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강하고 능력 있는 기업의 몰락에서 배운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의 월요일 아침이다. 한동안 코로나-19로 미루어 졌던 일들이 이번주에는 가득하다. 당장 오늘부터 성악 레슨도 시작하고, 3개월간 미루었던 모임도 저녁에 있다. 원칙적으로 하루 한 가지 일만 하자는 원칙을 세웠지만, 오늘은 해결해야 할 엄중한 일이 4가지이다.

어제는 아무 일정 없이 하루 종일 많은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늦은 오후에 농장에 갔더니, 아카시아가 만발했고, 찔레 꽃도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비가 와 대기가 씻겨 더 푸르름이 진해졌고 매실의 알이 굵어졌다. 그러나 걱정되는 것은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이 잘 잡혀야 할 텐데 말이다. 오늘 아침 사진은 매실과 푸르름이 키-워드이며, 공유하는 시는 집 앞의 화분에 있던 철쭉꽃이 지는 것을 보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강하고 능력 있는 기업의 몰락에서 배운다.

그래 오늘 아침은 몇 일전에 신문에서 읽었던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 이야기를 다시 읽었다. 경영전략가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에서 강하고 능력 있는 기업의 몰락을 다음과 같이 5단계로 설명했다. 이는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이든 개인이든 모두에게 적용되는 설명이다.

1단계: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3단계: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4단계: 공포와 절망 속에서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5단계: 유명무실 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

이런 5단계에 이르지 않으려면 필요한 것이, 시대의 흐름을 읽는 '통찰'과 자신을 향한 '성찰'이다. 3단계에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위기에 동의해야 한다. 그래야 원인도 찾고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위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물론 그 이전에 자만하지 말고, 더 욕심을 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오만은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정서적 유대감도 없이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게 하기 때문이다. 오만은 일종의 자폐증을 만들어 준다. 성공에 너무 취하지 말아야 한다.

잃어가는 것/김윤진

이런저런 생각에 치여
누구에게도 내어줄 여유가 없고
만나면 돌아갈 시간을 계산하는
이룰 수 없는 사이가
연민으로 동여맸을까

맥없는 한숨도 부질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동참하고 헤아렸을까
그만 미련의 자리를 내어주렴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못 보니 멀어지고
멀어지니 새삼스러워
그렇게,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하나, 둘 잃어가는 거라지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은 하나다.

오늘 아침 하려는 사유는 지난 주에 내가 좋아하는 최진석 교수의 글을 보고 정리한 것이다. 나도 얼마 전까지 오해하고, 잘 못 이해했던 것인데, 이번에 균형감을 찾았다. 세계 언론은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잘 했다고,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선진(先進)이라는 말을 부정한다. 선진이니 후진이니 하는 일은 경쟁을 통해 '줄 세우기'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매우 비인간적인 것으로 보는 심리이다.

최진석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경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 특별하게 되고 싶은 욕망을 품기보다, 경쟁을 부정하며 일반성의 단계에서 평범하고 싶어하는 것은 지적으로 강인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유약하기 때문이다. 나도 감정의 문제와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힘을 혼동하였다. 두 영역을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지성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은 영역이 다르다. 머리로 일반적이고 합리적으로 사유하는 것과 오감의 느낌으로부터 시작되어 감성으로 오는 감정의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

오히려 힘을 갖고 약자를 포용하고 돕는 것이 선진(先進)의 마음이다. 그리고 인문운동가가 늘 방점을 찍는 것은 경쟁 자체가 아니라 경쟁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이다. 최진석 교수가 말하는 선진국이라는 말은 후진국의 삶보다 선진국의 삶이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풍요롭기 때문이다. 더 나은 자유와 독립과 풍요를 원하지 않으면 굳이 선진국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잘적, 정신적 힘을 가지려고 경쟁에서 이기려는 노력은 부정되지 말아야 한다. 중진국까지의 삶으로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

선진국이 되려고 도전하기 보다는 선진국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서구 선진국은 물질문명만 앞섰는데, 그것을 따르려 하는 것은 매우 비도덕적이거나 정신적인 가치를 소홀히 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명분(名分)이냐 실리(實利)이냐 문제이다. 도덕과 의리를 추구하는 명분주의와 이용후생(利用厚生)을 추구하는 실용주의라는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한다. 명분주의는 무슨 '주의(主義)'를 강화화는 도구로 철학이나 종교를 이용한다. 반면 실용주의는 과학과 기술, 경제를 이용한다.

최진석 교수에 의하면,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은 하나다. 인에 있어 보이면 정신문명, 밖으로 표현되면 물질문명이다. 정신적인 태도들이 잘 발달된 나라가 높은 수준의 물질문명을 건설하는 법이다. 최교수가 예를 드는 정신적 태도를 좀 많지만 다 열거 해본다.
▫ 과학 이해 능력
▫ 지식의 양
▫ 윤리적 태도
▫ 도덕적 민감성
▫ 청렴도
▫ 시민의식
▫ 공감 능력
▫ 예술적 감수 능력
▫ 모험심
▫ 추상적 사유 능력
▫ 도전적 은유 능력

반대로 우수한 물질문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거기에 맞는 수준의 정신문명이 함께 있다. 최교수는 선진국이란 정의를 어렵게 내렸다. 행복의 정의처럼, 선진국의 정의도 쉽지 않다.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행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좋은 세계관과 습관이 제공하는 선한 부산물과도 같은 것처럼, 선진도 선진 할 수밖에 없게 하는 어떤 특별한 의지와 노력이 제공하는 앞 선 위에 있을 뿐이다. 그것을 굳이 말하한다면, 선진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힘이 바로 '선도력(先導力)'이다. 선도력이 있으면 선진국이고, 선도력이 없으면 후진국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의 의지이다. 의지가 없으면 어떤 일도 안 된다. 사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아도, 선도는 힘들다. 그냥 남을 따라하는 것은 쉽다.

우리는 이번에 코로나-19 방역에서 선도력을 보여 주었다. 이번 성공에는 한 국가를 지탱하고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거의 모든 분야와 덕목이 관여되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 경험을 스토리로만 남기느냐 아니면 역사로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경계에 서 있다. 이 경험을 지속하고 확신해야 비로소 역사가 된다. 한 국가의 발전은 감성적인 운동이나 구호 제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이야기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역사는 이루기 어렵다. 이번 방역의 성공은 분명히 제도가 일군 성공이다. 제도는 대표적인 축적의 힘을 보여주는 한 형태이다. 오늘도 미래를 위해 또 더 단단한 축적을 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사람들은 경제가 문제라고 하지만, 그만큼 정신적인 면에서도 인문정신으로 무장되어야 함을 인문운동가로서 할 일이 많음을 인식하는 아침이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유성마을대학_인문운동연구소 #사진하나_시하나 #김윤진 #복합와인문화공간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