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놀란 것은 프랑스가 2016년 10월 17일에 디지털 공화국법을 발효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4차산업(디지털 기술의 보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2차 자리에서는 인공지능과 인문학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인문학에 대해 지난 1월에 정리해 둔 기록을 다시 읽고 이렇게 정리해 보았다.
1. 인문학이란 말 그대로 하면 사람이 세계에 그리는 무늬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삶은 내가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이다. 그래서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이유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가끔씩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 그러면 반갑다. 그래서 에피쿠로스는 우정이란 '음모'라고 말했다. 이 음모의 시작은 서로 공감하는 것이다. 소통의 반대말이 소외이다. 여기서 소는 '트임', 아니 쉽게 '틈', '벌어짐'이다. 소외는 그런 '트임'을 막는 것이고, 소통은 '트임'을 뚫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2. 인문학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고, 질문을 찾는 행위이다. 삶은 우연의 점들이 선으로 연결되어 인연이 되고 그 인연들이 모여 면이 되고 장이 된다. 들뢰즈는 이것을 "배치( agencement)"라고 말한다. 인연이란 말에서 '인'이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직접적이고 내재적인 원인, '연'은 인을 도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간접적이고 외적인 원인이다. 인을 만나 노력으로 연을 가꾸는 것이 인연이다. 인과법칙은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게 인문학 공부일 수 있다.
3. 인문학 공부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인문학 공부란 세계인식과 자기 성찰이다. 한 예로, 세계를 소유적 상태로 갖지 말고, 세계에 대한 존재적 태도로 임하는 것이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의 개념이다. 인문학 공부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완고한 인식의 틀을 망치로 깨뜨리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이를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발로까지 이어지는 여행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가장 먼 여행 길이 머리에서 발까지이다.
4. 인문학은 인간의 행복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몸에 필요한 3 대 영양소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라면, 영혼의 3 대 영양소는 "자유, 유능감 그리고 좋은 관계" (최인철)라고 한다. 그러니까 행복한 삶은 이 세 가지 영양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상태이다.
-자유는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리고 자발성을 가지고 일상을 경영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인공으로 살아갈 때 나오는 것이다.
-유능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꾸준히 학습할 때 얻는다. 그래서 죽을 때까 공부해야 한다.
-좋은 관계는 나 자신과의 관계, 돈과의 관계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나누어 라이프 스타일을 잘 가꾸어야 한다.
(1)나 자신과의 관계: 규칙적인 운동과 여행을 위한 시간 관리를 잘 한다.
(2)경험을 소비하는 돈 관리가 행복하게 해준다.
(3)주변 관리를 잘 해야 행복하다. 좋고, 선한 에너지를 주는 사람 옆에 머물러야 더 행복하다.
자연은 마음껏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준다. 자연과 달리 디지털은 인간의 욕망의 산물같다. 그래서 지인의 페북에서 허가없이 얻어온 이 따뜻한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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