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신년카드에 핵무기 피해자들의 애절한 모습을 새겨넣었다. 종교 지도자의 철학에 박수를 보낸다.
미친 사람이 차를 몰며 사람을 살상하는 경우, 종교인의 의무는 죽은 사람을 위해 장례식을 치르는 것만이 아니라, 그 운전자를 차에서 내리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독일 신학자 본히퍼로부터 배운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은 영아로 보이는 숨진 동생을 업은 소년이 화장터 앞에서 장례 순서를 기다리며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카드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The fruit of war)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교황은 제목 아래에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 현지 언론들은 교황이 이번 사진을 직접 골랐다고 보도했다. 사진 캡션에는 "어린 소년의 슬픔은 피를 흘리는 입술을 깨무는 표정에서만 드러날 뿐"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사진은 2차 세계대전 때 원폭이 투하된 뒤 현장을 찾은 미국 해병대의 사진사 조 오도널이 촬영한 것이란다. 미국 의회 도서관에 따르면 오도널은 미군이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원폭 공격을 가한 후 4년 동안 두 도시가 겪은 핵공격 여파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의 사진은 '일본 1945년: 그라운드 제로에서 온 한 해병대 사진사'라는 책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단다.
나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은 전쟁을 경험하지 않아, 전쟁의 공포를 모른다, 게다가 핵의 위협은 더더욱 모른다. 다만 일본 핵 폭탄의 피해로 발생한 다운증후군의 아이들을 주위에서 쉽게 만난다. 1945년 미군의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 나가사키에 있던 한 소년의 사진은 긴 말이 필요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전부터 핵무기를 규탄해왔고, 전쟁이 어린이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크게 우려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강행, 미국 행정부 안팎의 군사옵션 거론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일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만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언론도 그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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