를 펼치고, 가을의 결실처럼, 전(轉)은 말 그대로 전환이 일어나야 하고, 결(結)은 전제 논지를 압축하면서 응축해야 한다 겨울이 되면 만물이 씨앗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이게 리듬을 타는 거다.

봄-여름-가을-겨울, 기승전결, 발단-전개-절정-대단원 등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정리가 된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삶도 마찬가지로 리듬을 타야 한다. 세상 만사가 시작, 중간, 변화, 마무리로 전개되어야 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리듬을 타면 엔트로피 법칙(사물들은 늘 무질서를 향해 달려간다)에 저항해서 방심하지 않고 정신 차릴 수 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으로 옮긴다. 공부가 필요하시거나 좋으신 분들을 위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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